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나 때렸어", 아이 성장 시키는 대화법은?
"친구가 나 때렸어", 아이 성장 시키는 대화법은?
  • 칼럼니스트 주혜영
  • 승인 2019.07.08 13: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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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지키는 유아권리] 또래갈등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면서 겪는 가장 많은 문제 중의 하나가 친구와의 갈등이다. 특히 일방적으로 친구에게 맞고 오는 경우, 여간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집에서 맞고 오거나 친구가 괴롭힌다고 느끼는 것 때문에 어린이집 등원이 싫어지거나 부모에게 계속적으로 가디 싫다고 호소하는 아이도 있다. 아이가 친구로부터 맞고 왔을 때 어떤 태도가 아이가 성장하도록 돕는 걸까.

친구가 때리면 너도 같이 때려

아이가 친구에게 맞고 오거나 괴롭힘을 당할 때 부모가 행하는 오류 중의 하나가 대처방법을 알려 주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친구의 문제행동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줘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알려 주는 것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얻지 못하며 적절하지 못한 방법이다. 때로 부모들은 “친구가 때리면 너도 같이 때려”, “ 그 친구 옆에 있지 말고, 다른 친구하고 놀아”, “싫을 땐 너도 더 크게 소리 질러”라고 문제 해결 방법을 알려 준다. 그러나 실제는 아이는 그 아이가 갖고 있는 성향, 교실에서의 놀이습관 등이 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부모가 알려 준 해결전략을 능숙하게 즉흥적으로 발휘할 수 없다. 또한 상대방이 때렸을 때 똑같은 방법으로 대응하는 전략은 교육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많은 부모들이 알고 있다.

문제해결방법을 코치하는 전략은 문제상황에서 부모가 알려 준 방법을 아이가 사용하지 못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아이의 행동이 문제가 되고 만다. “더 크게 말하라고 했잖아”, “선생님한테 바로 말하라도 했잖아?”, “너도 같이 때려야지”, “ 왜, 그 친구 옆에 있었어?” 라고 말하는 것은 자녀가 적절히 방어하지 못하거나 대처하지 못한 것을 지적함으로써 내 자녀의 실책이 오히려 문제가 돼버린다. 아이는 또래 갈등상황에서 부모가 코치해준대로 행동을 습득하여 반격할 만큼 사회적 능력이 능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의 문제에 도움을 주려면 아이의 마음을 함께 공감해 줘야 한다. ⓒ베이비뉴스
부모가 아이의 문제에 도움을 주려면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 줘야 한다. ⓒ베이비뉴스

엄마가 어린이집에 가서 선생님에게 말해 줄게

때로는 부모가 선생님, 반 바꿔 주세요하며 기관을 찾아가서 아이의 어려움에 대하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고때리는 친구 부모님과 직접 통화 하겠어요며 괴롭히는 또래의 부모에게 직접 연락해 부모들끼리 아이의 문제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 부모가 자녀 교실에 들어가서 ○○, 우리 진아 때리는 안 돼등 자녀를 때리는 아이에게 직접 훈육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를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 주기 때문에 아이는 언제나 부모님이 든든한 버팀목이며 해결사다. 그러나 아이의 문제에 부모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방식은 아이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자립심을 방해하며 결국은 본인에게 일어나는 문제를 부모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공감하는 대화법 "○○는 왜 말로 하지 못하지? 우리 진아가 진짜 속상했겠다"

부모가 아이의 문제에 도움을 주려면 아이의 마음을 함께 공감해 줘야 한다. 내 아이가 맞고 왔을 때 부모 자신의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맞는 아이에 대한 공감보다는 내 아이가 이 일을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 나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자녀에 대한 안타까움과 화나는 마음이 더 크게 내재하고 있기도 한다.

완전한 공감은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그대로 받아 주고 그 아이가 되어 아이의 마음을 함께 느끼고 공유해주는 것이다. 아이가 사회적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는데 있어서 장기적으로 도움을 주는 전략은 부모가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그런 태도를 아이에게 보이고 안정적인 신뢰를 계속적으로 제공하는 데 있다. 부모로부터 공감을 받고 지지를 받는 유아는 어려운 시기를 결국에는 넘길 수 있는 정서적인 힘을 갖고 있다. 부모와 정서적으로 소원한 상태에서 또래갈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는 더욱 어려움을 보인다.

너가 잘못한 것은 없어, 때리는 친구가 잘못한 거야

그 친구는 아직 말로 이야기 하는 법을 못 배웠나 봐.

그 친구가 그렇게 하는 것은 아직 멋지게 행동하는 법을 모르나봐.

친구가 때렸을 때 부모가 돕는 태도는 때린 행동이나 그렇게 행동한 아이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는 것까지만 언급해 줘야 한다. 친구가 때릴 때는 이렇게 해봐 라고 말해 줄 수 있지만, 엄마가 알려 준 전략을 아이가 유연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함께 인식해야 한다. 자신을 괴롭히거나 때린 친구가 잘못된 것임을 아이에게 주지 시킴으로서 비사회적인 행동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아이가 비사회적인 행동에 대해 우위에 서게 된다. 비사회적인 행동의 우위에 선다는 것은 아이가 비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또래를 모방하거나 대단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무시하거나 낮게 평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며 아이는 이를 통해 점차 사회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아이의 문제해결 가능성을 믿고 기다리는 유연한 태도 보이기

유아 또래집단에서 부모가 개입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또래갈등이나 문제상황은 없다. 유아시기의 또래들간의 문제는 흔히 메스컴에서 보여지는 심각한 폭력이나 왕따가 아니라 단지 미성숙한 유아들간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래갈등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어떤 형태로든 일어나는 현상이며 또래간의 분쟁을 통해 유아들은 배움의 기회를 얻는다. 비록 친구가 때리고 놀리는 등의 일이 다소 강도가 심할 수는 있지만, 부모는 이 과정을 아이의 성장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칼럼니스트 주혜영은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어린이집에서 본인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동인권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어린이집 운영 이후 숲생태유아교육과 유아교수방법 등으로 전공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아동발달심리연구회 창립멤버로서 12년째 연구모임을 통해, 교육현장의 사례를 발표하고 연구회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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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on**** 2021-07-07 04:03:12
아이가 자주 맞고 와도 의연한 태도를 가지실지는 의문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반격할때까지 집에서 토닥이며 공감하라는건데,
때리는 아이가 문제지 맞는아이가 계속 참아야한다는건 어불성설인듯요~
학교폭력 당한 엄마들이 화나는것도 학교에서 이렇게 말하기 때문입니다.
애 죽어간다고 해도 놀이였다고,, 아이들끼리의 문제였다고,,
3살버릇 여든간다고, 어릴때 때리는 아이를 훈계하는 지침이 필요한거지
당한아이보고 참으라는 지침이 오히려 학교폭력을 부축인다는 생각이 드네요.

tan**** 2019-07-12 09:31:17
오타 고쳐주세요.. 두군데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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