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맞벌이 사회는 미래 사회의 대세고 우리나라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행복한 맞벌이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맞살림과 맞돌봄이 공존해야한다. 이를 위해 제도적, 개인적 차원에서 조금 더 노력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샘 상암 사옥에서 열린 ‘맞벌이 라이프스타일 세미나’에서 변화하는 사회 속 맞벌이 가족이 나아갈 길을 이같이 요약했다.
송 교수는 이날 ‘격변하는 현대사회, 맞벌이 부부가 나아갈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강의하며, 맞벌이 가족의 현실을 조망하고 더 나은 가족생활을 위한 역할과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 “빠른 산업화·고령화 속도, 맞벌이 사회로 변화시켜…”
송 교수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맞벌이 사회로 전환이 되고 있는데 사회와 사람들은 이것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산업화와 고령화 속도가 굉장히 빨랐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IMF 이전까지는 열심히 일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IMF 이후엔 비정규직, 계약직, 임시직 등이 많아지면서 고용 불안정이 시작됐다. 노동시장의 불안정화는 가족이 불안정한 이유를 만들었다. 직장과 소득이 안정되면 결혼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결혼을 하지 못 하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불안정화를 개인화 경향의 가속과도 연관 지으며 “이젠 혼자 살아도 되는 사회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별과 관계없이 조금 더 능력 있는 사람에게 투자를 하는 방식이 사용되면서, 남자들보다 떨어지지 않는 알파걸이라는 새로운 여성그룹도 등장했다”고 맞벌이가 확대된 이유도 덧붙였다.
◇ “맞벌이 부부 위해 일가족 양립정책 필요”
송 교수는 앞으로 대가족의 형태가 사라지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라고 예측했다. 그는 “1인가구는 결혼하지 않은 청장년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혼자 사는 노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일 중심 사회다. 일을 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 걱정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일가족 양립정책이 되지 않으면 일의 생산성이 떨어진다. 부모들이 조금 더 일찍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을 하는 남성들은 가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지만 회사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패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기업이 모두 변화해야한다”고 꼬집었다.
◇ “맞돌봄, 맞살림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 준비해야”
송 교수는 “앞으로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보다 부부관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부부관계를 ‘또 다른 형태의 연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부부가 힘든 과정을 겪고 서로 맞춰가는 과정을 함께 하는 것 자체가 '관계의 연금'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식이 노후에 행복을 줄 거란 기대보다 내 파트너가 나에게 되돌려줄 기쁨이 훨씬 더 클 것이다. 부부끼리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존중, 역할에 대한 공유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관계 연금을 잘 맺으면 늦은 나이에도 사랑하면서 살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황혼이혼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행복한 맞벌이 부부를 위한 가이드 중 하나로 ‘저녁이 있는 삶’을 꼽았다. 그는 “먼저 집으로 돌아온 사람이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를 돌보는 삶이 돼야한다. 먹기만 하는 밥상에서 이야기가 있는 밥상으로, 이야기의 주제가 공부, 성적, 승진이 아닌 관심, 애정, 웃음으로 전환돼야한다”라면서 “우리가 준비해야할 맞벌이 사회는 맞돌봄, 맞살림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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