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제안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성공할 수 있을까?
국민이 제안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성공할 수 있을까?
  • 김근현 기자
  • 승인 2019.07.31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토리뉴스] 서울시 8월 1일부터 첫 운영...강제성 없는 점은 한계

【베이비뉴스 김근현 기자】

강동구 천호동 천호역 공영주차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됐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강동구 천호동 천호역 공영주차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됐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2017년 4월 방영된 MBC 프로그램 무한도전 국민내각편을 기억하십니까?

국민의원으로 출연한 임산부가 일반 주차구역은 폭이 너무 좁아 몸이 끼어 배를 긁히고, 복부 수축에 고통을 받는다고 지적하며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제안했었죠.

서울시는 오는 8월 1일부터 보라색으로 칠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서울시내 공영주차장과 공공시설 부설주차장에서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는 이미 지난해 1월 서울시의회에서 공포했으나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5월 정진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 의원의 개정조례안 발의로 임산부 전용주차구역은 이제 독립적인 주차구역으로 운영됩니다.

◇ 일반 주차구역과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어떻게 다를까?

양천구 목동 한 주차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됐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양천구 목동 한 주차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됐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는 당장 내일부터 운영되는 주차장 101곳 중 6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방문했습니다.

보라색으로 표시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임산부들이 편하게 승하차를 할 수 있도록 일반 주차구획보다 폭이 80cm 더 넓게 정해졌습니다. 일반 주차구획 폭은 2.5m 이상이 기준이지만, 임산부 전용 주차구획은 장애인 전용 주차구획과 같은 3.3m 이상입니다.

기계식 주차면수를 제외하고 30대 이상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해야 합니다.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100(일반주차구획):1(임산부전용주차구획) 이상의 비율로 설치하게 됩니다.

은평구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은평구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강동구 천호동 천호역 공영주차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다. 천호역 공영주차장은 일반주차구획 3면을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2면으로 변경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강동구 천호동 천호역 공영주차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다. 천호역 공영주차장은 일반주차구획 3면을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2면으로 변경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양천구 목동 한 주차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됐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양천구 목동 한 주차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됐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이용하려면?

관할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하고 임산부 자동차 표지를 신청해 차량에 붙여야 한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관할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하고 임산부 자동차 표지를 신청해 차량에 붙여야 한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관할 보건소에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임산부 자동차 표지를 배부받아야 한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관할 보건소에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임산부 자동차 표지를 배부받아야 한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임산부 자동차 표지를 부착한 차량에 꼭 임산부가 탑승해 있어야지만 이용 가능합니다. 임산부 자동차 표지는 임신 중이거나 분만 후 6개월 이내인 여성에게 발급하며,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서 신청하면 됩니다. 신청 시에는 출산예정일이 기재된 임신확인서 또는 표준모자보건수첩, 주민등록 등본 등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이유는?

남부도로사업소는 사업소 이전 문제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를 연기했으나, 8월 1일 이전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남부도로사업소는 사업소 이전 문제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를 연기했으나, 8월 1일 이전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시내 주차장 중 서울시가 계획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 대상인 곳은 공영주차장 137곳, 공공시설 부설주차장 102곳 등 전체 239곳입니다. 이 중 134곳(공영주차장 51곳, 공공시설 83곳 등 전체 450면)을 먼저 실질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으나, 운영 하루를 앞둔 오늘, 당초 설치계획인 134곳에 못 미치는 101곳만이 설치됐습니다.

왜 줄어들었을까요? 새로 개정되는 조례 역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에 대해 강제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공기관들이 설치를 거부하거나 미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획을 그릴 예산이 확보가 안돼 내년에 설치할 예정이고, 서울특별시 은평병원은 주차면 감소 때문에 설치를 거부했습니다. 남부도로사업소는 사업소 이전이 계획돼 있어 새로운 사업소에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현재 머물고 있는 자리에도 8월 1일 전까지 설치를 완료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서울시는 8월부터 운영해 본 뒤 개선사항을 파악해 10월에 조례 시행규칙 제정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또 이용률에 대한 추이를 지켜보고 민간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설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에너지공사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그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내년 설치로 연기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에너지공사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그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내년 설치로 연기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특별시 은평병원은 주차면 감소를 이유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를 거부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특별시 은평병원은 주차면 감소를 이유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를 거부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위반해도 '처벌불가'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법적 근거가 없어 위반 차량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처벌을 하지 못하는 점은 한계로 지적됩니다. 처벌은 상위법에서 정해져야 하므로 현재 수준에서는 조례에 근거해 모성보호 배려 차원에서 시행하고 각 지자체가 자체적인 행정지도로 위반 차량을 해결해야 합니다.

◇ 박주민 의원, 2017년 9월 임산부 전용 주차장법 발의... 2년 흘렀지만 법안은 '제자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7년 9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하도록 하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당시 국민제안으로 만들어진 법안이라고 화제가 되면서, 금방 통과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31일 박주민 의원실에 확인한 결과 현재 이 법안은 상임위에 회부된 채, 지난 2년간 실질적인 심사 절차들은 하나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공공기관과 공영주차장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 어느곳에서라도 필요한 시설입니다. 그러나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지 못해 위반 차량을 단속하지 못하고, 사회 전반에 의무적으로 설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년째 계류 중인 법안 역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설치와 단속에 대해 강제성을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조속히 논의를 시작해 보완하고, 개정해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사회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화답해야 할 것입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