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영유아기의 아기들은 수면과 상관없이 일정한 간격으로 젖을 먹는다. 잠을 자기 전은 물론, 잠을 자다가도 수유를 하고는 한다. 하지만 제법 나이가 들어 수유를 중단했을 만한 시기에도 여러 이유로 야간 수유를 계속하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가 원한다면 계속 야간 수유를 해야 하는 것일까?
포항 아이조아한의원 여인효 대표원장은 “많은 엄마들이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의 성장에 문제가 생길까봐 늦게까지 야간 수유를 시킨다고 말한다. 또한 아이가 잠을 잘 자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엄마들도 많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며 오히려 더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여인효 원장의 도움을 받아 올바른 수유 상식과 야간 수유에 대해 알아보자.
누구나 음식을 먹으면 자연스레 졸음이 오기 마련이다. 잠자기 직전에 수유를 하게 되면 아기 재우기는 쉬워지지만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
아기들의 소화기는 어른보다 더 약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고 소화되기 전에 잠들면 위와 장에 더 심한 장애가 생기게 때문. 소화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장운동도 느려지고 불규칙해져 배변리듬도 좋아지기 어렵다. 또 복통이 자주 생겨서 음식 먹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다만 낮에 음식을 충분히 먹지 않은 아이의 경우, 배가 고파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러한 경우 아이의 전체적인 식습관을 고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아이가 쉽게 잠들지 못한다고, 혹은 깊이 잠들지 못해 야간 수유를 야간 수유를 고집하는 것은 일차원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비슷한 경우로 자다가 너무 자주 깨고 수유를 하지 않으면 달래지지 않아서 어쩔 수가 없이 야간수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역시 아기가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지 않고, 단순히 젖을 물려 울음을 멈추게 하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야간 수유가 길어지면 소화기와 수면습관에서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아기의 정신적 성장에도 방해가 된다. 불만이 생겼을 때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 젖이나 젖병을 물고 심리적 안정을 가지는 행위를 반복하게 되면 흔히 구강기라고 일컫는 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성인이 된 후에도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해결보다는 회피를 먼저 떠올리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야간 수유를 중단해야할까? 바로 아기가 야간 수유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준비가 되었을 때다. 하지만 그 시기가 사람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아기가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보내도 알아차리기가 어려운 것이 문제다.
그동안 연구된 내용을 바탕으로 평균적인 시기를 살펴보면 대략 생후 7개월 정도가 되면 8시간 이상의 수면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수유를 하지 않고도 잠을 잘 수 있는 능력이 대략 그 무렵에 생긴다는 뜻이다.
이런 능력이 갖춰진 후에는 자다가 수유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직전에 수유를 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유식을 조금 늦게 시작해 여전히 초기 이유식을 하루 1번 먹고 있다면 마지막 수유를 하고 1시간 정도 있다 자는 것이 적당하다. 중기 혹은 후기 이유식을 먹고 있는 단계, 즉 하루 2번 혹은 3번의 이유식을 먹고 있다면 마지막 이유식을 먹고 2시간 정도 있다가 자는 것이 적당하다.
좋은 수면습관을 가져야 일찍 야간 수유를 중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밤 10시가 넘어야 자는 아기는 저녁 식사 후에 시간이 오래 지났기 때문에 배가 고파 수유를 하지 않고 잠들기 어려워진다. 간혹 우리 아기는 늦게 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다고 하는 엄마도 있다. 하지만 아기가 잘 안 먹어서 야간수유를 하는 경우라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원인을 찾아보고 치료와 훈련을 받는 것이 좋으며, 같은 방법으로 수면습관도 바꾸는 것이 좋다.
성장 발달에서 지연이나 장애가 없는 정상적인 아기들의 경우 생후 7개월이 넘으면 자연스럽게 야간 수유를 중단할 수 있도록 식습관과 수면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생후 10개월이 넘으면 훈련을 통해서 야간수유를 중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생후 12개월이 넘었다면 강제적인 방법을 통해서 야간수유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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