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치원, 새 학기, 새 봄, 그리고 변화
새 유치원, 새 학기, 새 봄, 그리고 변화
  • 칼럼니스트 김신희
  • 승인 2017.03.07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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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워킹맘과 아이들

[연재] 워킹맘의 일과 육아 저글링, 어떻게 할 것인가

봄이다. 2월의 마지막 날과 3월 첫 날은 다르다. 단 하루차이에도 불구하고 3월 첫 날은 바람은 가볍고, 햇살이 깊다. 아직 공기는 차갑지만 분명 봄이 오고 있다. 매번 맞이 하는,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계절일지 모르지만 봄은 묘한 매력을 지녔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만물이 소생을 시작하듯 다시 뭔가를 시작하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봄, 3월은 부담스러운 시작의 달이기도 하다. 새 학기, 새 출발에 선 아이들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하는 엄마로서 사회생활은 물론, 아이의 또 다른 사회생활 시작을 도와야 하는 다소 버거운 때이기도 하다. 아이의 성장이 기특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이 만큼이나 커 있는 아이가 대견하고 한 편으로는 안 쓰러운 마음이 들지만 이내 부담과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원에 다니기 시작하는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할 것이고, 새로 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를 둔 워킹맘은 아이보다도 더욱 긴장이 될 것이다. 새로운 학년을 맞이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새로운 담임선생님, 새로운 친구들, 새롭게 시작하는 교과과정, 요일마다 다른 방과 후 일정도 짜야 하고, 돌봄교실에 떨어지면 어떻게 계획을 짜야할지 머리가 아프다. 이미 여러 해의 경험으로 이를 또 다시 지혜롭게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중견 워킹맘도 늘 새로운 시작 앞에 선 '변화'가 꼭 달갑지만은 않다.
 

ⓒ김신희
ⓒ김신희


한 5~6년 전이었나? 글로벌 주류언론매체 '뉴스위크'가 마지막 프린트에디션을 내놓고 향후 모든 콘텐츠를 디지털로만 제공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편집장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변화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변화는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다. 모든 변화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종종 고통스럽다. 고통스럽다 아예 안 왔으면 하거나 피해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변화는 만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번 달부터 가정식 어린이집을 떠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아이. 그 동안의 주양육자 변경, 이전 원에서의 적응 등 늘 적응기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잘 지내왔길래 유치원에 대한 변화는 없거나 미미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지나친 기대였을까? 아이는 울다 못해 자지러질 정도로 유치원에 안 들어가겠다고 하다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버리기까지 했다. 결국 선생님이 안고 들어가셨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는 무지 불편하고 안타까운 나의 마음 역시 변화에 적응하는 첫 걸음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아이를 못 보낼 곳에 보내는 것도 아닌데, 아이가 겪을 그 어리둥절함, 혹시 엄마가 자신을 이 곳에 버리고 갔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어쩌지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의 어린 시절의 안 좋은 기억마저 떠올라 내 마음 역시 그 자리에서 울고 싶었다. 불혹이 다 되어가도, 이제 유치원에 입학한 아이와 함께 나 역시 이제서야 유치원에 가는 초보엄마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야! 새로운 변화가 많이 낯설지? 엄마도 그래. 그러나 삶이란 변화의 연속이란다. 그리고 처음엔 낯선 변화가 오히려 더 좋은 경험으로 이끌어주는 경우가 더 많아. 엄마도 너와 함께 새로운 이 시기를 극복해볼게. 오늘은 조금 덜 울고, 유치원에서 하는 인형극 재밌게 보고 오면 주말에는 엄마랑 하루종일 같이 놀자!"

내 몸상태도 덩달아 파김치다. 역시 한 몸이 두 가지로 신경을 쓰고 있으니 효율이 덜 나는 것일까? 요 근래 아이의 변화를 지켜보느라 피치 못 해 휴가를 몇 번 냈더니 역시나 일이 많이 쌓였다. 그러나 푸념하기 보다 일단 하나씩 해보자. 아이도 분명 새 환경에서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새 변화에 적응하면서, 일하는 엄마도 일단 이 변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일단 오늘부터 잘 지내보자.

*칼럼니스트 김신희는 초보 워킹맘의 일과 육아 고군분투기 ‘워킹맘의 딸’의 저자이며 14년 차 직장인이자 다섯 살 된 딸을 키우는 엄마다. 일하느라 결혼 7년 만에 아이를 낳고 다시 복귀해 치열하게 일하고,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의 성장과 동시에 스스로도 성장하고 싶은, 그래서 행복하기도 하지만 괴롭기도한 이 시대의 전형적인 워킹맘. ‘워킹(Working)’으로는 오랫동안 경영 컨설턴트였고, 지금은 외국계 소비재 회사의 디지털마케팅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맘(Mom)’으로서는 꿈이 엄마이자, 육아좀비, 그리고 동네 아줌마다. 사람들 만나기를 좋아하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함께 하고싶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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