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전국의 2만 3000개 가정어린이집이 만 0~2세 보육료 3% 인상을 담은 내년도 정부 예산에 반발하며, 다음 주 보육교사 집단 휴가에 들어가기로 했다. 당장 전국 가정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아 40만 명의 가정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회장 김옥심, 이하 연합회)는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전국 가정어린이집의 보육교사 집단 휴가를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김옥심 회장은 이날 베이비뉴스와의 통화에서 “4년째 동결된 만 0~2세 보육료가 내년에 겨우 3% 인상됐다. 이 정도 수준으로는 어린이집이 존폐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고, 보육교사들도 실업의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며 “학부모와 보육교사에게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가정어린이집의 어려운 현실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실상 집단 휴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4년째 동결된 만 0~2세 보육료에 반발하며, 내년도 보육료는 적어도 10% 인상돼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연합회는 “최근 4년간 물가상승률은 평균 3%, 최저 임금상승률은 평균 6.4%, 4대 보험료인상, 퇴직금인상 등 모든 것이 인상됐으나, 0~2세 보육료는 5년 만에 3% 인상된 수준이다. 이는 교사인건비와 퇴직금 지급조차 어렵다”며 “교사들은 계속되는 저임금으로 이직교사가 많아 영아와의 안정적 애착형성을 저해받고 있다. 보육료수가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들은 자비를 털어 운영비를 메우는 비정상적인 운영을 하며 시설을 지켜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연합회는 집단 휴가를 통해 가정어린이집의 어려운 현실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집단 휴가는 영아보육교사들이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출근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 가정어린이집 원장은 당직을 통해 혼자 아이들을 돌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보육교사들이 집단으로 휴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을 경우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기 때문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가정은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전국의 가정 어린이집은 모두 2만 3000여개로 40여만명의 영아가 다니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집단 휴가에 동참하는 어린이집들은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양해를 구하는 상황이다. 가정통신문에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우리 아이들의 보육을 거부해 본 적 없는 저희가 이번만큼은 어떡해서든 영아보육현장을 지켜보고자 합니다. 우리들의 고충을 헤아려 부모님들께서 널리 양해바랍니다”며 “복지부, 기획재정부, 청와대 신문고 등에 항의해 주시고 사이버 시위 및 교사 집단휴가 신청에도 협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김 회장은 “예산 편성이 끝난 상황이지만 나중을 위해서라도 이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입장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면 극단적인 행동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현 가정어린이집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오는 15~17일 국회 앞에서 집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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