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가 육상선수 될 때까지' 총력 지원하는 일본
'이른둥이가 육상선수 될 때까지' 총력 지원하는 일본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7.11.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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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른둥이 정책세미나서 일본 팔로우업 사례 발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생명 63빌딩 별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정책세미나 ‘이른둥이 지원 팔로우업 시스템의 구축’에서 마사키 와다 니가타대학교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기아대책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생명 63빌딩 별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정책세미나 ‘이른둥이 지원 팔로우업 시스템의 구축’에서 마사키 와다 니가타대학교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기아대책


병원과 지역사회가 연계해 산모와 이른둥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신생아 등록관리를 시행하고, 방문지도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지원을 확대해 이른둥이 부모가 져야할 부담을 사회가 초기부터 나눠지자는 것이 요지다. 이같은 팔로우업(follow-up) 시스템은 이미 일본에서 1980년대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른둥이 지원 팔로우업 시스템의 구축’을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기아대책 주최로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생명 63빌딩 별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세계 미숙아의 날인 11월 17일을 맞이해 열린 이번 세미나는 이른둥이의 양육 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남 의원을 비롯해, 심봉석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장,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 등 관계자뿐 아니라, 일본에서 마사키 와다 니가타대학교 교수, 요시히사 나가야마 니가타 시립병원 주산기 센터장이 참석했다. 일본은 병원과 지역사회가 연계해 출산 전후의 고위험군 산모과 이른둥이 아기를 관리한다. 두 전문가는 세미나에서 일본의 이른둥이 팔로우업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리고 지역사회와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를 각각 발표했다.


◇ 이른둥이 사망률, 출생 시점과 당시 몸무게 비례


와다 교수가 분석한 일본의 출산 상황은 한국과 비슷했다. 한 해 당 신생아 수는 250만 명이었던 1950년대와 비교해 절반 이상인 100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에 비해 이른둥이가 차지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2015년 기준 전체 신생아 중에서 2.5kg 이하 이른둥이 비율은 10%에 달했다.


일본의 영아 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지만, 이것은 이른둥이가 아닌 아기들 이야기다. 2015년 출생 후 4주까지 사망하는 영아 비율은 1000명 중 0.9명, 1년 후 사망 비율은 2.1명이다. 그러나 2000년부터 최근 10년간 연간 3000명 정도의 아기들이 1000g 이하로 태어난다.


체중과 출생 시기는 이른둥이 생존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010년 조사에 따르면 400g 이하로 태어난 극소저체중출생아의 53.3%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비율은 점차 줄어들어, 900g에서 999g 사이 아기의 사망률은 13%다. 22주에 태어난 아이들 사망률이 40%인 점과 비교해 28주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의 사망률은 3% 정도임을 확인할 수 있다.


1000g 이하로 태어난 아이들이 6세가 됐을 때 20% 정도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 조사인 2005년 자료에 따르면, 23.3%가 경계성 발달장애를, 19.8%가 발달지연을 증상으로 보이고 있다. 또한 이들의 60%가 일반 학교로 진학하지만, 와다 교수는 “극소저체중출생아의 대부분은 장애 학교를 가거나 자택에서 공부한다”고 덧붙였다.


와다 교수는 “일본은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2003년부터 1,500g 이하 출생아들을 등록하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는 32주보다 빨리 태어난 아이들을 등록하고, 이 아이들이 자라 1.5세와 3세가 됐을 때는 어떤 상태인지 팔로우업을 한다고 와다 교수는 설명했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는 이른둥이 아기들의 경향과 치료 방향을 수립할 수 있게 한다. 아이들은 태어난 시점이 이를수록 운동·언어·인지·적응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출생 시점 체중이 낮을수록 운동성도 떨어지고 장애 확률도 높다.


◇ 산전부터 성인까지 이른둥이 등록사업으로 관리한다


와다 교수가 설명하는 등록 사업의 최종 목표는 온전한 생존(intact survival)이다. 아이들이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등록 사업 이후, 자료를 기반으로 대응책을 짜고 있으며 신생아 사망률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강해진 아이들이 병원에 오지 않아 건강한 아이들의 비율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3세 이후 후속 점검 비율을 높이는 것이 이 사업의 과제”라고 평가했다.


이른둥이 관리 시스템은 일본 전역에서 아기가 세상의 빛을 보기 전부터 시작한다. 신생아중환자실(NICU)과 소아과가 협업해 각종 검사와 진료를 시행한다. 3개월, 4개월, 6개월, 1년, 1년 6개월, 3세 단위로 교토식 스케일(Kyoto Scale)발달검사를, 6세와 9세 때는 웩슬러 아동 지능검사(WISC)를 사용해 아이의 발달상황을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될 경우, 해당 문제를 관할하는 시설과 연계해 아이의 성장을 함께 지켜본다. 고위험군 아기들은 NICU 의사가 중심이 된다는 차이가 있다.


일본은 입원시설과 발달 지원 시설을 현(県·한국의 도(道)에 해당함)단위로 설치했다. 더 작은 지자체 단위에는 재활시설 통원치료와 가정방문 제도가 있다. 와다 교수는 이 시스템을 “지역과 연계해 아이들을 돌보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와다 교수는 “비용은 무료로 지원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충분치는 않지만 경제적인 지원도 있다”며 비용부담을 설명했다. 18세까지 대부분의 비용을 시(市)나 더 작은 지자체도 이를 보조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이 중에서도 뇌성마비를 앓는 아이들은 신생아부터 20세까지 총 3000만엔을 지원해주는 산과보조제도를 7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병원과 지역사회의 보살핌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성인으로 충실하게 생활하고 있다. 나가야마 센터장은 1987년, 25주차 740g으로 태어난 한 아이를 소개했다. 187일만에 퇴원을 한 이 아이는 망막증 때문에 시력이 떨어져 약시를 갖게 됐다. 맹학교를 다니면서 백내증 합병증과 발작을 가져 수술과 통원치료를 계속해야 했다.


꾸준한 관리 끝에 2009년 니가타 체육대회 장애인 육상에 출전해 200m와 100m에서 수상할 만큼 건강해졌다고 나가야마 센터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의 예를 보면서,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딘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며 “이 아이들을 팔로우 업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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