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 유연한 스마트폰 사용을 허한다
[해시태그로 보는 육아] 유연한 스마트폰 사용을 허한다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19.06.12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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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영유아 #스마트폰중독 #양육 #스마트폰증후군 #유아발달 #뇌발달 #부모교육

아이와 함께 외식을 하러 가거나 여행을 갈 때 스마트폰이 없다면 어떨까? 현재의 나로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질문이다. 한순간도 가만있기 힘들어하고, 뒤돌아서면 울고 보채는 아이를 달래기에는 스마트폰보다 더 대단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기 전엔 이랬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쥔 모습. 어린 아기들조차 스마트폰에서 재생되는 영상을 넋 놓고 바라보는 모습을 보며 '아무리 애를 달래기 위해서라지만 저건 너무 과하잖아! 나는 저렇게 일찍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을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결심은 아이 돌이 지나자마자 무너졌다. 시작은 TV에서 나오는 애니메이션과 유아 동요 같은 것들이었다. 이제는 아이가 직접 스마트폰을 켜고 손가락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영상을 아주 능숙하게 찾아본다. 어떨 때는 그 손놀림이 빠르고 정확해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 아이도 벌써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은 아닐까?

영유아기 과다한 스마트폰 사용은 인지, 정서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언어 발달 저하와 뇌 기능 저하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세포가 폭발하듯 분열하고 발달하는 시기의 아이들은 이미지를 도장으로 찍은 것처럼 기억할 수 있다고.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 과도하게 영상을 접한 아이들은 뇌 기능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실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니다. 엄마인 나도 익히 알고는 있지만 지키기 힘들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스마트폰 하는 아이의 뒷모습. 조작을 너무 능숙하게 잘 해 가끔 무서울 때도 있다. ⓒ여상미
스마트폰 하는 아이의 뒷모습. 조작을 너무 능숙하게 잘 해 가끔 무서울 때도 있다. ⓒ여상미

스마트폰은 꼭 나쁜 영향만 주는 것일까? 우리 아이는 평소 양치질을 무서워한다. 그런데 최근 아이가 평소 좋아하던 캐릭터가 등장해 양치하는 동영상을 봤다. 동영상에서는 양치를 해야 하는 이유, 칫솔질 방법, 양치질을 하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세균 등이 나왔다.

아이는 재미있게 만들어진 양치 교육 동영상을 보고 이전과는 다른 생활 습관을 들였다. 엄마 아빠가 매번 수없이 이야기해도 소용없던 것이 동영상만으로 즉각적이고 뛰어난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요즘은 이런 유아 전용 콘텐츠뿐만 아니라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개발돼서 유해한 내용은 자체 필터링하고 이용 시간도 제한할 수 있다. 적절하게 활용하면 유익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 대상이 아직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거나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영유아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상대의 표정이나 말투를 보며 감정을 읽고, 서로 감정 교류하는 방식이 곧 사회생활로 연결되는 아이들에게 오로지 자신만의 세계가 가능한 스마트폰은 정작 살아가면서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것들을 지나치게 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래서,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스마트폰은 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당장 그럴 자신이 없는 나는 적절한 양육 도구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하루 30분 이상 보지 않기', '식사 시간에 스마트폰을 보여줘야 할 경우라면 아이가 식사를 모두 마쳤을 때에만 허락하기' 등 각자 환경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되 내 편의가 아닌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늘 생각한다는 규칙을 세우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보는 아이가 사실 엄마 아빠의 관심과 대화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말이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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