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어린이집 교사가 부모님들에게 보내는 편지
누군가가 반바지에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교실로 총알같이 뛰어갑니다. 형모네요.
우연이는 니트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같이 온 친구에게 조잘조잘 이야기합니다.
목에 손수건을 멋지게 둘러맨 예림이가 동생에게 ‘다녀올게’라고 인사합니다.
현관문으로 헐레벌떡 들어온 수민이가 오자마자 외투를 벗어 할머니께 던집니다.
오늘 아침, 아이들이 등원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다.
사계절 의상이 총집합했다!
일교차가 큰 요즘 옷차림에 특히 더 신경이 쓰인다. 가볍게 입고 나갔다가 찬바람에 감기는 걸리지 않을까, 두툼하게 입은 옷이 햇볕이 강한 한 낮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 옷장 앞에서 여간 고민 되는 것이 아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서 옷차림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옷을 입히는 게 좋을까?
기온이 내려가면서 아이들의 옷은 길어지고 점점 두꺼워진다. 체온조절이 미숙한 어린아이들에게는 한 벌의 두꺼운 옷보다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히는 것이 좋다. 두꺼운 옷은 많은 양의 땀을 흘리는 아이들의 체온조절이 힘들뿐더러 움직임을 둔하게 만든다.
계절별 다양한 종류의 내복(내의)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영아들은 어린이집에서 내복을 입고 생활하는 때가 많다. 이는 내복이 아이들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은 면소재로 되어있으며 땀 흡수도 탁월하고 자주 갈아입히는데 부담이 적으며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기저귀를 착용하고 있거나 배변훈련을 하는 중에도 내복은 좋은 옷차림이 된다.
배변훈련은 단순히 대소변을 기저귀에서 변기로 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 때 혼자 힘으로 팬티와 바지(치마)를 입고 벗는 연습도 함께하게 되는데 입고 벗기 힘든 꽉 끼는 바지나 채우기 어려운 지퍼, 후크, 단추가 있는 옷은 큰 장애물이 된다. 훌렁훌렁 입고 벗기 쉬운 옷이 보기에는 좋지 않아 보일지는 몰라도 아이들이 스스로 옷을 입고 벗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줄 수 있다.
만2세 이하 영아는 끈이 길게 나와 있거나 모자가 달린 옷 그리고 소매가 길고 바지 단이 길게 늘어진 옷을 입으면 활동하기에도 불편하고 밟아 미끄러지거나 걸려서 넘어지는 등의 안전사고와 연결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만3세 이후의 유아들은 덥고 추운 것에 대해 의사표현이 가능하며 입을 옷을 제 힘으로 고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라 할지라도 깊이 파인 상의나 심하게 오염된 옷은 가급적 피하고 여아의 경우 짧은치마를 입힐 때에는 속바지를 꼭 함께 입히도록 한다. 단 꽉 끼지 않는 것이 좋겠다.
또한 요즘 아이들도 유행에 따라 스키니 한 바지나 레깅스를 입고 생활하기도 하는데 가끔 화장실을 지나다 보면 어린이집 아이들 중 연령이 높다고 하는 6,7세 아이들도 입기가 쉽지 않아 온몸을 비비꼬며 낑낑대고 입을뿐더러 지퍼를 잠그고 단추를 채울 때 배를 쏙 집어넣으며 입는 모습이 참 불편해 보인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때와 장소에 맞는 옷차림’이란 때와 장소에 맞는 편안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옷을 입는 것엔 정답이 없지만 아이가 활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덥고 추운 날씨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옷이야 말로 아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패션이 되겠다.
*칼럼리스트 정보람은 유아교육과 졸업 뒤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력 8년차 보육교사다. 장애인야학 활동을 하며 쌓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장애통합어린이집의 통합지원교사로 장애아와 비장애아를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친구같이 편안하고 재미있는 교사가 되어 눈높이를 맞추고, 학부모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더욱 즐거운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회·정서적 적응문제로 성장발달과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놀이를 통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은 새로운 꿈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는 자칭 꿈꾸는 애벌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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