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이 큰 시설로 흡수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유보통합?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이 큰 시설로 흡수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 기고=이규하
  • 승인 2023.05.24 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보통합, 소규모(가정)어린이집의 미래는?] 9. 가정어린이집 학부모가 바라본 유보통합

정부는 영·유아 중심의 질 높은, 새로운 교육·돌봄 체계 마련을 위한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영·유아 교육, 돌봄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유보통합의 정책 대상 연령은 0~5세이다. 저출산, 인구감소로 인한 소규모(가정) 어린이집의 폐원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에서 준비하는 유보통합 추진 방향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보통합의 핵심 내용 중의 하나는 유치원, 어린이집 교직원의 격차 해소이다. 베이비뉴스는 이러한 격차 해소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소규모(가정) 어린이집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사)서울시가정어린이집연합회(회장 김민정)와 함께 기획연재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저는 송파구에서 서울형 동그라미어린이집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 이규하입니다. 

2년 전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형님의 추천을 받아 만 1세인 첫째 아이를 동그라미어린이집에 입소하게 되었을 때 정말 좋은 어린이집을 만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게 어제 같은데 벌써 올해 졸업을 시키고, 만 0세인 둘째 아이 역시 동그라미어린이집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유보통합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과정에서 저는 학부모의 관점으로 가정어린이집의 중요성과 왜 반드시 필요한지, 그리고 보육 서비스 개선을 위해 어떤 부분이 필요할지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제가 현재 한국에서 두 명 이상 아이를 갖는 것이 매우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큰 무리없이 두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배경 중 하나가 동그라미어린이집과 같은 가정어린이집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입장에서는 시간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집과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 보육시설이 가장 효과적인데 가정어린이집은 이런 부분을 완벽히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시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아이가 태어나고 첫째아이를 집과 좀 떨어진 유치원에 보내고 나니 가정어린이집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둘을 키웠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동그라미어린이집은 서울형시범사업으로 작년부터 0세 반의 교사 대 원아 비율이 1:2로 운영되고 있어 더욱더 안심하고 둘째아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육아선배로 따뜻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정어린이집에서 둘째아이까지 건강하게 키우고 있습니다. ⓒ이규하
육아선배로 따뜻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정어린이집에서 둘째아이까지 건강하게 키우고 있습니다. ⓒ이규하

그런데 최근 유보통합 관련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고 집 근처에 있는 소규모 가정어린이집들이 큰 시설로 흡수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로는 대규모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훨씬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영유아들의 교육을 경제적 효율성의 관점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의 영아기 성장 가치를 현재의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현재 가정어린이집 교사분들에 대한 대우는 너무 열악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기 전 어린이집 현황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모든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제 아이가 다니고 있는 서울형 동그라미어린이집처럼 국가에서 인건비가 지원되어 고용불안 없이 근무를 하고 있을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며 인건비가 지원되지 않는 시설들이 생각보다 많고 어린이집의 운영이 전적으로 보육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며 그것마저도 “구간 결제”라는 제도로 아이들이 결석을 하면 책정된 보육료를 다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높은 이직율과 평균 근속연수가 월등히 낮다는 점이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선생님들이 일을 하고 계신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아이들의 안정적인 공공보육을 위해서라도 인건비 미지원시설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규하 송파구 동그라미어린이집 학부모. ⓒ이규하
이규하 송파구 동그라미어린이집 학부모. ⓒ이규하

또한 원장님의 교사겸직 해제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당연히 모든 원장님들은 원장님 고유 업무인 어린이집 관리,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교사뿐만 아니라 요리 업무까지도 담당하는 어린이집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원장님의 교사겸직 해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영유아의 보육은 절대 경제적 효율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가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저희 첫째아이가 다닌 동그라미어린이집에서 인연이 된 동네 친구 육아동지 학부모들, 그리고 가족에게 맡긴 것과 같은 온기 넘치는 가정어린이집은 대형 시설 및 유치원에서는 절대 기대할 수 없는 육아문화입니다. 

핵가족이 가속화되는 현대에 육아경험이 부족한 부모가 육아선배로 따뜻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정어린이집에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려 저희 첫째아이를 사랑으로 키워주신 항상 에너지 넘치고 따뜻한 동그라미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원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둘째아이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관련기사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