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오진영 기자】
예(禮)를 중요시하는 우리문화에서 과거에는 아이를 키울 때 부모의 말을 잘 듣고 차분한 성격의 아이로 키우곤 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 속에서 얌전하고 조용한 성격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아이가 소심한 성격을 가진 경우라면 아이의 성격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소심한 성격을 가진 아이들은 자신감이 없고,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부모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많이 보인다. 특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단체 생활을 하면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외톨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소심한 아이들은 처음만난 사람이나 낯선 장소에서 자기도 모르게 불안해하고, 말을 잘 하지 못하는데 이러한 아이들은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고 의식하면 자기표현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 아이가 소심한 성격의 아이라면 부모 입장에서는 굉장히 답답해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동 성장에 있어서 아이마다 고유한 기질이 있으며, 그런 기질을 고려해 아이를 길러야 하는 것이 부모의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즉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조금씩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 중 하나다.
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허그맘 오지희 부원장은 “아이들 가운데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이 유난히 느리고 수줍음이 많으며 불안 수준이 높은 기질의 아동이 있는데 이런 기질을 가진 아이들을 강압적으로 훈육하며 키울 경우 오히려 성인이 돼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경험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부모의 양육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아이의 기질을 바꾸겠다고 새로운 환경에 억지로 적응시키려 하거나 낯선 사람과 자꾸 만나게 하면 오히려 아이는 내성적인 면이 강화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환경에 갈 때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물건을 가져가서 천천히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필요하고, 무조건 아이 혼자만 낯선 환경에 떨어트려 놓기 보다는 먼저 부모가 다른 사람들과 친숙해져서 그 사람들이 아이를 친숙하게 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아이가 이전 보다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조금씩 말하는 등의 변화가 시작된 후에는 아이에게 자랑하고 싶은 장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학원에 보낼 필요는 없다. 간단한 종이접기나 노래를 잘하는 것도 충분히 아이의 장기가 될 수 있고, 이러한 장기를 만들어 주면 아이는 조금씩 소심함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자신감을 채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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