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도 축구도 태권도도 영어로… 해도 너무한다”
“발레도 축구도 태권도도 영어로… 해도 너무한다”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9.06.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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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19 영유아 부모 특별강좌④]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지난달 30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 부모 대상 ‘안심해요, 육아!’ 강좌 네 번째 시간,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의 강연이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 30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 부모 대상 ‘안심해요, 육아!’ 강좌 네 번째 시간,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의 강연이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고민들이 많습니다. ‘내가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간다면?’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강남 ‘영어유치원’에 가고 싶으세요? 수학 영재교육을 받고 싶으세요? 아마 아닐 겁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울 때는 어떤가요? 우리 자신이 아이로 돌아간다면 결코 하지 않을 선택을 강요하고 있진 않나요?”

지난달 30일 서울 한강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장에서 열린 영유아 부모 대상 ‘안심해요, 육아!’ 강좌 네 번째 시간.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가 ‘영유아 사교육 열두 가지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강연했다. 윤 대표는 자신의 자녀와 손자녀 교육에 대한 경험담으로 친근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윤 대표는 단체 이름처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오게 하려면 “제도의 변화와 의식의 변화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의식 변화를 위한 활동으로, 2009년 ‘아깝다 학원비’. 2011년 ‘아깝다 영어 헛고생’, 2014년 ‘찾았다 진로’. 2016년 ‘웃어라 수포자’ 소책자를 만들어 배포해왔다.

소책자 네 권의 누적 배포 부수는 183만 부에 이른다. 하지만 윤 대표는 “이걸로 충분한가 자문했을 때, 그동안 나온 소책자가 다루지 못한 분야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그것이 바로 영유아 사교육 문제였다.

윤 대표는 “2011년 특목고 입학전형의 획기적 개선으로, 특목고에 들어가기 위한 초·중학생 사교육 시장이 줄어들었다”며, 또 “2014년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을 계기로 어학원과 외고 전문학원들이 퇴조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사교육 자본이 새롭게 찾은 시장이 바로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라는 것이다.

윤 대표는 “해도 너무한다”라는 표현으로 영유아 사교육의 현실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12년 조사 결과 만 5세의 91.1%가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만 0세도 16.9%가 사교육을 받고 있는 현실.

윤 대표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하루 교습시간은 5시간 7분인데, 이는 중학교 하루 수업시간 4시간 57분보다 많다”고 전했다. 그리고 “문화센터에도 영어발레, 영어축구, 영어태권도가 빠지지 않는다”며, “이른바 ‘결정적 시기’를 운운하며 영유아 과잉학습을 부추기는 도서들이 범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래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3월 영유아 사교육을 주제로 한 다섯 번째 소책자 ‘안심해요 육아’를 펴냈다. 2013년 영유아사교육포럼을 만든 뒤로 6년간 103회에 걸친 토론회와 강좌의 결산으로 만들어낸 소책자다. 29명 전문가들의 참여해 영유아 사교육에 대한 ‘열두 가지 오해와 진실’을 이야기했다.

◇ “영유아인권법, 정부도 국회도 의지 없다… 부모들이 나서야”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소책자 ‘안심해요 육아’에 실린, 영유아 사교육의 열두 가지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소책자 ‘안심해요 육아’에 실린, 영유아 사교육의 열두 가지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윤 대표는 소책자에 담긴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들을 소개했다. 우선 ‘조기교육을 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만 뒤처진다’는 오해에 대해서는,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지발달을 위해 학습을 시키는 것은 별 효과 없이 시간과 돈을 낭비할 뿐”이라는 안순아 육아종합지원센터 강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저서 「적기교육」으로 잘 알려진 이기숙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의 말을 빌어, “만 5세부터 추적 연구한 결과 선행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과 받지 않은 아이들의 초등학교 1학년 국어 성적이 49.25점 vs. 50.86점으로 오히려 (사교육을) 받지 않은 집단의 평균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3세 이전에 뇌 80%가 완성된다’는 이야기도 흔히 쓰인다. 하지만 윤 대표는 “‘3세 신화’는 낡은 가설”이라는 과학저널리스트 신성욱의 이야기로 반박했다. “영유아기 시냅스는 가설공사처럼 임시로 수많은 연결을 해놓고 이후 가지치기를 계속한다”며,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에 가장 똑똑한 뇌로 바뀐다”는 것이다.

영유아 사교육 시기를 앞당기는 근거로 많이 언급되지만 과학적 근거가 약한 ‘3세 신화’. 윤 대표는 “2007년 OECD의 ‘뇌에 관한 여덟 가지 신화’ 보고서도 ‘3세 무렵에 뇌의 중요한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 ‘무엇인가를 배우는 데 결정적 시기가 있다’ 등의 가설들을 ‘잘못된 신화’라 지적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그밖에도 ‘영어는 만 3~5세에 노출되면 효과가 크다’, ‘영어유치원 같은 영어 몰입 환경이 대세다’, ‘독서교육의 골든타임은 영유아기다’, ‘놀이교육은 일반적인 교육에 비해 부작용이 덜하다’ 등 영유아 부모들에게 많이 알려진 열두 가지 오해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어 반박했다.

강연 막바지 윤 대표는 전국적인 ‘안심해요 육아’ 소책자 배포운동을 비롯해, 영유아 시민정책위원회 구성과 영유아인권법 제정 운동 등의 계획을 밝혔다. 특히 “영유아인권법 제정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지만 아직 교육부에 담당자도 없다”며, “국회도 의지가 없고 부모들이 나서는 것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윤 대표는 “부모들은 내가 아는 정보가 교육의 논리인지 시장의 논리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라며, “부지불식간에 시장의 논리에 휩쓸려가지 않도록 같이 연대해야 한다”고 부모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제가 교육운동을 한 지 25년이 됐습니다. 제 아이가 엄마가 될 때까지 세상이 이렇게 바뀌지 않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모든 영유아가 행복한 세상을 물려줍시다. 단 하나의 진실은, 그런 세상은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 학자가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부모인 우리가 함께 연대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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