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못 미치는 보육료, 헬보육·빚잔치 만든다”
“표준 못 미치는 보육료, 헬보육·빚잔치 만든다”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7.09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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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어총 민간분과위, 5일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 열어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가 주최하는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가 있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가 주최하는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가 있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표준보육비용에 보육료를 맞추는 것은 공청회 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상식입니다.”

영유아보육법 제4조 제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호자와 더불어 영유아를 건전하게 보육할 책임을 지며, 이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한다. 반면 어린이집 운영자들은 매년 국회에 모여, 보육료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복지부는 표준보육비용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2014년 조사결과보다 22% 인상한 결과를 내놨다. 보육 현장은 정부가 조사결과를 얼마나 반영할지 우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이하 민간분과위, 위원장 곽문혁)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를 주최했다. 

베이비뉴스와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가 후원하고 김세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도자 국민의당 국회의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현행 표준보육비용 제도의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자리로 꾸며졌다. 

5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가 주최하는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김익균 협성대 아동보육학과 교수는 표준보육비용 하위 수준인 현행 보육료 체제를 비판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5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가 주최하는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김익균 협성대 아동보육학과 교수는 표준보육비용 하위 수준인 현행 보육료 체제를 비판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 “현재 표준보육비용은 ‘하위보육비용’… 원장과 최저임금 함께하는 비극”

이 자리에서 ‘표준보육비용을 활용한 합리적 보육료 산정기준 마련 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제한 김익균 협성대학교 아동보육학과 교수는 “표준보육비용은 말 그대로 어린이집에서 보육하는 데 있어 표준인 비용”이라며 “지금까지 보육료를 받으면서 표준보육비용 이상을 받아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참석자들이 입을 모아 ‘아니다’라고 답하자 “표준보육비용을 정해놨지만 보육료 책정을 한번도 맞게 해주지 않았다는 것은 국가가 보육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표준보육비용은 ‘하위보육비용’이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표준보육비용의 문제점을 원장을 포함한 보육교직원 급여체계, 어린이집 설립자금회수로 나눠 설명했다. 

정부는 보육료를 ‘아동의 출결에 따른 아동 수’를 기준으로 지급한다. 김 교수는 이와 같은 구조로 보육료 지급체계를 정립한 이유를 영유아보육법 개정 당시 어린이집이 사회복지 사업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찾았다. “어린이집은 학생 수가 적어지면 선생님더러 나가라고 할 수 밖에 없다”며 초등학교를 예로 든 김 교수는 안정적인 보육을 위해 “보육료 반별 지원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 참석자들은 보육료가 빚어낸 보육현장 어려움을 토로하며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 참석자들은 보육료가 빚어낸 보육현장 어려움을 토로하며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아울러 ‘손해 보는 어린이집’ 구조를 만든 현행 보육료 체계를 비판한 김 교수는 “체계를 마련해 국공립 어린이집과 똑같이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공립 어린이집은 국가가 짓고 개인에게 위탁한다”고 지적하며, “민간어린이집은 투자비와 개인 재산이 플러스 알파로 발생하는 만큼 이 부분을 국가가 해결해주면 국공립 어린이집과 똑같은 공보육이 된다”고 말했다. 

“원장이 ‘최저임금’과 같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비극”이라며 현재 보육교직원 급여체제를 지적한 김 교수는 “교사와 원장이 최저임금 때문에 고생하고 있고, 이 같은 환경에서 보육받는 영유아에게도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으면 좋겠다”며 “여러분들이 국회에 오지 않을 그 날을 기다리겠다”며 보육 현장을 위로했다.

◇ “국공립-민간 지원격차 해소 시급”… 인건비·급간식비 단가 지적도

표준보육비용과 차이가 나는 현행 보육료 체계에 대한 지적은 토론자 사이에도 동의지점을 만들었다. 보육 현장을 대표해 토론자로 나선 경기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인 최효숙 창의나무어린이집 원장은 “희망을 기대했지만 퇴로가 없어 매일 급급하기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보육을 지옥에 비유하는 ‘헬보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반별 정원이 채워지지 않는 기관은 마이너스를 매월 안고 있으며 빚잔치를 해야 하는 슬픈 현실”이라고 현재를 묘사했다.

김정욱 기회평등학부모연대 대표는 “정부는 국공립을 늘리는 데 우선순위를 둘 것이 아니라, 지원 격차를 해소해야 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예산을 들여 국공립 어린이집을 40%까지 늘리지 않아도 민간 보육 서비스 질을 높이면 된다”고 말했다.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주최 정책토론회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보육료 체계에 대해 '팩트체크'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위원회 주최 정책토론회 ‘보육의 균형성장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보육료 체계에 대해 '팩트체크'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은 보육료 현실화를 촉구하며 보육현실을 ‘팩트체크’했다. 소 국장은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보육교직원 인건비”라며 “보육교사의 평균 급여 수준은 최저임금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2018년 보육실태조사에서 보육교사 평균 급여는 213만 원이었다. 168만 9000원의 기본급과 44만 1000원의 수당을 합한 수치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2500만 원에서 2600만 원을 오가는 수준이다. 최저임금 연봉인 2094만 원과 비교해 많아 보이지만 이 수치는 보육교사의 노동시간과 종사자 평균 연령을 고려하면 결코 높지 않다는 것이 소 국장의 설명이다.

서울 지역 유치원 급식비 1인 단가는 3000원으로, 현재 어린이집 급식비보다 1.7배 높다. 소 국장은 11년째 멈춘 어린이집 급간식비 수준을 언급하며 “표준보육비용 이상으로 보육료가 책정돼야 한다”며 “대한민국에 사는 아이들을 똑같이 먹이려면 보육료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 정책마저 불균형과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은 큰 충격”이라며 국민들이 각성하고 노력해야 하며 언론도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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