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높이로 내 아이를 바라본다면…
가슴 높이로 내 아이를 바라본다면…
  • 기고 = 김명숙
  • 승인 2012.12.12 13: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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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 통해 지식을 쌓기 전에 해야할 것

[연재] 나무발전소 김명숙 대표의 워킹맘의 독서 생존기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0~1세 '애착' 경험이 아이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지난 11월 13일 열린 '메리츠화재와 함께하는 아기사랑 육아이야기' 맘스클래스에서 엄마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0~1세 '애착' 경험이 아이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지난 11월 13일 열린 '메리츠화재와 함께하는 아기사랑 육아이야기' 맘스클래스에서 엄마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외환위기가 한국에 상륙한 IMF 시절, 적금 털고 빚내어 주식투자에 몰입했다가 하루아침에 빚더미 위에 올라앉은 봉급쟁이들이 속출했던 때가 있었다. 2001년 경, 주식투자로 얻은 빚 7억을 4년 만에 갚은 이야기가 담긴 원고가 내게 맡겨졌다. 원고는 증권맨이었던 자신이 어떻게 그 많은 빚을 얻게 되었는지, 어마한 빚을 4년에 걸쳐 갚아가는 과정이 진솔하게 담겨져 있었다. 당시 사회 분위기를 타고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어 증쇄를 거듭했고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그의 실패담은 오히려 재기의 발판이 됐다. 첫 책의 성공 후 현재 그는 기업체 동기부여 강사로, 증권전문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뜻하지 않게 실패했을 때 사실을 회피하는 게 아니라 왜 실패했는지 겸손한 마음으로 점검하다 보면 정상화 길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워킹맘의 독서 생존기’를 쓰기로 결심한 동기도 그렇다. 나의 육아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약으로 쓰일 것이다! 지금 열 살인 첫 아이가 “엄마”라는 말을 뗀 이후 더 이상 언어가 확장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세상에 신고식을 치른 아이가 고개를 들고 몸을 뒤집고 무릎걸음을 하고 두발로 걷고 방긋 웃고 “응아”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도전이고 모험이인 것인데 상호작용에 서툰 엄마는 적절한 때에 반응하고 격려할 줄 몰랐다. 아이가 한없이 예쁘기는 한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 줄 모르는 엄마였다. 선배 엄마들은 아기가 못 듣는 게 아니니 수시로 말을 걸어주고 표현하는 수다쟁이 엄마가 되라는 조언도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다.


아이가 언어 지체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발달센터를 찾아가 전문가 상담을 받았고 육아서를 찾아 읽기 시작하면서 모성이 대물림된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0~1세 ‘애착’ 경험이 아이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부모가 아이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안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경우에는 원만하게 성장하지만, 자기중심적일 경우 회피 애착, 일관성이 없을 경우 저항 애착, 학대 받을 경우 혼란 애착이 형성되어 발달에 문제가 발생한다도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자신에게 쏠렸던 시선을 거두고 아이를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무심한 엄마 때문에 아이가 받았을 가슴에 멍울들이 조금씩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 아가가 그랬던 거구나…. 엄마랑 떨어질 때 자지러질 듯 울었던 아가, 엄마가 너의 불안을 알아주었어야 하는 건데…, 미안하구나…. 그래서 자동차에 집착했던 거구나…, 엄마가 네 마음의 슬픔을 알아채지 못했구나….


0~3세 가장 중요한 기초 지능이 형성되는 시기를 무의미하게 흘려 버리고난 후에야 내 양육태도에 문제를 발견했다. 그렇다고 한탄만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프랑스의 유명한 신경정신의학자이자 비교행동학자인 보리스 시륄니크가 쓴 책 「관계-사랑과 애착의 자연사」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동물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넘나들며 ‘관계’의 다양한 면모를 설명하고 분석한 책이었다. 동물들은 인위적으로 애착이 형성되지 못하게 방해하면(갓 태어난 새끼의 냄새와 같은 후각적 자극과 출산에 뒤따르는 호르몬 체계의 변화를 느끼는 시점에서 새끼와 엄마를 분리시키는 것) 이후에도 부모 자식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인간의 애착은 ‘말’을 통해서 충분히 회복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


금방 수다쟁이 엄마로 바로 변신하지는 못했지만, 가끔 감정 폭발 소음(?)이 터지기도 하지만, 아이의 신호에 귀 기울이고 아이의 입장이 되어 한 번 더 생각하는 태도를 갖게 됐다. 나는 “네 마음이 이런 거구나~” 아이 마음 읽어주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서, 친화력을 발휘해 선배 엄마들에게 물어가면서 육아에 흥미와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형성된 틀에 박힌 습관을 고쳐나가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아들과 나에게는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아들은 자기표현이 똑 떨어지는 아이는 아니지만, 늦된 남자 아이의 산만함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다행히 자신의 문제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자라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시중에 넘쳐나는 다양한 육아서를 통해 지식을 쌓기 전에 부모는 가슴 높이로 내 아이를 바라보는가를 먼저 점검해 보았으면 한다. 아이를 이성의 높이인 눈높이로 바라보기 전에 가슴으로 느끼는 게 중요하다.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면 부모는 알아챌 수 있다. 아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아이를 위해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가슴에 귀 기울이면 알 수 있다. 자신의 모성을 의심하지 말고 아이가 잘 되고 못 되고는 모두 부모의 탓이라는 과도한 책임감도 내려놓고 인생의 축복, 소중한 내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주자.

 

◇ 내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책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신의진, 걷는나무 발행)

 

나영이 주치의로 유명한 소아정신과 의사가 쓴 육아서. 20년 가까이 55만 명이 넘는 엄마와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얻은 결론은? 0~6세 무리한 조기교육으로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마음 아픈 아이들이 는다는 것. 집중력 장애를 겪은 큰 아들을 키운 이야기가 담겨있어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아이를 키우는데 ‘느림’은 선택이 아니 ‘필수’라고 말한다.

 

 

 

 

 

 

 

 

 

 

 

 

「아이의 사생활」(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식채널 발행)

 

최신의 연구와 심리학, 아동학, 교육학, 의학, 철학, 인류학 등 세계적인 학자들의 자문을 통해 방송됐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부모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책.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해서 무조건 칭찬만 하면 될까? 칭찬이 멈추면 고래는 춤추지 않듯이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한다. 우리 아이의 본성과 내면에 관한 정통한 보고서.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는 집」(시지마 야스이․와타나베 아키코 지음, 삼성출판사 발행)

 

일본의 주택 종합 컨설턴트가 6년 동안 200여 가정을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 명문 중학교에 입학한 합격생의 가정에서는 가족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져진 돈독한 가족애가 느껴진다. 멋진 책상이나 공부방이 아니라 언제든지 가족과 소통 가능한 공간이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국제적 우등생은 10살 전에 키워진다」(전평국 지음, 삼성출판사 발행)


늦둥이 딸을 MIT공대에 보낸 수학과 교수의 육아서. 결과와 제목만 보면 조기교육을 부추기는 내용일 것 같지만 내용은 딴판. 요즘 부모들의 열망과 저자의 메시지 사이에서 갈등한 편집자의 고뇌가 느껴지는 제목이다. 수학적 사고를 키우는 질문을 많이 할 것, 아이 스스로 의문을 가지는 태도와 규칙적인 일과의 중요성, 공부보다 예술적 감각과 체력 단련에 힘쓸 것을 권한다.

 

 

「아이가 나를 미치게 할 때」(에다 르샨 지음, 푸른육아)


40년 이상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수많은 부모를 상담한 칼럼니스트의 육아 처방전. 완벽한 부모는 없으며, 그런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고 한다. 어떤 부모도 아이를 완벽하게 키울 수 없지만 아이를 이해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아이와 더불어 즐겁게 지낼 수 있다고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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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2012-12-12 21:33:00
육아서적
제가 읽고 싶었던 책도 있네요.
육아서적을 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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