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만화', 다른 '등급'…시청연령 등급은 '고무줄'?
같은 '만화', 다른 '등급'…시청연령 등급은 '고무줄'?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7.12.18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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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보도] TV 만화영화 시청연령등급 누가 정하나 보니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채널마다 시청연령도 다를 때가 있어 난감하기도해요. 그리고 일본 애니멀포스 같은 프로가 7세 시청가능하다는 것도 보면서 이해 안갈 때도 있고요.” (아이디 son***)

"저거(시청등급) 누가 정하는 건지 심히 궁금합니다. 사람을 터트려 죽이고 찢어죽이고 그냥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는 드래곤볼은 12세 관람가, 만화 시작부터 입벌리고 죽은 시체가 나오는 명탐정 코난은 7세 관람가, 근데 웃기는 건 똑같은 만화가 시즌에 따라서 관람가 연령대가 바뀐다는 것이다." (아이디 화***)

지난달 29일, ‘다섯 살 아이는 ‘라바’ 못 봐요? 시청연령에 둔감한 부모들’이라는 기사를 통해 만화시청등급에 대한 문제점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에는 '시청연령등급 선정에 대한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건가요'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같은 만화지만 방송사별로 시청등급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김윤영 기자 ⓒ베이비뉴스
같은 만화지만 방송사별로 시청등급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김윤영 기자 ⓒ베이비뉴스

◇ 방송사마다 시청등급 다른 경우도 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시청등급 분류기준은 ‘주제’, ‘폭력성’, ‘선정성’, ‘언어사용’ 등 네 가지의 기준이었으나, 지난 3월 ‘방송프로그램 등급제 규칙’을 새롭게 개정하면서 '모방 위험'이 포함됐다. 하지만 방송프로그램 등급제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방송사의 인식 부족과 다소 추상적인 분류 기준으로 가정 내 시청지도 기준으로 활용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행 시청등급 기준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제시해주고 있다. 각 방송사는 이 기준에 맞춰 자율적으로 시청연령등급을 정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같은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각 방송사마다 시청연령 등급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만화채널을 이리저리 넘기다 보면 같은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연령이 달랐던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대표적인 만화가 ‘헬로 카봇 5’이다. 헬로 카봇 5는 KBS1에서의 시청등급은 7세 이상이지만 애니맥스에서는 전체관람가로 방영하고 있다. 또한 파워레인저 애니멀포스는 대교어린이TV에서는 7세 이상이지만, KBS KIDS에서는 12세 이상으로 방영하고 있다. 터닝메카드R의 경우는 KBS2에서는 12세 이상이지만 투니버스에서는 7세 이상으로 방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치링치링 시크릿 쥬쥬 12기 역시 JEL재능TV에서는 전체 관람이지만 KBS KIDS에서는 7세 이상이다.

만화시청등급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한석현 팀장은 “시청등급제가 실시된 지 오래됐지만 시대상황에 맞게 현실반영을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과거 지상파 만화영화의 경우는 오전에 많이 방영해주고 오후에는 덜 방영해주는 편이었으나, 요즘에는 오후 늦게도 편성돼 방영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팀장은 “현재 시청연령설정은 방송사별로 판단해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만화라도 시청연령이 다른 경우가 꽤 있는 편이다. 이러다보니 아이에게 만화시청지도를 해야 하는 부모입장에서는 만화를 보여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헷갈려 한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아이의 만화시청지도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새로운 시대에 맞게 어린이가 보는 프로그램에서만큼은 시청등급제 기준안을 명확히 설정해 각 방송사에 기준안을 제시하고 따르게 해야 한다”며 “여기서 방심위가 기준을 설정할 때는 각 분야의 전문가는 물론 현재 시청지도를 하고 있는 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 기준안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폭력성의 기준을 보면 전체관람가의 경우 타인에 대한 신체적 가격이나 무기류를 이용한 폭력표현이 없어야하며, 또 유혈이나 신체훼손 등의 표현과 성적 폭력행위가 표현되지 않아야 하는 기준을 담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폭력성의 기준을 보면 전체관람가의 경우 타인에 대한 신체적 가격이나 무기류를 이용한 폭력표현이 없어야하며, 또 유혈이나 신체훼손 등의 표현과 성적 폭력행위가 표현되지 않아야 하는 기준을 담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 현행 시청등급기준, 과연 현실적인 것인가

방송프로그램 시청등급제란 유해한 방송내용으로부터 어린이․청소년 시청자를 보호하기 위해 방송사가 방송내용의 유해성 정도를 감안해 ‘모든연령’, ‘7세이상’, ‘12세이상’, ‘15세이상’, ‘19세이상’ 중 한 가지로 분류하고 방송 중 표시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행 시청등급 분류기준은 ‘주제’, ‘폭력성’, ‘선정성’, ‘언어사용’, ‘모방위험’ 등으로 구체화 돼 있다.

'폭력성'의 기준을 보면 전체관람가의 경우 타인에 대한 신체적 가격이나 무기류를 이용한 폭력표현이 없어야하며, 또 유혈이나 신체훼손 등의 표현과 성적 폭력행위가 표현되지 않아야 하는 기준을 담고 있다.

7세 이상의 경우는 가상의 세계에서 이뤄지더라도 타인에 대한 신체적 가격이나 무기류를 이용한 폭력이 거의 표현되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표현되지 않아야 하며, 유혈이나 신체 훼손 등의 표현이 전체적인 맥락상 암시적으로 묘사되지 않아야 하는 기준을 담고 있다.

다음으로 '선정성'의 기준을 보면 전체관람가의 경우는 성적 내용과 관련된 신체 노출이나 접촉이 표현되지 않아야하며, 성적 내용과 관련된 언급이 표현되지 않아야 하는 기준을 담고 있다.

이어 7세 이상의 경우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가벼운 신체 노출이나 자연스러운 신체접촉만이 표현된 부분까지만 인정한다. 다만 성적 내용과 관련된 언급은 표현돼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모방 위험'의 기준을 보면 전체관람가의 경우 음주, 약물, 자살 등 어린이의 모방심리를 자극하는 표현이 없어야 하며, 범죄 수단과 흉기의 사용방법 등과 관련된 표현이 없어야 하며, 어린이 대상 집단 폭력이나 따돌림, 비행 행위 등의 표현이 없어야 하는 기준을 담고 있다.

7세 이상의 경우 전체관람가와 하나의 조항만 다르고 나머지는 기준이 같다. 다른 하나는 바로 '기타 위험한 행위 등 어린이 모방위험의 요소가 없거나 비현실적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방심위의 입장은 무엇일까?

방심위 관계자는 “시청등급기준에 대한 방송사와의 명확한 합의가 없는 점과 이를 비판하는 독자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방송장르별 분류기준을 완벽하게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심위 관계자는 “시청등급분류 등은 방송사의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방심위가 방송사가 지정한 시청연령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했을 때는 방송사를 상대로 시청등급 조정요구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조정요구를 권고했을 때 안 지킨 방송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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