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린이집 훈육가이드, 각계 의견은?
서울시 어린이집 훈육가이드, 각계 의견은?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5.03.13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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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전체의 인권의식 높이는 장치 있어야"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13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서울시와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주최 및 주관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소통과 이해의 보육' 서울시 어린이집 훈육가이드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서울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장 등 보육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13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서울시와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주최 및 주관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소통과 이해의 보육' 서울시 어린이집 훈육가이드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서울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장 등 보육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올해 초 일어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들을 보면서 온국민이 분노를 표했다.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사회적 반성이 뒤따랐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아동학대와 훈육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도대체 학대와 훈육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훈육가이드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서울시 어린이집 훈육가이드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13일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훈육가이드 의견을 종합해봤다.

 

◇ "훈육과 학대의 차이점 명확히 구별해야"


미래나무 어린이집 남선민 교사는 "보육교사는 영유아가 성장하는데 도움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최근 보육현장에서 터진 아동학대 사례가 터져 나오면서 보육교사로서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남 교사는 "보육교사로서 자신의 의미를 찾고 신념을 바로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영유아를 잘 보호하고 영유아의 개별적 요구와 관심에 따라 보육방법을 결정하고 보육교사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민선 교사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 속 교사들은 훈육에 대한 개념적 이해를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의 권위를 내세워 교사가 기준을 제시하고 판단하며 교사의 기준 안에서 그릇된 행동이라 생각하면 어떤 방법이든 훈육이기에 괜찮다고 자기합리화 할 뿐이다. 보육교사라면 그 순간 어떻게 훈육해야 하는지, 지도방법은 무엇이 적합할 것인지 판단하고 고민해야 한다."


남 교사는 올바른 훈육을 위해서는 훈육과 학대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알고 훈육 방법에 대한 교사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육교사들의 재교육현장인 보수교육이나 승급교육에서도 훈육과 학대의 차이에 대한 교육은 없었다. 그저 '아동학대를 하면 안 된다', '아동학대를 발견하면 신고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만 있을 뿐이다. 보육교사들의 재교육 현장이야 말로 적절한 교육의 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다른 접근을 한 창원대학교 가족복지학과 최혜영 교수는 영유아에 대한 보육상황에서 교사가 훈육을 사용하는 방법과 학대행위 간 모호함이 유발되는 환경맥락을 언급했다.


"교사가 가지는 영유아 훈육에 대한 인식과 행동은 양육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사회문화맥락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양육과정에서 부득이한 경우 적절한 수준의 체벌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교사로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다 하더라도 교사의 훈육행동은 교사 각자가 가지고 있는 훈육에 대한 양육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교사가 훈육과 학대의 정의, 학대에 포함되는 행동이나 상황,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교수는 교사가 다수의 영유아를 보육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집단 양육지도 방법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는 영아가 다수 공존할 경우 교사는 이를 관리하고 적절하게 지도하기 위해 개별지도와는 구분되는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 "보육교사들은 아이들과 질 높은 상호작용해야"


재미난 어린이집 신순혜 원장은 "보육현장에서 일과를 지내다 보면 아이들 간의 갈등상황이나 문제적 행동은 언제든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대처할 것인지는 온전히 교사들의 몫"이라며 교사와 아동간 바람직한 상호작용을 강조했다.


신 원장은 "바람직한 상호작용을 통해 교사는 자신의 직업에 만족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며 "보육환경과 업무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 교사 대 아동비율도 낮아져야 하고 교사에게도 쉴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여러 행정적 업무로부터 여유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교사의 즐겁게 일할 권리가 주어지면 아이들과 교사 간에 질 높은 관계가 유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양육자와 안정된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분당어린이카운슬링 이영미 소장도 "아동 감정발달은 의미 있는 대상인 양육자, 선생님 등의 관계에서 터득해가고 발달한다"며 교사와 아동간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되짚었다.


"아동은 성장하면서 발달과업을 수행한다. 이 때 나타나는 행동에 대해서는 체벌을 하거나 강압적으로 요구해서는 안 된다. 과정 중에 나타나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면 변화시키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한다. 그것이 훈육이다."


또한 이 소장은 "유아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 교사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훈육은 아동과의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않은 경우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워 아동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 "그동안 아동학대 예방 체계는 '사후적 관점'"


서울시동부아동보호전문기관 최상국 관장은 아동학대 사건 발생이후 처벌 중심의 사후적 접근이 아동학대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신고의무자를 늘리면서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사건 발생 이후에 개입하는 방법에 치중해 왔다. 앞으로는 '사전적 관점'에서 아동학대 예방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아동의 권리를 바르게 인식해 아동학대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 관장은 아동 인권 보장을 위해 어린이집 전체의 인권의식 향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입학할 때 원장이나 전문가에 의해 의무적으로 부모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권리교육과 아동학대예방교육이 실시됐으면 한다. 이런 사전교육을 통해 아동학대의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 부모와 교사 모두가 학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려는 노력이 시작될 것이다."


이 밖에도 최 관장은 "일명 '사랑의 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금지규정이 필요하다"며 "'매'나 '체벌'을 통하지 않더라도 훈육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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