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20대 국회, 핵심 의제는 청년정책이다"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20대 국회, 핵심 의제는 청년정책이다"
  • 소장섭 기자
  • 승인 2016.05.31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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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 만들기, 청년정책부터 바꿔야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연중기획]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

 

왜, 이 세상은 아이 낳고 기르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정말로 간단치가 않다.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는 것을 미루고, 포기하는 이유를 차근차근 들어봤더니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주택 문제, 취업 문제, 무한 경쟁의 시대, 사회적 양극화, 갑질하는 사회 등 얽힐 대로 얽혀 있고, 꼬일 대로 꼬인 세상은 희망을 꿈꾸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매듭을 풀어나가야 할까? 우리는 이 세상을 끌고 나갈 주역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기획을 준비했다. 그게 바로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국가와 사회에 전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대학생들과 청년들. 2016총선청년네트워크 광화문 기자회견 장면.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자신들의 목소리를 국가와 사회에 전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대학생들과 청년들. 2016총선청년네트워크 광화문 기자회견 장면.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대학생기자들과 첫 만남. N포세대, 흙수저 등의 표현을 접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었다. 거의 대부분의 반응은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표현에 거부감이 든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 삶을 포기한 적이 없는데, 왜 포기했다고 말하는 거죠? 앞으로도 저는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이번 기획을 통해서 대학생기자들이 전하는 목소리를 들어보면,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은 자기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물론 취업하기 힘든 세상, 미래가 불투명한 세상은 맞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N포세대, 흙수저 등 기성세대들이 청년세대를 어설프게 규정하는 용어들이 되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젊은이들의 지적에 우리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내 인생에 '포기'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혼도, 아이도, 직장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것들을 동시에 갖고자 하는 마음조차 욕심이 돼 버리는 사회가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청년들에게 ‘N포 세대’라는 낙인도 찍어버렸습니다. 한국 사회의 어려움을 지옥에 비유한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청년들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포기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N포’는 순전히 청년들의 탓일까 묻고 싶습니다.” -임지연 대학생 기자-

 

“'N포세대'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이다. 청년세대와 포기를 합한 단어는 청년들은 포기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그들이 어떤 배경에서 살아가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단순히 '청년은 포기하는 세대'의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단어를 들은 사람들은 청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될 것이고, 청년 자신들도 포기라는 틀에 갇혀 도전하기 전에 지레 겁먹고 포기해버릴지도 모른다.” -이세연 대학생 기자-
 
“사회가 청년들에게 '포기'라는 단어를 낙인찍은 후 낙인찍힌 청년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어떤 것을 버리고, 선택해야 하는 지조차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주어진 길대로 가야 하는 압박감. 그리고 그 압박감으로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앞만 보며 전진하는 우리. 내가 바라는 것, 가고자 하는 길을 가지 못하고 정해져 있는 길을 택해야 하는 우리 현실은 너무나 절망적이다.” -강나연 대학생 기자-

 

얼마 전 우리는 총선을 치렀다. 그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선거에 참패한 여당이 20대 국회의 당론 1호 법안으로 ‘청년기본법’을 내세웠다는 점은 곱씹어볼만하다. 청년기본법에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대한민국 청년들을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보겠다는 의지와 대책을 담았다. N포세대, 헬조선 등의 용어가 나올 만큼 청년 문제가 심각하지만 이를 전담하고 해결할 부서가 없다는 고민에서, 이번 법안을 출발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청년들의 분노를 읽은 것인지, 아니면 박원순, 이재명 등 개혁적인 시장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정책을 의식한 것인지 보는 사람마다 평가는 다를 것이다. 어쨌든 청년정책이 20대 국회 초반부터 핵심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고무적이다.

 

정치권은 국민에게 이번만큼은 실망을 줘서는 안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출발한 무상보육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한 사람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무상급식으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명박 정부는 임기 말에 뒤늦게 무상보육 추진을 서둘렀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가 책임보육을 선언하면서 무상보육의 완성을 약속했다. 하지만 무상보육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아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더니, 올해 7월부터 맞춤형 보육을 도입하겠다면서 사실상 무상보육의 후퇴를 선언했다. 선거를 앞두고 표만 의식해 제대로 준비 없이 시작된 무상보육이 부담스러워지자, 결국 퇴로를 찾고 있는 꼴이다.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 기획을 펼쳐나가고 있는 베이비뉴스 대학생 기자들과 스태프 기자들. 2016 아장아장 다둥이마라톤대회 공동 취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 기획을 펼쳐나가고 있는 베이비뉴스 대학생 기자들과 스태프 기자들. 2016 아장아장 다둥이마라톤대회 공동 취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제대로 된 청년정책을 만들어보자는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현재,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다. 무상보육의 도입을 논의할 때, 부모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노력이 거의 없었다는 점은 정말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작금의 청년정책이 제대로 완성되려면,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어야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실질적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청년들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지난 4.13총선을 앞두고 결성된 2016총선청년네트워크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공정임대로 제도 도입, 청년구직지원수당 도입, 공공기관대기업 청년고용 5% 할당제, 일하는 청년통장 전국 확대 시행, 고용보험 실업금여 확대, 청년신용회복지금 조성, 진짜 반값등록금 실현, 인분교수방지법 제정, 민주시민교육지원법 제정, 선거권 만 17세·피선거권 만 18세 보장, 청년기본법 제정 등 12가지 의제를 제시하는 등 자신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네트워크’도 결성돼 30~40% 불과한 20대 청년들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활동을 펼쳤던 것은 정치권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당시 반값 등록금과 최저시급 1만원 보장, 공공임대주택 청년층 확대, 기업 사내 유보금으로 청년층 일자리 확보, 대학구조조정 반대, 학내 민주화 등의 6대 의제도 제시했다. 이렇듯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대학생, 청년 당사자들의 노력들이, 이번 20대 국회 초반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베이비뉴스 대학생기자들과 베이비뉴스 스태프 기자들이 함께 만드는 기획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는 이제 반환점을 돌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이어지는 기획을 통해서 대학생 기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국가와 사회에 바라는 청년정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우리는 청년정책이 실질적으로 달라지면, 저출산의 늪에서 빠져나올 해법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될 우리 청년들의 문제에 대해서 베이비뉴스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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