동생 때리던 첫째 아이가 달라졌어요
동생 때리던 첫째 아이가 달라졌어요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9.05.25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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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두 아이 사이좋게 지내기 프로젝트 중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5살, 3살. 두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첫째 아이는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동생 몸을 토닥거리고, 나눔을 실천한다며 작은 과자도 쪼개고 쪼개 동생 입에 넣어준다. 둘째 아이는 하루 종일 오빠 뒤만 졸졸 쫓아다닌다. 화장실에서 큰일 보는 오빠 곁에 머물며 오빠의 쾌변을 응원하기도 한다. 이제 내 사진첩에는 남매가 함께 하는 사진들이 가득하다. 아이가 둘 이상이면 아이들끼리 잘 논다고 하더니, 요즘 그 말을 실감하고 있다.  물론 서로 울고 떼쓰고 티격태격 할 때도 있지만 예전을 생각하면 지금 두 아이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렇진 않았다. 매일이 전쟁이었다. 첫째 아이는 첫째대로 질투하느라 동생이 미워 때리고 소리쳤고 퇴행행동도 보였다. 둘째 아이는 둘째대로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손가락을 빨며 달랬다. 아이 둘 모두 울며 엄마를 찾을 땐 엄마인 나도 울고 싶은 그  마음을 하루에도 몇 번씩 느꼈다.

가장 큰 문제는 첫째 아이의 과격한 행동이었다. 동생만 나타나면 때리고 밀어버렸다. 동생이 어떤 장난감을 만지든 난리가 났다. 동생이 맛있는 과일이나 반찬을 먹는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 둘째 아이는 그런 오빠를 보기만 해도 겁을 냈다. 그냥 오빠가 자기 옆을 지나만 가도 바닥에 머리박지 않기 위해 포복자세를 취했고, 오빠가 조금만 큰 소리를 내도 울어버렸다. 결국 엄마인 내가 아이들 곁을 지키고 앉아 있어야 했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불안해서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왜 둘째 아이를 낳아서 첫째 아이를 속상하게 해야 할까.’

‘아니, 부모가 낳아놓고는 왜 낳았냐니... 태어날 때부터 오빠와 사랑을 나눠받고 있는 둘째 아이에게 미안해서 어째.’

두 아이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유명한 박사님들 훈육법도 찾아보고, 두 아이 키우기 팁과 관련된 책들도 마구 찾아 읽었다. 전문가의 의견대로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두 아이의 관계가 좋아졌을까? 우리 부부는 둘째 아이가 태어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했던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육아하는 것. 한 아이 더하기 한 아이 육아가 아니라, 처음부터 두 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기로 말이다.

아이들끼리 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흐뭇한 미소가 나온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들끼리 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흐뭇한 미소가 나온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큰 아이가 왜 그럴까’ 고민하던 중 알게 된 건 부모인 우리 부부의 태도였다. 늘 우리 부부는 첫째 아이 중심으로 생활했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첫째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뭐든지 첫째 아이를 우선으로 했다. 둘째 아이가 누워만 있을 때는 상관없었지만, 둘째 아이가 자라면 부모의 태도도 바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특히 첫째 아이 앞에서 둘째 아이를 예뻐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다. 첫째 아이가 질투할까봐, 더 동생을 미워할까봐 걱정스런 마음에 그랬는데, 이런 부모의 모습들이 자연스레 첫째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부터 바뀌기로 했다. 두 아이 모두를 사랑한다는 표현을 매일 매일 했다. 첫째 아이 앞에서 둘째 아이에게 대놓고 뽀뽀도 하고 많이 예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첫째 아이에게도 똑같이 했다.

특히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가 한 편이 될 수 있는 놀이를 많이 했다. 예를 들어 뽀로로와 친구들 역할을 맡는다면, 엄마는 루피, 첫째 아이는 뽀로로, 둘째 아이는 크롱이 되거나, 두 아이 모두 미니특공대 대원으로 변신해 외계 괴물인 아빠를 무찌르는 것이다. 첫째 아이에겐 둘째 아이의 존재감을 계속 부각시켰고, 둘째 아이에겐 오빠와 함께 노는 즐거움을 알게 해줬다.

가장 큰 문제는 내꺼병에 걸린 첫째 아이의 행동이었는데, 이건 간단한 네임스티커를 활용해봤다. 두 아이 얼굴과 이름이 들어간 스티커를 장난감과 그릇, 물컵, 의자 등에 모두 붙여버렸다. 첫째 아이, 둘째 아이가 같이 쓸 수 있는 건 스티커 두 개를 붙였고, 각자 써야 하는 건 아이들 스티커를 각각 하나씩 붙였다. 아이는 처음엔 “동생 스티커가 붙어 있어도 내꺼야!”라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건 내 얼굴이 아니잖아”하며 자기 스티커가 붙은 물건을 찾아 쓰기 시작했다.

물론 장난감에 스티커 두 개가 붙어있다고 사이좋게 놀기만 하는 건 아니다. 첫째 아이는 혼자 놀겠다며 동생을 밀치기도 한다. 그럴 경우엔 “사람을 때리거나 밀면 이 장난감을 즐겁게 갖고 놀 수 없어. 기분이 나쁘다고 때리는 건 안돼. 말로 하거나 엄마에게 도와달라고 말해야돼”라고 설명한 뒤 장난감을 치워버렸다. 처음에는 장난감을 다시 내놓으라며 울고불고 떼를 썼지만, 지금은 아예 동생을 때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혼자 놀거야. 오지마”라고 동생에게 말하거나 아예 동생이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건네주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이 사이좋게 놀 때가 오다니. 아이 둘이 친구처럼 나란히 앉아 간식을 나눠먹는 날이 올지 상상도 못했던 시간들을 보냈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두 아이 육아가 손에 익히고 아이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되니 어렵기만 했던 두 아이 육아가 조금은 수월해지고 있다. 이러다가도 언제 뒤틀릴지 모르지만, 조금씩 차곡차곡 아이 둘이 함께 해서 좋은 기쁨을 알려주려고 한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더 많은 갈등이 생기더라도 두 아이 모두를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것, 이것만이 해결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 하나 차별하지 않기, 두 아이가 함께 놀 수 있는 환경 만들어주기. 오늘도 꼭 기억하며 두 아이와 함께 해야겠다.

*정가영은 베이비뉴스 기자로 아들, 딸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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