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영아반 교사 전문성 키우려면…
어린이집 영아반 교사 전문성 키우려면…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05.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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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보육교사 전문성 향상 위한 보육포럼 열려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보육교사는 보육의 질적 수준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모든 활동이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지는 영아보육에 있어 교사의 질은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다.”

 

정효정 한국영유아보육학회장은 전국영아전담어린이집연합회 주최로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2014년 전국영아전담 보육포럼’에서 “질적으로 우수한 교사를 양성하는 것이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보육포럼은 ‘영아보육교사의 전문성 제고 방안’이라는 주제로 영아보육의 전문성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보육서비스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에 다니는 148만 6980명 중 만 2세 이하 영아는 87만 4975명으로 약 53.6%에 달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는 ‘영아보육교사의 전문성 제고 방안’이라는 주제로 ‘2014년 전국영아전담 보육포럼’이 열렸다. ⓒ전국영아전담어린이집연합회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는 ‘영아보육교사의 전문성 제고 방안’이라는 주제로 ‘2014년 전국영아전담 보육포럼’이 열렸다. ⓒ전국영아전담어린이집연합회

 

정효정 학회장은 영아보육교사의 자질 향상을 위해선 우선 보육교사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 처우가 불평등하고 근무여건이 열악한데 교사의 전문적 자질만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만 3~5세 누리과정 교사와의 차별적인 수당지급 문제가 하루 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아는 집단보육의 대상이 아닌 개별화에 중점을 둬야 하는데 교사 1인당 3명, 5명, 7명을 보육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면서 “영아의 수를 한 명이라도 줄이고 2교대 근무교사제를 도입해 10시간 이상 아기를 돌보는 교사를 지원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학회장은 영아보육교사가 갖춰야 할 자질로서 ‘민감성’을 꼽았다. 민감성이란 영아의 울음소리를 포함한 각종 신호와 단서에 대한 식별능력이 있고 영아가 무엇을 원하는지 개개인마다 다른 양육기술로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영아는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발달하기 때문에 교사는 이들의 과정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야 하며, 영아와 따뜻한 정서적 관계(애착)를 맺기 위해 보육하는 동안 영아의 몸짓과 말에 충분히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보육교사로 진입하는 장벽이 낮다보니 이러한 전문성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들도 적지않다. 현재 영아전담교사 양성과정이 별도로 구성돼 있지 않고 유아교육과나 보육관련학과(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학과)에서 보육교사를 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 학회장은 “관련학과 규정이 없는 보육교사 자격요건으로 인해 보육교사가 마구잡이로 늘어나고 있다”며 “개방형 보육교사 양성체계를 폐지할 필요가 있고 보육교사의 최저학력을 최소 전문대졸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직교사를 위한 재교육기회도 부여해야 한다는 게 정 학회장의 생각이다. 정 학회장은 “교사에게 영아발달 및 문제행동 지도와 영아교수방법론 등의 교육을 제공하는 등 경력보다는 전문적 자질을 길러줘야 한다”며 “인성의 중요성과 직업윤리의식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학회장은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을 통해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고 부모는 안심하고 맡기고 보육교사는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야말로 진정한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제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 교사로서 자긍심 느끼도록 적절한 처우

 

토론자로 나선 박은숙 제주 뽀뽀뽀어린이집 원장은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영아를 가정에서 키우라고 주장하기란 어려운 부분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영아가 인격적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영아전담어린이집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박은숙 원장은 “현행 평가인증제도는 인증과 불인증의 문제가 아닌 점수싸움이 돼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월령 간에도 발달 차이가 큰 영아의 특성을 고려해 현재의 획일적인 평가인증제도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고경아 대전 열매어린이집 교사는 11년째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면서 느낀 현장의 어려움을 들려줬다. 그는 “우리나라는 영아반 교사를 전문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유아반 교사 또는 유치원 교사와 비교해 교사의 질이 떨어진다고 보고 교사를 마치 ‘보모’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므로 “부모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부모교육이나 교사의 질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고 영아반 교사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유치원과 비교해 호봉에 대한 적절한 처우를 해주고 교직 수당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 온라인 통해 수시로 재교육 실시해야

 

생후 39개월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유정은 씨는 “힘들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아보육교사의 처우는 어떠한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도 좋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교사들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서 우리 아이가 좋은 교육을 받을 수만 있다면 어린이집에 드는 보육료는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유 씨는 “부모들은 경력이 오래 된 교사를 선호하는데 반대로 어린이집에서는 몸값이 높아 쓰질 못한다고 한다. 이렇게 경력단절된 교사를 다른 분야로 재취업시켜주는 게 아니라 같은 분야에서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해미 육아정책연구소 연구기획팀장은 “영아보육(특히 종일제)은 모든 엄마가 아닌 취업모한테 우선적으로 필요한 시설이다. 때문에 취업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교사에게 모범사례 참관 기회를 부여하고 온라인을 통해 상시 교육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들의 발언을 모두 경청한 박재우 복지부 보육사업기획과 사무관은 “말씀하신 의견에 대부분 공감한다. 처우와 전문성이 별개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방향 측면에서 다르지 않더라도 속도의 문제가 있기에 이달 말 기초 예산안이 나오면 다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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