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본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
‘아동기본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
  • 칼럼니스트 고완석
  • 승인 2022.05.10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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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동권리 히어로] 어린이날 100주년, 일상 속 ‘아동권리’ 보장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아동권리’를 돌아보고 사소한 우리의 행동과 습관을 통해 아동권리를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베이비뉴스
우리 사회는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아동권리’를 돌아보고 사소한 우리의 행동과 습관을 통해 아동권리를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베이비뉴스

“우리들의 희망은 오직 한 가지, 어린이를 잘 키우는 데 있을 뿐입니다.”

100년 전,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가 티 없이 맑고 순수하며 마음껏 뛰놀고 걱정 없이 지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그러한 생각과 달리 어린이들은 한 사람으로서 온전히 보호받거나 존중 받지 못했다. 농사일이나 집안일을 돕느라 교육을 받기가 어려웠고, 어린이의 의견은 쓸데없는 말로 여겨지곤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가 완전한 인격으로 존중받고 자신의 권리를 누리며 행복하게 자라야 한다고 외쳤다. 100년 전 어린이날, 서울 거리를 아이들의 행렬로 가득 찼고, 어른들과 아이들을 향한 당부의 외침은 어린이날의 시초가 되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22년 5월 5일. 100주년을 맞는 올해 어린이날은 그야말로 어린이를 위한 날이었다. 각 지역에서는 어린이날을 축하하는 행사들이 진행되었고, 공원과 놀이동산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특히, 3년 가까운 시간동안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외출을 삼갔던 가족들이 올해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밖으로 몰려 나왔다. 어린이날 놀이동산에 몰린 인파를 빗대어 눈치게임에 실패 했다며 전 국민이 다 나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이렇게 떠들썩했던 100주년 어린이날이 지나고 다시 일상이 돌아왔다. 떠들썩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우리사회는 100년 전 어린이가 완전한 인격으로 존중받기를 바랐던 방정환 선생의 당부를 다시금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아동권리’를 돌아보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무엇보다 우리사회가 어린이를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있느냐는 가장 중요한 이슈일 것이다. 최근 주식, 골프, 요리 등 어떤 영역의 초보자 또는 미숙한 사람을 뜻하는 의미로 주린이, 골린이, 요린이 등 ‘~린이’라는 용어를 부정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어린이를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보는 시각에서 나타난 것으로 이러한 용어사용은 어린이에게 나약한 존재라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할 수도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는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아울러, 최근 확산되고 있는 ‘노키즈존’ 역시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일정 장소에 출입을 제한하는 어린이에 대한 차별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아동권리’를 돌아보고 사소한 우리의 행동과 습관을 통해 아동권리를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적 보완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1961년 제정된 아동복지법은 18세 미만 아동의 복지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기틀을 다졌지만 해당 법은 아동의 보호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아동복지 서비스와 관련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권리의 주체자’로서의 아동의 권리를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아동의 생존권·보호권·발달권·참여권 등 아동권리를 충분히 보장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기본법’ 제정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아동기본법’ 제정을 통해 아동을 보호가 필요한 존재임과 동시에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100년 전 방정환 선생의 바람은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 때의 당부를 기억하며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10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란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열 살 딸, 여섯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5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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