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한국 여성은 일본 여성에 비해 가족구성과 유지뿐만 아니라 경제적 상황, 가족돌봄, 노후생활 등 다차원적인 측면에서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1일 ‘성평등관점에서 본 저출산 대응전략 연구: 한국과 일본의 비교연구’를 통해 저출산 관련 한국과 일본 2040세대의 결혼 및 가족가치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일본을 비교 국가로 선정한 이유를 “일본은 오랜 기간 저출산을 경험하고 있으며, 젠더이슈, 가족변화에 있어 우리나라와 유사하면서도 차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고, 1990년대부터 저출산 관련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도입·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과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25~44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또한 이번 조사로 “한국 여성은 일본 여성에 비해 성평등한 사회에 대한 기대가 높고, 전통적인 가족모델의 해체, 가족 내 성평등한 젠더관계 형성, 성평등한 노동참여 요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결혼보다 본인의 성취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 여성이 44.4%인 것에 비해 일본 여성은 절반 수준인 2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하여 전업주부로 살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27.4%의 일본 여성이 동의한 것에 비해 한국 여성은 18.8%에 그쳤다.
또한 한국 여성은 일본 여성에 비해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는 부모에게 재정적 부담이다’(한국 61.2%, 일본 36.6%)는 질문과 ‘자녀가 있으면 부모의 취업 및 경력기회에 제약이 된다’(한국 77.2%, 일본 35.6%)는 질문에 한국 여성이 일본 여성보다 동의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국 여성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5.4%가 현재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이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양국 모두 노후 경제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불안도 상당히 크게 느끼는 것(한국 여성 82.0%, 일본 여성 78.9%)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성평등에 대한 요구가 표출되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여전히 '남성은 생계부양자, 여성은 돌봄자'라는 고정화된 성별분업이 유지되고 있다”며 “한국의 2040세대에게 가족을 구성하는 것은 가족부담(family burden)이자 가족위험(family risk) 트랙으로의 진입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성평등 확산, 가족구성의 선택권과 다양성 보장, 젠더역할 및 관계의 변화, 고용상의 제반 성차별 해소 등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