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슈퍼맨이 아니다"...좋은 아빠의 기준은?
"아빠는 슈퍼맨이 아니다"...좋은 아빠의 기준은?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8.01.30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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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강박관념

아버지를 위한 부모교육 강의를 나갔다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옛날에는 아버지는 권위가 있고, 자식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는 정도의 교육이었는데, 요즈음에는 웬 외국의 아버지들까지 모델로 하는 아버지 교육을 받아서 아이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라고 한다는 것이다. 사회가 주는 아버지에 대한 기대감에 부담과 피로감을 느끼는 충분한 이유가 되는 말이었다. 유대인들의 부모(아버지) 교육과 퇴계 이황이나 정약용선생 등 전통적인 아버지 교육을 융합해서 부모교육을 하는 필자에게는 상당히 신선한 충격을 주는 말이었다.

오늘날 우리의 아버지는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일까? 도대체 어떤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이고, 우리는 왜 끊임없이 부모교육을 갈망하고 국가와 사회에서는 앞장서서 부모교육을 하고 있는 것일까?

TV속 좋은 롤모델로 등장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자괴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베이비뉴스
TV속 좋은 롤모델로 등장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자괴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베이비뉴스

◇ TV속 아버지 모습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아버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모 TV 프로그램이 있다. 육아에 어려움을 알아가는 젊은 아버지들의 좌충우돌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여행까지 다니는 내용을 곁들였다. 참으로 우리들하고는 거리가 먼 이야기들이다. 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프리랜서처럼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다. 하루하루가 치열한 전쟁터같은 무한경쟁시대에 좋은 아버지의 롤 모델로 등장하는 여유 있는,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버지는 어떤 부분에서는 자괴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TV 드라마에 나오는 아버지들의 모습은 경제력이 있고, 인품이 좋으며, 자식들을 배려하고, 따뜻한 능력 있는 아버지, 남자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회사 일보다는 가정이 우선이고,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뛰어와서 보살펴주는 그러한 남성상이 주인공들로 채워지고 있다. 말하자면 ‘슈퍼맨’과 ‘키다리 아저씨’를 합친 모습이다.

◇ 아버지 이전에 한 사람

먼저 필자는 ‘아빠는 슈퍼맨이 아니다’로 선언부터 하고 싶다. 아버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고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어쩌면 아버지라는 존재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보다는 책임을 지는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좋은 사회인이 돼야 한다고 마음 속 깊이 다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는 타인들의 잣대가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여기서 '나 다운 나' 즉 내가 기준이 돼야 한다. 매스컴에서 의도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모습들이다. 개성적인 모습이 없다. 그 사람다운 모습들이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아빠의 자리는 누구를 위한 희생의 자리가 돼서도 안 되고, 그로인해 자신의 삶이 사라져서도 안 된다.

슈퍼맨이 될 필요가 없는 자리가 아버지 자리이다. 아버지는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사회를 살아가야하는 자식들의 롤 모델이 돼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인간이 되고자 노력할 필요는 없다. ‘나’ 다운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므로 부족해 보인다고 하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잘 하고 있다는 소리이다. 만약에 조금 부족하다고 굳이 말을 한다면 그것은 가족들이 서로 보완을 해야 한다.

◇ 아버지다움을 보여주기

아내도, 아이들도 아버지를 도와 줄 수 있어야 한다. 참고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고 기대하는 바를 서로 말하면서, 할 수 있는 부분과 할 수 없는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부분은 기꺼이 하고, 할 수 없는 부분은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아빠를 도와줄 수 있는 아이들은 훨씬 더 자존감이 높아진다. 인간은 타인을 기꺼이 도와줄 수 있을 때 능력이 극대화된다. 가족끼리는 더욱 그러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된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그러한 기회를 만들어 주자. 완벽한 아버지가 아니라 아버지가 하는 일을 알고 있고,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 아이들이 아버지의 일에 대해서, 아버지의 삶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버지가 스스로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별 볼일 없는 일은 없다. 자신이 하는 일이 종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인지를 스스로 찾고 그 의미를 발견하게 되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가 있을 것이다.

나다움은 이렇게 내가 하는 일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서, 내가 가지는 사소한 취미에서, 나의 가정에서도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가능하다. 아버지의 자리는 슈퍼맨 되는 자리가 아니다. 나답게 사는 아버지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삶의 기쁨을 아이들에게 전해가는 아버지이다. 그런 아버지가 행복한 아이들로 키워갈 것이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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