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공감] 10년차 보육교사, 제 아이는 이렇게 키워요
[엄마 공감] 10년차 보육교사, 제 아이는 이렇게 키워요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7.07.17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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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엄마공감 '노는 여자' 당선자 오윤주 씨

【엄마 공감】노는 여자(내가 흘린 땀은 다 어디로…?)
 
‘나’로 살던 내가 ‘엄마’로 성장하면서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 어디 털어놓을 곳은 없을까. 베이비뉴스는 엄마가 되고 성장해가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엄마 공감' 사연 공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엄마 공감'은 '나'가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른 엄마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된다. 엄마들의 꾸밈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 편집자 말


제가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집 환경처럼 만들어준 공간이에요. 매번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시면 아이가 정말 즐거워하고 다양한 능력도 발달된답니다. ⓒ오윤주
제가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집 환경처럼 만들어준 공간이에요. 매번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시면 아이가 정말 즐거워하고 다양한 능력도 발달된답니다. ⓒ오윤주


10년차 보육교사였던 저는 올해로 꼬박 5년째 전업주부로 살고 있습니다. 5살 아들과 3살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가정보육 하는 엄마입니다. 아이를 낳고 보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도 있지만,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도 하나둘씩 생기더군요. 직장도 계속 다닐 수 없게 됐고요. 나름 보육교사로서 자부심도 있었기에 아이를 잘 길러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집에서 편히 아이를 보는 게 아니냐면서, 자기도 집에서 아이를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건 모르시는 말씀이죠. 밀린 빨래에 집 안 청소, 아이들 끼니마다 산더미처럼 쌓이는 설거지…. 아이가 감기라도 걸리면 모든 집안일은 ‘올스톱!’ 되고, 바짓가랑이 붙잡고 늘어지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고 나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의자에 엉덩이 한번 대지도 못하고 지나가는 게 엄마들의 하루 일과니까요.


저는 집에서 그냥 노는 엄마가 아니라 ‘보육교사’였다는 것을 보여주겠노라 다짐했습니다. 첫째아들이 내성적이어서, 기관에 보내는 것보다 집에서 돌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내 아이를 위해 마음껏 펼쳐보이리라 마음먹었죠.


교사가 아이를 대하듯 늘 존대어를 쓰면서, 아이 방을 아이가 좋아하고 호기심을 가질 만한 공간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어린이집에나 있을법한 환경판을 만들어줬습니다. 하루 일과도 되도록 어린이집에서 이루어지는 커리큘럼에 맞추고, 하루에 한 번은 산책도 했죠. 아이가 좋아하는 숫자, 영어, 한글 쪽에 좀 더 폭넓은 발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구도 제시하고 함께 놀이도 해줬더니, 지금은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책도 술술~ 읽고, 영어로 간단한 의사소통도 가능할 정도입니다.


신체·정서적인 발달도 중요하기 때문에 계절마다 시골 할머니 댁에 가서 농촌체험도 하고, 야외 물놀이며 곤충채집, 토마토·고추·마늘 심기 등 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체험을 매년 하고요.


직장을 그만둘 당시엔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좌절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 아이를 이만큼 잘 기를 수 있었다는 것에 보육교사로서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됐고, 아이에게 엄마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 같은 선생님이 돼준 것 같아 지난 5년이 헛되진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앞으로 겪게 될 사회에서 잘 적응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하니 뿌듯한 마음도 들고요. 이제는 남편이나 시부모님께서도 두 아이를 잘 키웠다면서 인정해주시니 가정도 화목하고, 보육교사라는 직업에 자부심과 매력을 느낍니다.


내년이면 아이들이 기관에 입소해 그곳에서 하루를 보낼 텐데, 정말 기대가 되네요. 이제는 어린이집에 가고 싶은지, 자기가 먼저 보내달라고 말해서 정말 다행이다 싶고요. 저는 내년에 기관에 복직하게 되는데요, 제가 저희 아이들을 키운 노하우를 어린이집 학부모들에게 공유하고 자녀양육의 방향을 조금이나마 제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설렙니다.


어쩌면 전업주부들은 집이라는 틀에 박힌 공간 속에서 늘상 반복되는 일로 하루를 보내기 쉽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고 나름의 도전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발전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많은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시는 이 시대의 전업주부님들! 잃고 얻는 건 한 끗 차이인 것 같습니다. 엄마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한 것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 원고 모집 = 베이비뉴스는 엄마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른 엄마들과 공유하는 '엄마 공감' 사연 공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월 새롭게 제시되는 주제에 맞는 엄마,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임없이 풀어 놓아주세요. 매달 달라지는 주제는 베이비뉴스 네이버 포스트(http://post.ibabynews.com)에 공개됩니다. 아래 메일 주소로 엄마들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재미난 원고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사로 실어 널리 알리겠습니다. ibabynews@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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