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살아요
우리 아이는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살아요
  • 칼럼니스트 정봉균
  • 승인 2018.02.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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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건강꿀팁] 감기 유형별 예방과 치료법

Q. 아이들이 겨울철뿐만 아니라 일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살아요. 열이 나다가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하고 또 괜찮아졌다가 다시 또 감기에 걸리고... 감기를 이겨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한방에서 감기에 걸리는 가장 큰 이유는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한방에서 감기에 걸리는 가장 큰 이유는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은 일년내내 감기를 달고 사는가 하면, 요즘처럼 기온이 찰 때는 특히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을 많이 한다. 아이들 감기는 대개 열이 나는 것부터 시작한다. 열이 내리면 맑은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하며 이후 누렇고 찐득한 콧물로 바뀌고 가래 낀 기침을 하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콧물이 마르고 기침이 잦아들게 되는 것이 보통의 아이들이 경험하는 감기의 생로병사다. 그런데 환경이 점차 나빠짐에 따라 일주일 정도면 저절로 낫는 감기가 여러 가지 호흡기 합병증을 불러오는 사례도 많아졌다.

한방에서는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를 선천적으로 또는 후천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내 몸만 튼튼하면 환경의 제약들이 그리 큰 장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태 당시의 상태나 임신중 자궁 내 환경이 안 좋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선천 기운이 약해서 출생시부터 머리숱이 적고 성장발달이 더디며, 생후 6개월 이전에 첫 감기를 경험하게 된다. 반면에 이런 저런 영향으로 후천 면역이 약해진 아이들은 코감기에 많이 걸리고, 감기에 걸렸다 하면 입맛이 싹 떨어지고 설사나 구토와 같은 소화기형 감기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기 뒤끝에도 오랫동안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하며, 가래 낀 기침을 많이 한다.

한방에서는 아이들의 감기를 증상에 따라 유형별로 나누어 증상 치료는 물론 면역력을 키워 궁극적으로 감기를 이길 수 있는 건강한 바탕을 만들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가장 흔한 질병임에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감기. 대표적인 감기 유형별 특징과 원인, 한방적 대책 등을 알아둠으로써 현명하게 감기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보자.

◇ 감기에 걸리면 유난히 기침을 많이 해요

감기에 걸리면 유난히 기침이 잦은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대체로 소화기, 호흡기 등의 내부 원인이 약해져 기침이 시작되거나, 감기가 오래도록 낫지 않아 기침을 하는 경우다. 기침은 체내의 나쁜 기운을 밖으로 내쫓는 것이라 그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기침 뒤에 가려져 있는 질환을 구별해야 하므로 신중하게 관찰해둘 필요가 있다. 일례로 모세기관지염이나 천식으로 인한 감기의 경우엔 쌕쌕거리는 기침을 하게 되며, 후두염(크루프)일 때는 개 짖는 소리처럼 컹컹 소리가 나고, 기관 기관지염에는 쇳소리가 섞인 기침을 한다.

한방에서는 기침의 원인과 동반 증상, 체질과 전신상태 등을 고려하여 크게 기침의 원인이 되는 폐, 비(소화기), 신, 세 장을 위주로 치료하고 있다. 폐는 호흡을 주관하고, 비는 담이 만들어지는 곳이며, 신은 체내 음기와 양기의 근원이 되어 폐의 건조함이나 담(가래)의 생성과 관계되는 등 기침 치료시 가장 기본이 되는 장부이기 때문이다.

기침할 땐 이렇게! 기침이 심할 때는 무엇보다 푹 쉬게 해줘야 한다. 수분 배출이 많아지고 가래 배출에도 도움이 되므로 물은 많이 먹이는 것이 좋다. 아이의 기관지를 자극하면 기침을 더 심해지므로 집 안팎을 깨끗이 하고, 습도 역시 적절히 조절해준다. 그렇다고 완전 무자극 환경을 만들 수는 없으므로 평소 아이의 체력을 키워 기관지의 면역력을 키우는 데도 주력해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 규칙적인 운동은 그래서 기본이 된다. 

단, 음식이나 이물질이 기도에 걸려서 기침과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경우(특히 땅콩이 위험하다), 호흡곤란과 함께 입술과 손끝 등이 파랗게 변하는 경우, 고열이나 가슴의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기타 아이가 심하게 힘들어하는 경우에는 급히 진찰을 받아야 하며, 1개월 미만의 아기가 기침을 한다면 폐렴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 콧물, 코막힘이 심해요

아이에게 콧물이나 코막힘이 심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감기다. 이 밖에 알레르기 비염이나 코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세균에 감염되었을 때도 콧물, 코막힘이 심해질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폐나 대장의 기능이 약하거나 이상이 생겼을 때 콧물, 코막힘이 잘 생긴다고 본다. 특히 아이들은 폐 기능이 약해서 콧물, 코막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아이들은 기온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을 자주 보이며, 만성화되면 미간부터 콧등까지 부풀어있거나 눈 밑에 보랏빛을 띠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반면에 콧물, 코막힘 증상이 있으면서 변비나 설사를 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엔 대장 기능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장의 기능과 호흡기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의아해하는 분이 많겠지만, 한의학적으로 대장과 폐는 동전의 양면처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한 쪽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쪽에 영향을 주게 된다.

아이들은 특히 콧구멍이 작고 분비물이 비교적 많이 생기기 때문에 코가 쉽게 막히는데다 콧물, 코막힘이 오래될수록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되고 머리도 무거워지며 냄새를 잘 맡지 못하게 되므로, 이런 증상이 2주일 이상 지속될 때는 전문가와 상담하여 원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아이의 체질과 증상의 허실에 따라 폐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는 폐의 경락에 있는 풍열을 식혀주거나 위쪽에 뭉쳐있는 열기를 내려주고, 대장 기능 이상으로 변비가 있을 때는 대장의 열을 풀어주고 설사가 있을 때는 수분 흡수 기능을 도와주어 콧물, 코막힘 증상까지 함께 치료하고 있다.

◇ 콧물, 코막힐 땐 이렇게!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너무 덥게 하거나 직접 찬바람을 쏘이는 것도 해롭다. 간단한 마사지도 도움이 되는데, 두 눈 사이의 중간점(인당혈)을 약간 아픈 느낌이 들도록 검지 손가락으로 밀어올리듯 누르는 방법이다. 코를 너무 세게 풀게 해서도 안 된다. 코 점막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코와 귀가 연결되어 있어 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콧속에는 어느 정도의 콧물이 있어야 점막이 제 기능을 발휘하므로 콧물을 멎게 하는 약이나 뽑아내는 기구 역시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대추 15g과 감초 2g을 함께 달여 조금씩 떠먹여도 좋다. 민간요법에 자주 등장하는 감초와 대추는 특히 콧물이나 코막힘 등과 같이 염증이 있는 감기에 효과적이다.

◇ 심한 열이 나고, 잘 떨어지지 않아요

감기로 인해 열이 나는 것은 몸에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작용 때문이다. 항체가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체온이 올라가는 것이다. 자연 치유를 중시하는 한방에서 해열제를 자제하고 이틀 정도는 참고 결과를 지켜보라고 권유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발열은 감기 초기일 때 많이 나타나는데, 아직 감기를 일으키는 나쁜 기운이 피부 표피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 적당히 열을 내어 땀을 흘리면 감기의 나쁜 기운을 발산시켜 흩어버리는 효과가 있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타 먹어 땀을 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므로 아이가 열이 날 때는 열을 내리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발열의 원인을 찾아내고 그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감기로 인해 생긴 열을 아이 스스로 이겨낼수록 몸의 면역력 또한 높아진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두어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열이 심하지 않다면 굳이 약을 먹일 필요도 없다. 단지 탈수를 막기 위해 보리차 등을 수시로 먹게 하는 것으로 엄마의 역할은 충분하다. 물론 열이 39도 이상이면서 중이염이나 두통, 근육통 등으로 괴로워할 때는 해열제가 잠시나마 편안함을 줄 수 있다. 체온이 40.5도 이상이거나 열로 인한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에 해열제를 쓰는 융통성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방에서는 열이 심할 경우 원인이 되는 목과 폐의 사기(邪氣)를 빨리 내보냄으로써 열을 내리는 치료를 한다. 단, 허약한 아이들 중에는 몸 안의 양기를 갈무리하는 힘이 부족해서 허열(가짜 열)이 뜨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이때는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 아이가 열이 날 땐 이렇게 하세요

아이에게 열감이 느껴지면 우선 체온을 잰 뒤 열이 심하지 않다면 이불을 덮거나 옷을 약간 덥게 입혀서 땀을 내게 한다. 이렇게 해도 계속 열이 나고 힘들어한다면 옷을 벗기고 실내를 서늘하게 해준다. 열로 인해 탈수 증세를 일으키지 않도록 수분도 충분히 공급해준다. 보리×결명자차나 인동덩굴차를 물 대신 보리차 끓이듯 엷게 끓여 먹이는 것도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열이 38도 이상으로 심할 때는 옷을 완전히 벗기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닦아주되, 온몸 구석구석을 물이 흐를 정도로 흠뻑 젖은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닦아준다. 피부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체표면에서 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수건을 덮어두는 것은 오히려 하지 않음만 못하므로, 열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문지르듯이 닦아주어야 한다. 닭고기나 밀가루, 기름에 튀긴 음식 등은 줄이고 신선한 야채를 많이 먹인다.

◇ 가래가 심해요

어린 아이들은 기도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서 호흡기 질환에 걸리면 가래로 고생도 많이 한다. 가래를 잘 뱉지 못하는 데다 무의식중에 삼켜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가래를 삼켜도 큰 문제는 없지만 너무 많이 삼키면 소화장애를 일으키거나 토할 수 있으며, 가래가 너무 많거나 끈적끈적하면 아이가 힘들어할 뿐만 아니라 숨쉬는 데도 방해를 준다.

감기에 걸렸다 하면 유난히 가래가 많이 생기는 아이들을 한방에서는 폐에 습담(수분이 정체되어 생긴 노폐물)이 많이 쌓였거나, 찬 기운이 침입해서, 또는 습담과 열이 뭉쳐서 생긴다고 보고 있다. 가래의 모양을 보면 가정에서도 쉽게 원인을 짐작해볼 수 있는데, 대체로 가래가 많고 끈끈하여 잘 뱉을 수 없는 경우에는 습담이 폐에 쌓인 것이고, 가래가 묽거나 색이 희고 거품 같은 것이 섞일 때는 폐에 찬 기운이 침입한 것이다. 가래가 끈적끈적하면서 누런 색을 띨 때는 습담과 열이 뭉쳐서 그런 것이므로 이를 풀어주는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가래 심할 땐 이렇게!  가래가 많이 끓을 때는 무엇보다 아이를 편히 쉬게 하면서 물을 많이 마시게 해야 한다. 물은 가래를 묽게 하여 배출을 용이하게 한다. 실내의 습도를 약간 높게 유지하되 적절한 환기를 통해 지나치게 습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아빠는 담배 연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가래를 삭이는 약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잘 익은 배의 속을 파낸 후 잘게 썬 도라지 한 뿌리와 꿀을 채워넣고 유리그릇에 담아 1~2시간 정도 중탕한 배×꿀×도라지즙이 좋다. 도라지는 가래를 삭이고 기관지 점막의 염증을 없애며, 꿀을 전해질과 기운을 보충하고, 배는 폐의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가래의 배출을 돕기 위해서는 가래가 기관지의 한쪽으로 고이지 않도록 자주 돌려 눕히는 등 아이 자세를 바꿔주는 것도 좋다. 기침을 하면 가래가 쉽게 나오므로, 조금 큰 아이는 헛기침을 시켜보거나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세차게 내뿜는 방법도 활용해본다. 아이의 가슴과 등을 가볍게 통통 두드려 주는 것도 좋다. 단, 가래는 이물질을 내보내는 역할을 하므로 가래를 없애는 약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점막에 작용하는 약을 함부로 쓰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칼럼니스트 정봉균은 한의사로 현재 부산 함소아한의원에서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방 호흡기내과 석사, 한방 소아과학 박사이며 한방소아과 학회 정회원, 한방 내과 협회 정회원, 한방 알레르기 및 면역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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