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에서 100% 확신할 수 있는 것, 없습니다 
출산에서 100% 확신할 수 있는 것, 없습니다 
  • 칼럼니스트 이하연
  • 승인 2019.08.20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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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분만 사이, 이게 가장 궁금했어!] '출산의 두려움'을 더는 법

얼마 전 어떤 산모에게 이런 연락을 받았다. 

“초산인데 아기가 크다네요. 그래서 지금 다니는 병원에선 제게 우선 유도 분만을 시도해보고 진통이 안 오면 그때 제왕절개 하자고 권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자연 분만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연락 준 산모는 임신 39주 차, 자연 진통도 없는 상태에서 유도 분만을 하면 결국 수술할 확률이 커진다. 산모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수술하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하고 싶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만약 자연분만을 꼭 하고 싶다면 지금 다니는 병원 말고 자연주의 출산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본 뒤 결정하시면 될 것 같아요.”

산모는 자연주의 출산 전문 병원에 갔다. 진료받은 결과 결국 제왕절개를 선택했다. 

◇ 자연분만 원했던 산모가 제왕절개 선택한 까닭

자연 분만을 원했던 산모가 결국 제왕절개를 선택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유도 분만에 실패해서 고생하고 수술하는 것 보다 바로 수술하는 편이 나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산모들이 출산 전 가장 고민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임신 주수 38~39주의 산모가 의사에게 ‘유도 분만합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인생 최대의 고민이 시작된다. 자연 분만을 원하긴 하지만 유도 분만을 시도했다가 진통이 안 걸릴까 봐 겁나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다 결국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 봐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산에서 100% 확신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아기가 많이 내려왔으니 이번 주는 넘기지 않겠네요’라는 말을 들었던 산모가 아무리 기다려도 진통이 안 와서 유도 분만을 하거나 제왕절개를 하는 일도 있고, 아기가 커서 자연 분만할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던 산모가 오히려 무난하게 자연 분만하는 경우도 흔하다. 

어떤 산모는 아기가 임신 주수보다 2주 크다는 말을 듣고 임신 기간 내내 제왕절개를 고민했다. 그런데 막상 예정일이 됐을 때 아기가 정상 주수대로 컸다는 말을 듣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단다. 그러나 태아의 성장은 일직선이 아니다. 특히 태아의 성장은 막달에 현저히 느려진다. 

앞서 얘기한 산모처럼 자연 분만을 원했지만 유도 분만에 실패할 것이 염려돼 제왕절개를 선택하든, 최대한 견디다 더는 안 되겠을 때 제왕절개를 선택하든 출산 방법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잘못된 선택’이란 없다. 산모는 자신의 출산을 주도적으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 출산 방식은 산모가 결정해야 후회가 없다.

출산 전 제대로 관리 하고 철저히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적은 행복한 출산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베이비뉴스
출산 전 제대로 관리하고 철저히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적은 행복한 출산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베이비뉴스

다만 이 산모가 내게 좀 더 일찍 연락했더라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산모가 임신한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임신 중기부터 출산 공부를 했더라면 적어도 ‘아기가 커서 자연 분만을 못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자연주의 출산이든, 자연 분만이든, 제왕절개든 산모가 어떤 출산 방식을 선택하든 그 방식에 따라 산모의 몸은 바뀐다. 뼈를 부드럽게 만드는 릴렉신, 자궁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프로게스테론, 모유 생성에 도움을 주는 에스트로겐 등 다양한 호르몬은 산모의 몸을 지키고 산모가 건강히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출산 두려움 덜고 싶다면… 출산 계획 세우고 산전 관리는 철저히 

식단 관리를 제대로 하면 아기는 적당히 크고, 산모는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산전 운동을 해두면 출산할 때의 고통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출산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산전 관리법은 같다. 출산 전 몸을 잘 관리하고, 출산할 때 가장 중요한 호흡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두려움과 불안보다는 기대와 설렘이 더 큰 출산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산모에게 출산 방법을 교육하고 순산을 돕는 ‘둘라(Doula)’로서 바람이 있다면, 산모들이 인터넷에서 떠도는 미확인 출산 괴담 이야기에 낚이지 않았으면, 누군가의 출산 후기 영상을 보며 막연한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한다. 두려움과 걱정은 막연함에서 온다. 제대로 산전 관리를 하고 출산을 준비한다면 그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은 당연히 줄어든다. 

가족 계획을 준비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임신했듯 출산도 마찬가지다. 출산 전 계획을 세우고 준비한다면 더욱 편안하고 안정적인 상태에서 아기를 만날 수 있다.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결국 진통하고 아기를 낳는 사람은 산모 자신임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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