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보다 독한 미세먼지, 국민 건강 어쩌나
담배보다 독한 미세먼지, 국민 건강 어쩌나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4.12.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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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어떤 오염원보다도 사람들 많이 죽일 것···적극적 대책 필요”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겨울철 미세먼지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금까지는 담배가 국민 건강의 위협 요소로 인식되고 있지만, 최근 나온 연구들을 보면 담배보다 위험한 게 바로 미세먼지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의 대기오염을 1급 발암물질로 규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타 경제선진국과 달리 미세먼지 오염 수준이 심각하지만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대책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당장 실효성있는 미세먼지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일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과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보호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겨울철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로부터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환경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얼마나 건강을 위협하는지에 대해 드러내고 시급하게 마련돼야 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홍윤철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과거에는 심장질환에 위험한 환경질환은 흡연이라고 생각했고 그동안 가장 큰 영향을 줬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담배보다도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게 금년도 처음으로 보고된 데이터”라며 “이 이야기는 담배가 굉장히 나쁘지만 그것보다 미세먼지나 대기오염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우리나라는 대기오염 피해의 레이더망에 속해 있다. 홍 교수는 “대기오염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중국은 전부 붉은색이고 유럽이나 북미는 노란색과 초록색을 띈다. 붉은색이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는 건데, 우리나라는 노란색과 빨간색을 나타내고 있어, 대기오염에 따른 건강 영향을 받는 지역”이라며 “경제적으로 수준이 높음에도 미세먼지가 위험한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가 사망을 초래한다는 연구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홍 교수는 “동아시아의 몇 백 개 연구들을 종합하면, 미세먼지가 10㎍/㎥ 증가할 때 사망자수는 0.44% 증가하고 100㎍/㎥ 증가하면 사망자수가 4.4% 증가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평균 미세먼지가 50㎍/㎥인데, 300㎍/㎥이 더 올라가면 그날은 하루 15명이 서울에서만 사망한다는 셈이다. 이런 날이 지속되면 사망자수는 더 많아지므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라고 지적했다.

 

미세먼지는 사망뿐 아니라 국민들의 수명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홍 교수는 “미세먼지를 절반으로 줄이면 서울의 모든 사람의 수명이 1년 늘어난다”며 “우리나라는 거대한 먼지구름의 영향 하에 있기 때문에 정말 한국, 중국이 머리를 맞대고 미세먼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과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보호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겨울철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로부터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정가영 기자 k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9일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과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보호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겨울철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로부터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정가영 기자 k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무엇보다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단기적인 대책이 중요하다는 의견들이 이어졌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지구촌 최악의 살인자인 초미세먼지 발생을 막기 위해선 국내오염원을 줄이는 게 급하다”며 “우리나라 대기오염원을 보면 중국 등은 40%고 국내오염원은 60%다. 우리나라 대기오염물질의 기여도를 보면 자동차 연소가 가장 높으며, 불법 소각이 없다고 본다면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고기를 굽는 것이다. 결국 중국 탓만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최 소장은 특히 자동차 정책 없인 미세먼지 정책을 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환경정책의 핵심은 가장 오염부하량이 큰 걸 건드려야 한다. 즉 자동차를 건드리지 않고 다른 걸 얘기할 순 없다”고 꼬집었다.

 

초미세먼지의 최대배출원은 차량으로 전체의 34.4% 가량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최 소장은 “초미세먼지 예비단계 발령시 차량2부제를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초미세먼지 주의보 및 경보 발령시 차량2부제를 강제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차량2부제는 국제사회가 경험해온 가장 효과적이고 공통적인 단기적 대기오염 저감수단”이라며 “올 겨울도 지난 겨울과 같은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보인다면 차량 2부제는 11회 자율적으로, 6회 강제적으로 실시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프랑스 파리는 지난 3월 5일간 미세먼지 기준이 심각하게 오르자 차량 2부제를 전격 실시했다. 우리나라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차량 2부제를 실시하며 대기오염도를 절반 정도 떨어뜨린 바 있다.

 

최 소장은 “서울시는 경보 발령 시 차량2부제를 실시한다고 하는데, 경보는 우리나라에 한 번도 발령되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사람들이 많이 죽어 나가야 뭔가를 하겠다는, 차량2부제가 부담스러워서 하는 핑계로 느껴진다”며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80%가 대기오염 해결을 위한 차량통제에 동의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베이징에서도 동시에 차량 2부제를 실시해야 하며, 직화구이 자제 등 범국민 초미세먼지 줄이기 캠페인이 진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국내에서도 대기분진오염이 심혈관질환, 천식 및 만성호흡기질환, 폐암의 발생위험을 크게 높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특별히 경유차량에서 배출되는 디젤연소분진, 이산화질소, 다방향족탄화수소 등 오염물질은 이러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에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마스크 공급 문제를 해소시키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수근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크기가 다양하지 않아, 어린이용 등 얼굴의 크기와 형태를 고려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마스크 중에 부적격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유통품의 수거검사 등의 허가 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보건용 마스크의 시중가는 2000~3000원으로 수시로 구매해 사용하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취약계층의 어린이와 노인들에게는 보건용마스크를 보급해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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