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성 역할 고정관념 여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성 역할 고정관념 여전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5.24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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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7명 "무의식중에 여자는 이래야 한다 생각"

【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대부분 과거에 비해서는 한국사회의 남녀평등 문화가 많이 개선됐다는데 공감을 하면서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공공연하게 여성차별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지난달 7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남녀평등’ 및 ‘여성차별’ 문제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 응답자 18.5%만이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여성 차별 적은 사회”라고 생각

한국사회의 남녀평등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평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한국사회의 남녀평등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평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먼저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에 비해 여성에 대한 차별이 적은 사회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전체 18.5%에 불과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차별 받는 일이 많이 발생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특히 남성(29.8%)에 비해 여성(7.2%)이 우리사회가 여성 차별이 적은 사회라는데 공감하지 못하는 태도가 훨씬 강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남녀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는 편이고(9.4%), 페미니즘 문화가 잘 수용되는 편이라는(13.4%) 평가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우리사회에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자리 잡히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다만 남성의 경우에는 우리나라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고(남성 12.8%, 여성 6%), 페미니즘 문화가 잘 수용된다(남성 21.2%, 여성 5.6%)는 생각을 상대적으로 많이 내비치고 있어, 남녀평등 및 성차별 문제를 바라보는 남녀의 시각차이도 엿볼 수 있었다.

◇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평가된다”는 의견 13.2%뿐


한국사회에서는 오로지 능력에 의해서만 공정하게 평가가 이뤄지는 경우가 적고, 여성의 사회참여는 제한적이라는 인식도 강했다.

전체 응답자의 13.2%만이 우리나라는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평가하는 사회라고 바라봤으며, 여성에게 승진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 있는 편이라는 의견 역시 13.2%에 머무른 것이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한 편이라는데 동의하는 응답자도 전체 37.2%에 그쳤다.

과거에 비해서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많아졌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특히 남성(45.2%)보다는 여성(29.2%) 스스로가 한계를 많이 느끼는 모습이었다.

다만 연령이 낮을수록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하다는 시각(20대 42%, 30대 39.2%, 40대 34.4%, 50대 33.2%)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여성의 사회참여가 많아지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제한적인 상황이니만큼 여성이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고(11.4%), 정치 및 사회분야에 여성리더들이 많은 편이라는(14.4%) 평가는 당연히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여성을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이 실현되고 있다는 의견도 전체 32.4%에 불과했다.

다른 한편으로 여성에 대한 ‘성폭력’ 예방과 ‘가정폭력’ 예방이 잘 이뤄지고 있는 의견이 각각 12.6%, 10.6%에 그쳐, 폭력의 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수립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 10명 중 6명 “여성이라는 이유로 업무 기회가 오지 않을 때가 있다”

여성의 역할 및 인식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여성의 역할 및 인식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직장 내에서의 여성의 역할도 상당히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2.2%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업무적 기회가 오지 않을 때가 있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남성(49%)에 비해 여성(75.4%)의 동의율이 훨씬 높았다. 여성 스스로가 차별적인 대우를 많이 경험하거나 목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업무능력이 뛰어난 것은 부정할 수 없다는 의견(23.8%)이 매우 적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여성이라는 이유로 업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차별적인 행위인지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 여성 리더가 많지 않은 이유를 기회의 부족이 아닌 능력의 부족 때문이라고 바라보는 시각(23.6%)도 드물었다. 전체 10명 중 8명(80.4%)이 성차별에 대한 규제 및 법적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이런 차별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연령대에서 성차별에 대한 규제 및 법적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20대 79.6%, 30대 80.4%, 40대 80.4%, 50대 81.2%)은 비슷했다.

◇ 응답자 66.7% 무의식적으로 “여성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할 때 있다”


사회전반적으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의 역할 및 인식에 대한 평가 결과, 전체 10명 중 7명(67.9%)은 여전히 가정 내에서 남녀의 고정적인 성 역할을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과 관계없이 이런 인식(20대 70.4%, 30대 66.8%, 40대 65.6%, 50대 68.8%)은 비슷했으며, 남성(60%)보다는 여성(75.8%)이 가정 내에서부터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나눠진다는데 더욱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6.7%는 자신 스스로도 무의식 중에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나타날 때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무의식적으로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경우(20대 58.4%, 30대 66.8%, 40대 67.6%, 50대 74%)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스스로가 고정된 성 역할에서 자유롭지 못할 때가 많다(남성 61.2%, 여성 72.2%)는 것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또한 절반 가까이가 집안의 가장은 남자여야 더 든든한 느낌이 들고(52.6%), 남성보다는 여성이 가사 일을 더 잘하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49.2%)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 등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도 많았다. 10명 중 7명(69.1%)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여성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너무 획일적이라고 바라봤으며, 드라마나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너무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는 의견도 64.5%에 이르렀다.

◇ 남녀차별 근본 원인으로 ‘유교사상’과 ‘가정에서부터 고착화된 성 역할 인식’ 꼽아

한국사회에 남녀차별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근본 원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한국사회에 남녀차별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근본 원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이렇게 한국사회에서 남녀평등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뿌리 깊은 ‘유교사상’(48%, 중복응답)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가장 컸다. 몇 백 년 동안 우리나라를 지배해온 유교사상의 흔적으로 인해 여성 차별적인 문화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이런 생각은 연령이 높을수록(20대 42.4%, 30대 45.6%, 40대 49.6%, 50대 54.4%)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한 가정 내에서부터 고착화 된 성 역할에 대한 인식(43.3%)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강했다. 남성은 이래야 한다, 여성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어린 시절부터 가정 내에서 형성된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남성(34.8%)보다 여성(51.8%)이 훨씬 많이 공감했다.

그 다음으로는 남아선호사상이 남아있고(38.9%), 불평등을 개선하려는 사회의 의지가 부족하다(31.2%)는 의견과 함께 여성 스스로의 주체성이 부족하다(29.9%)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다만 여성의 의존적인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은 여성(23.2%)보다는 주로 남성(36.6%)이었다.

◇ 남녀 불평등 ‘결혼 및 출산 후의 사회생활 제한’을 첫손에 꼽아

한국사회에서 남녀평등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한국사회에서 남녀평등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한편, 한국사회에서 남녀평등문제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으로는 결혼 및 출산 후 여성의 사회생활이 제한되는 현실(76.8%, 중복응답)을 꼽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결혼과 출산 이후 경력이 단절되는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연령에 관계없이 결혼 및 출산 후 여성의 사회생활이 제한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20대 75.6%, 30대 78.4%, 40대 77.6%, 50대 75.6%)은 비슷했다. 다만 남성(66%)보다는 여성(87.6%)이 느끼는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큰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출산 및 육아문제에 대한 간섭(61.2%), 남성에 비해 적은 급여 수준(49.5%),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적 비하 발언(49.3%), 여성의 승진기회 제한(46.7%) 등을 통해서 남녀평등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무엇보다도 출산 및 육아 문제(남성 50%, 여성 72.4%), 여성의 낮은 급여수준(남성 34.2%, 여성 64.8%), 여성에 대한 성적 비하 발언(남성 37.4%, 여성 61.2%), 승진 기회 제한(남성 32.2%, 여성 61.2%) 등 모든 부분에서 남성보다는 여성 스스로가 차별을 크게 느낀다는 점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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