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30대 직장인 A 씨는 얼마 전 회사에서 발표하다가 긴장한 탓에 땀을 비오듯 쏟아 애를 먹었다. 땀을 뻘뻘 흘리는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워 보였을까, A 씨는 자신의 땀 때문에 발표 내용과는 별개로 부정적 평가를 받은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A 씨는 원래 매년 여름마다 어느 정도 불편함을 느껴온 다한증 환자였지만 최근 발표 사건 이후 긴장과 불안 상황에서 다한증 증세가 점점 심해져 치료를 결심했다.
해아림한의원 목동점 양희진 원장은 “많은 다한증 환자들이 다한증에서 유발된 대인기피증, 강박증을 호소한다"며 "많은 원발성 다한증은 실제로 어느 정도 이상의 정신·심리적 영향을 동반한다고 알려진다"고 말했다.
대인기피증을 동반한 다한증 환자들은 대부분 원발성 다한증을 앓고 있다. 일차성 다한증이라고도 불리는 원발성 다한증의 원인은 아직 미상이다. 다만 원발성 다한증은 청소년기 이전에 발생해 사춘기가 시작되며 심해지는 특징을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교감신경계에 이상 기능이 관여해 일어나는 증상이라고 보고 있다.
다한증은 정서적 긴장, 신경계와 관련이 깊은 질병이다. 자율신경계는 교감-부교감신경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이 균형이 깨진 경우 신체 조절능력이 약해져 불필요한 과다 발한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다한증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우선 자율신경실조부터 개선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다한증을 크게 '열 과다형'과 '습의 정체'로 나눠서 본다. 열 과다형은 위에 열이 쌓여서 생기는 다한증이고, 습의 정체형 다한증은 중초의 운화기능 실조로 기가 운행되지 못해 생기는 다한증이다. 전문가들은 이때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한약 처방과 침 치료를 시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다한증에 보톡스 치료의 효과가 없거나, 신경차단술 이후 보상적 다한증이 우려되는 경우 진정제 등의 도움을 받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경우 뇌 피질의 영향으로 정서적인 영향을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인데 한방에서는 이를 전신적 문제 해결, 자율 신경과 뇌 기능의 불균형 해소를 통해 호전시킨다.
한편 다한증이 동반하는 대인기피증은 사회공포증 또는 사회불안장애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타인 앞에서 창피를 당하거나 당황스러워 보일 것 같은 사회 불안을 경험한 뒤 여러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한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크게 두 가지 정도의 발현 인자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하나는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으로 시스템이 예민해져 있을 때, 또 하나는 뇌 기능 중 공포에 반응하는 부분이 불균형을 이뤄 과민하게 반응할 때 사회공포증이 발현한다.
대인기피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남들 앞에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적면공포, 본인이 못생겼다고 생각해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추면공포, 표정이 어색하고 굳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표정공포, 남들 앞에서 땀이 많이 나는 상황이나 시선을 두려워하는 땀 공포, 시험공포, 발표공포 등이 있다.
해아림한의원 양희진 원장은 "다한증은 본인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능에 지장을 주는 사회성 질환임을 주목해야 한다"며 "불안장애, 사회공포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호소하지 않았던 다한증이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다한증이 치료되면서 사회적 관계도 수월해져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다한증이든 사회공포증이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며 다한증 개선과 심리적 긴장 완화 상태를 유지하는 것까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불안장애, 공황장애, 사회공포증 등을 주로 치료하는 한의원에서는 다한증 환자를 증상에 따라 몇 가지 체질로 분류하고 치료하면서 동반할 수 있는 심리·정신적 문제들을 함께 개선한다. 양희진 원장은 "환자의 체질별, 원인별 맞춤 치료로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한방치료의 최대 장점"이라고 전했다 .
이어 양 원장은 "다한증, 땀 냄새, 생활의 불편을 넘어 사회적관계도 걱정된다면 다한증, 대인기피증 자가 테스트 후 병원이나 한의원에 방문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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