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아닌 '놀이'로… 그림책은 즐거워야 한다
교육 아닌 '놀이'로… 그림책은 즐거워야 한다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19.08.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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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즐겁게 같이 노는 그림책 육아

흔히 부모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놀아준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 표현에는 놀이의 즐거움보다 아이에 대한 의무감의 성격이 강하게 느껴진다. 만약 의무감으로 아이와 놀아준다면 육아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놀아준다’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논다’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놀이와 교육을 구별하지 않고 함께 놀면서 즐기다 보면 부모가 원하는 교육적 효과도 아이가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될 것이다.

특히 그림책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놀이이자 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부모와의 애착 형성에 도움을 주고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통로 역할을 하며 부모와 아이를 정서적으로 연결해주는 소통의 도구가 된다. 따라서 하루에 짧은 시간이라도 그림책을 읽는 시간을 함께하면 서로 간에 정서적인 교류를 할 수 있다.

그림책으로 아이와 소통하는 과정을 그림책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로 나눠 살펴보면 먼저 그림책을 읽기 전에는 아이가 직접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부모가 아이의 선호도를 고려해 그림책을 선택한다. 그리고 선택된 그림책의 내용을 미리 파악해 둔다면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목소리 톤을 조절하거나 적절한 리듬감을 살려 읽을 수 있어 아이의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본격적인 그림책 읽기에 앞서서는 그림책의 표지를 보고, ‘이 책에는 무슨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라고 슬쩍 운을 뗀 다음,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본다.

그림책은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베이비뉴스
그림책은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베이비뉴스

그림책을 읽어 나갈 때는 아이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는 페이지가 있을 때 책의 내용보다 사물이나 동물 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이가 좋아하는 새가 나타났네”, “우와~ 맛있는 수박이다”, “삐약 삐약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왔어요”와 같은 표현을 높은 목소리로 아이에게 설명해주면 점차 관심의 영역이 확장되어 책의 전체적인 내용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그림책을 읽어줄 때 처음부터 끝까지 공을 들여 읽을 필요는 없다. 그림책 육아는 부모의 체력이 요구되는 일이기에 금세 지칠 수 있다. 특히 3세 이상 아이에게는 지나친 연기보다 차분한 낭독법이 오히려 아이의 집중력을 높여 효과적이다.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에게 스킨십을 하는 것도 좋다.

애착이 중요한 시기인 만 3세 이하의 아이는 그림책을 바라보는 것이 지루할 수 있고,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그림책에 아이가 좋아하는 특정 그림이나 단어가 나오면 “우리 ○○이가 잘 먹는 딸기네. 딸기한테 뽀뽀~”하면서 그림책의 딸기를 보고 뽀뽀를 하거나 볼에 뽀뽀를 해주면서 그림책을 읽어주면 부모와의 애착을 형성할 뿐 아니라 책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진다.

그림책을 읽어 내려갈 때는 반드시 정직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 아이를 주인공에 대입해 상황에 맞게 바꾸어 읽어줘도 된다. 아이가 관심을 두지 않는 부분은 가볍게 넘겨도 되고, 좋아하는 부분은 내용을 확장해 읽어준다.

그림책을 읽어 줄 때 3-4세 무렵의 아이는 질문을 많이 하기도 한다. 이때 질문에 일일이 답하다 보면 이야기의 흐름이 끊길 수 있어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질문이면 바로 답을 해 주고, 그것이 아니면 ‘그러게, 우리 한번 끝까지 읽어볼까? 읽다 보면 답을 알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고 계속 읽어 나간다.

그림책을 읽고 난 이후에는 읽은 것으로 끝을 내기보다는 때에 따라 질문을 통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이때 아이가 무엇을 느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줄거리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보다는 답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열린 질문’을 던져 아이의 사고력을 높여 준다.

예를 들어 토끼와 거북이를 읽었다면 ‘토끼가 좋아? 거북이가 좋아?’라는 질문보다는 ‘그런데 말이야. 토끼가 잠을 자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질문이 사고력 발달에 더 도움을 준다. 이런 과정이 아니더라도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일상에서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이 좋다.

그림책 읽기를 지나치게 교육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면 글을 가르치는 수단이 되어버린다. 그림책은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그림책 읽기가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통하는 과정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림책 육아는 놀아주는 것이 아닌 즐겁게 같이 노는 시간이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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