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함께하며 가족의 이해심이 자란다
집안일을 함께하며 가족의 이해심이 자란다
  • 칼럼니스트 박민주
  • 승인 2019.07.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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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쉼표육아] "집안일 도와줘"가 아닌 "집안일 함께하자"

쓰레기를 버리거나 분리수거를 하러 나가면 이웃들을 마주하게 된다. 각자 자기 할일을 하기 바쁜 모습이다. 그날도 보통의 하루였다. 갑자기 "안녕하세요! 아빠 엄마랑 분리수거 하러 왔어요" 하고 이웃에 사는 아이가 먼저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었다. 아이가 손에 들고 있는 분리수거함이 내눈에 들어왔다. 항상 부모님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아이였다. 유치원을 다니는 정도로 보이는 아이는 씩씩한 모습이었다. 아빠 한 개, 엄마 한 개, 아이 한 개, 사이좋게 한 개씩 분리수거함을 들고 있었다. 부모는 아이에게 해야 할 일을 설명해준다.

"종이는 여기에, 플라스틱은 여기에 담는 거야."

설명을 들은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정확하게 분리를 한다. 각자 자기가 맡은 종류별로 분리수거를 한다. 아이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처음 그 모습을 봤을 때는 귀엽고 기특하게 보였다. 요즘은 이웃들의 그런 모습을 자주 봐서 그런지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작은 도움이지만 그 작은 손길이 가족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어린아이, 유치원, 중고등학생,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들이 함께 집안일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이도 가족구성원으로 충분히 역할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베이비뉴스
아이도 가족구성원으로 충분히 역할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베이비뉴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맞벌이부부가 증가하고, 가사일은 더 이상 엄마의 몫이 아니다. 아빠도 집안일, 육아를 함께 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가족이 함께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부부중심에서 가족중심, 아이와 함께 집안일(가사일)을 함께하는 가정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남자와 여자의 역할의 경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동집안일, 공동육아라는 말이 익숙해져 가고 있다 .요즘은 부모가 아이들과 가사일을 함께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 말, 생각을 그대로 보고 자란다. 모방을 통해 놀이처럼 따라하면서 사회성을 배우면서 성장한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알고있는 것보다 생각의 그릇이 넓고 다양하다.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엄마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관심을 갖는다. 부모가 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보고 싶어한다.

부모는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맺는 사람은 부모다. 아이에게 제일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부모. 부모의 사랑으로 하루하루 자라는 아이. 서로에게 제일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다.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의 희생과 책임감으로 자라지만 한 해, 두 해 지나고 아이가 부모의 말을 알아듣고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을 만큼 성장을 한다.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아이는 스스로 하려고 하는 독립심과 자립심이 생긴다. 보통 만 2세 정도가 되면 아이는 자기주장이 생긴다. 돌 전후로 걷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호기심은 점점 늘어나고 광범위해진다. 집 안에 있는 물건은 다 만져보고, 장난감만 가지고 놀던 아이가 집 안의 모든 물건에 호기심을 갖고 탐색을 시작한다.

이때부터 엄마와 아이의 전쟁이 시작된다. 서랍은 다 잠그려고 하는 엄마와 열려고 하는 아이의 하루는 반복된다. 아이들은 엄마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 집안일을 하는 엄마의 행동에 호기심을 갖고 따라하는 아이들도 있다. 어른들이 하는 것은 뭐든 새롭고 재미있어 보이고 함께하려고 할 때가 있다

아장아장 걷는 어린아이가 점점 자라서 어린이집, 유치원 등 교육기관을 다니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부모와 교사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연령이 지나고 5세(만 4세) 정도의 연령이 되는 유아들은 집안일을 함께 해보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 조금 더 낮은 연령도 부모가 아이의 성격, 성향, 생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씩 가르쳐줘도 된다.

유아기가 되면 일상에서 반복되는 생활패턴이 형성된다. 가족의 하루일과, 분위기, 규칙의 영향을 받는다.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는 등원시간, 간식시간, 놀이시간, 낮잠시간, 하원시간 등 하루 일과표 대로 생활이 일정하게 이루어진다.

이 시기가 되면 부모로서의 육아도 안정기에 접어든다. 부모가 아이를 돌봐야 하는 일방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아이와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관계가 된다. 대화가 통하는 시기가 되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집안일은 무엇이 있을까? 아이가 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함께 한다. 아이가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먼저 우리 아이가 호기심을 갖고 관심 있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장난감 놀이, 인형놀이, 블럭놀이를 좋아하는 성향의 아이는 놀이시간이 끝난 후 부모와 함께 정리하도록 한다. 제자리에 정리하기, 바구니에 넣기, 쉽고 단순한 것부터 함께 해본다.

“엄마랑 장난감 정리하자”, “제자리에 정리하자”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아이가 더 놀고 싶어 한다면 조금 더 기다려준다. 아이들은 시간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지 않아서 이해가 필요하다. 한 번에 완벽한 정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인내심을 갖고 부모가 정리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도록 한다. 처음에는 부모가 정리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수도 있다. 무관심으로 자신의 놀이에 집중하기도 한다.

아이가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관심을 갖는 것부터 할 수 있도록 한다. 집안일이 아니어도 일상생활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옷 갈아입기, 갈아입은 옷(빨래)은 빨래통에 넣기, 외출 후 신발 정리하기, 가방 정리하기, 식사와 간식 그릇은 싱크대에 갖다놓기, 엄마와 함께 빨래 널기, 식사 준비하기, 수저, 젓가락 놓기.

5세 이후의 아이라면 집안일을 할 수 있는 종류가 다양해진다. 아이가 호기심이 있고 관심이 있는 시기가 제일 적당한 시기다. 초등학생이 되어서 지도를 해도 된다. 각자 자신의 아이의 성향, 상황에 맞도록 적절한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된다. 집안일은 부모, 엄마가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다 같이 하는 것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까지 부모가 아이 곁에서 다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독립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습관이 되도록 한다. 아이는 성취감을 느끼고 가족의 소중함,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다. 아이들은 이론적으로만 배우거나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가족이나 부모와 함께 직접 해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고 좋은 학습이 된다.

"ㅇㅇ랑 같이 하니까 식사 준비가 즐겁고 금방 준비할수 있었어. 도와줘서 고마워"라는 말 대신에 아이와 함께 했을 때 엄마가 느낀 기분이나 상황을 이야기해준다. "잘했어", "고마워"라는 말은 아이의 행동에 대한 칭찬이라고 한다. 이런 칭찬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격려해주도록 한다.

아이도 가족구성원으로 충분히 역할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써 아이를 어른과 동등하게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 혼자서는 다양한 경험, 큰 세상을 알아가는 것에 한계가 있다. 부모가 아이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다면 낯선 세상을 알아가면서 큰 힘이 된다.

오늘은 부모중심의 집안일이 아닌 가족중심, 아이와 함께하는 집안일을 해보기를 바란다. 힘든 노동의 시간이 아닌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혼자 하는 것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두 번 손이 가는 번거로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아빠와 아이는 외출을 하도록 하거나 놀이터에서 놀다 오라고 하고 엄마 혼자 익숙하고 빠른 손으로 단시간에 할 수도 있다.

순간은 편하지만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신중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집안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엄마를 먼저 찾기보다는 충분히 아빠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항상 안전에 유의하면서 부모의 지도하에 함께 하도록 한다.

*칼럼니스트 박민주는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유치원 교사로 일했습니다. 육아와 교육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에 관심이 많습니다. 매일 조금씩 성장해가는 아이들과 쌓아온 추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지친 육아에 쉼표가 되는 글로 마음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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