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계의 보물 상자, 채소와 과일
영양계의 보물 상자, 채소와 과일
  • 칼럼니스트 남기선
  • 승인 2016.05.12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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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경험이 채소와 과일 좋아하는 계기 될 수 있어요"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여러분은 혹시 ‘피토케미컬’이라는 보석 이름을 들어보셨는지요? 이 보석으로 반지나 목걸이를 만들 수는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답니다. 어디에서 구하느냐고요? 바로 알록달록 예쁜 색깔의 제철 채소와 과일에 많이 들어있지요.

‘피토케미컬(phytochemical)’은 ‘식물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을 뜻하는데, 보통 채소와 과일의 빨강, 주황, 노랑, 초록, 검정, 흰색 그리고 보라색 같은 색소 성분을 말합니다. 이런 색깔만큼이나 종류도 많은 피토케미컬은 식물이 유해 세균이나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의 피토케미컬에는 항산화 기능이 있어 세포 노화를 방지하고 면역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식물뿐 아니라 사람의 건강에도 아주 유익하고요. 이렇게 유익한 피토케미컬은 색깔에 따라 그 효능이 각각 달라서 한 가지 종류만 고집하기보다는 색색의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다섯 가지 색으로 다양하게 많이 먹자는 내용으로 미국과 영국에서는 ‘Eat 5 a Day’, ‘Eat 5 Colors a Day’, 호주에서는 ‘Go for 2 Fruit & 5 Veg’을, 우리나라에서도 날마다 채소 과일을 먹자는 ‘채소과일 365, 가족건강 365’ 캠페인 등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 바로 채소인 것 같아요. 햄, 소시지, 과자나 탄산음료 등을 거부하는 아이는 드물어도 채소와 과일을 안 먹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아주 많거든요. 세계보건기구(WHO)의 채소 및 과일의 최소 권장량은 400g이고 우리나라는 500g을 기준으로 조사하는데, 하루 채소 및 과일을 500g 미만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전체(만 6세 이상)의 60% 정도이고, 특히 6~9세 어린이의 80%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요. 이 중 3~5세 어린이의 하루 채소 섭취량은 겨우 97.7g에 불과한 실정이랍니다.

과일은 채소보다는 선호도가 좋아서 1일 권장량 대비 충분히 섭취하고는 있는데요, 과일을 먹일 때 주의할 점은 과일 주스와 생과일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생과일은 단맛을 내는 천연 당분이 함유되어 있지만 시판되는 대부분의 과일 주스는 인공적으로 가당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생과일에는 다량의 비타민, 무기질 및 식이섬유소가 있어 씹어 먹는 즐거움과 함께 포만감을 줍니다. 영양적인 이점을 따져 봐도 생과일과 과일 주스에는 큰 차이가 있지요. 이에 최근 영국에서 발표한 식사지침에서는 전반적으로 당류 섭취 줄이기와 함께 과일주스도 하루 150ml를 넘지 말라고 권하고 있어요.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2015)에서 제시하는 식사구성안에 따르면 3~5세 권장식단으로 하루에 채소류는 6회, 과일류는 1회 섭취를 권하는데요. 채소류 1회량(70g)은 오이나 당근 1/3개, 나물 1접시, 과일류 1회량(50g)은 사과나 오렌지 반개, 주스는 반 컵 정도에 해당됩니다. 매끼 채소 반찬 2~3가지와 과일은 하루 한번 정도 먹으면 되는 양이지요.

아이들이 3~5세 정도가 되면 먹는 식품의 종류나 조리법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는 동시에 음식에 대한 선호가 생기고 편식 경향이 나타나는 때이기도 하지요. 아이들이 새로운 음식이나 채소의 쓴맛을 거부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겠지만, 연구에 의하면 채소와 과일에 많이 노출될수록 먹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새로운 식품을 보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최소 8번~15번은 긍정적인 경험에 노출되어야 한다니, 아이들에게 채소와 과일을 먹이려면 부모의 인내와 기지가 필요한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장 보며 채소나 과일 이름 맞추기 같은 놀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고, 즙을 내거나 잘게 다져서 섞어 눈에 띄지 않게 다양한 요리법을 활용하셔도 좋겠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따라쟁이 아이들’에게 부모가 먼저 채소와 과일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식사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이랍니다.

천연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소와 피토케미컬까지 가득 들어있는 제철 채소와 과일을 반짝이는 보석처럼 생각하며 맛있게 먹는 부모를 보면, 그것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눈망울까지 덩달아 반짝이지 않을까요?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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