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성폭력 '스쿨미투' 학교 경기도교육청은 왜 안 밝히나"
"학교 내 성폭력 '스쿨미투' 학교 경기도교육청은 왜 안 밝히나"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3.03.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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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엄마들 "학교성폭력 고발 및 처리에 정보공개는 필수... 교육부가 나서서 취합해 공시해야"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8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상대로 2018~2021년 스쿨미투 처리현황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의 소(이하 경기도교육청 스쿨미투 정보공개 행정소송)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사실을 알렸다. ⓒ정치하는엄마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8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상대로 2018~2021년 스쿨미투 처리현황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의 소(이하 경기도교육청 스쿨미투 정보공개 행정소송)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사실을 알렸다. ⓒ정치하는엄마들

“너희가 할 줄 아는 게 다리 벌리는 것밖에 없다.” #경혜여고_미투

"예쁜 여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 #광남중미투

"그 생리 묻은 치마 보여줘 봐” #공주북중_미투 (출처= '정치하는엄마들' 사이트 스쿨미투 페이지)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8일 오후 경기도교육청 상대로 2018~2021년 스쿨미투 처리현황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의 소(이하 경기도교육청 스쿨미투 정보공개 행정소송)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사실을 알렸다. 

경기도교육청 스쿨미투 정보공개 행정소송은 지난 2022년 4월 가해교사 이름과 감사보고서를 제외한 나머지 스쿨미투 정보를 모두 공개하라고 확정한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올해 1월 경기도교육청이 스쿨미투 발생 학교명을 비공개한 것은 부당하다는 요지로 제기됐다고 정치하는엄마들은 설명했다.

2018년 전국 100여 개 학교에서 동시다발로 스쿨미투(학교 내 성폭력 공론화)가 일어났고, 정치하는엄마들은 스쿨미투 사태에 교육 당국이 적절하게 대처했는지 파악하기 위하여 2019년 3월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제주 관내 스쿨미투 없음)에 스쿨미투 처리현황을 묻는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대다수 교육청이 비공개로 답변했고, 스쿨미투 학생 당사자·학부모·지역 사회 또한 가해 교사가 어떤 징계와 처벌을 받았는지, 교단을 떠났는지 등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학생의 안전권과 국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판단해, 2019년 5월 관내 스쿨미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스쿨미투 처리현황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했다. 또한 전국 100여 개 학교에서 일어난 스쿨미투 현황을 웹 검색을 통해 전수조사하고 ‘스쿨미투 전국지도’를 만들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2020년 3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정치하는엄마들이 원고 일부승소(가해자 실명과 감사보고서를 제외한 정보 일체 공개)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이 항소했고, 2020년 12월 2심 판결도 정치하는엄마들의 승소했다. 당시 서울고등법원은 “학내 성추행·성폭력 사건의 방지 및 학생 보호의 이익과 자율적이고 공정한 인사업무 수행을 위해 시민들에게 정보공개 해야 한다”라고 판시했다(서울고등법원 20누38166).

2021년 3월 정치하는엄마들은 서울시교육청에 승소한 판결문을 바탕으로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2018~2020 학교 성폭력 처리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광주시·제주도교육청을 제외한 15개 교육청은 ‘학교명’을 비공개 처분했다. 해당 재판에서 항소 끝에 패소한 피고 서울시교육청마저 ‘학교명’을 비공개함으로써 조희연 교육감은 ‘끝까지 가해자 편’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2021년 5월 정치하는엄마들은 서울시교육청의 학교명 비공개 처분이 부당하다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22년 4월 29일 서울행정법원은 2018~2020 학교 성폭력 사건 처리현황 중 ‘사건 발생 학교명’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정보공개 거부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서울행정법원 2021구합66241).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4월 승소 이후 다시 정보공개 청구하여, 현재 10개 시도교육청이 학교명을 공개했고 경기·경남·대구·대전·전남·전북·충북 등 7개 시도교육청이 여전히 비공개 중이다. 

이 사건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류하경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정치하는엄마들은 위 선행판결 확정 후에 2018년도부터 2021년도까지의 정보를 새로이 공개청구했다’며 경위를 밝혔다. 류하경 활동가는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선행판결의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고 학교명을 전부 익명처리해서 공개하는 식으로, 위 선행사건에서 공개하라고 한 정보들의 효용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이는 경기도교육청이 소송법상 ‘기판력’ 법리, 즉 판결에서 다뤄지지 않은 기간의 정보에 대해서는 판결의 효력이 직접 미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남궁수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과 교사들이 있는 경기도교육청이 17개 시도교육청 중 믿을 수 없을 만큼 가장 부실하고 빈약한 정보공개로 충격을 주었다"며 "이는 경기도 교육청이 심각한 아동학대인 학교성폭력에 처한 학생들의 위험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한다는 증거"라며 경기도교육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교성폭력 사건의 고발 및 그 처리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보공개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교육기관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의 조사결과와 그에 따른 징계처분의 결과를 알리는 것은 재발방지의 기본"임을 강조했다.

또한 남궁 활동가는 "경기도교육청이 가해교사들 감싸고, 교육부가 나 몰라라 손 놓고 있는 바람에 시민들이 나서 매년 시도교육청 상대로 소송하고 교육청은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하루속히 교육부가 전국 학교 스쿨미투 처리현황 정보를 취합하여 공시해야 한다"고 교육당국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스쿨미투(School Me Too)는 학교에서 일어난 아동 성폭력을 아동청소년들 스스로 고발하며 공론화의 주체가 된 인권운동이다. 2018년 4월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재학 중에 겪었던 학교 성폭력을 공론화하자, 재학생들이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METOO #WITHYOU 모양으로 붙여 화답한 게 스쿨미투 운동의 시작이다.

2019년 3월 한국을 찾은 트위터 CEO 잭 도시는 '스쿨미투'에 대해 "불의에 맞서는 한국 청소년들이 공론의 장으로 트위터를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다"고 평가한 바 있다. 같은 해 유엔 아동인권위에서는 한국의 스쿨미투 운동을 본회의 안건으로 채택할만큼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2018년, 2020년 국정감사에서 ‘스쿨미투’가 언급될 만큼 피해 학생들의 제보와 폭로가 이어져 사태의 심각성이 입증되었지만, 처벌은 미온적이고 가해교사들은 교단으로 부메랑처럼 복귀하는 등 교육 현장은 개선되지 않았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용기 냈던 학생들은 주동자 색출 위협과 소외와 조롱을 견디며 보호받지 못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피해 당사자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료 법률지원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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