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놀기만 하는데 정말 교육이 될까요?
아이는 놀기만 하는데 정말 교육이 될까요?
  • 칼럼니스트 김경란
  • 승인 2018.03.26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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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우리 아이] 놀기만 하는 아이, 괜찮을까요?

Q. 네 살과 여섯 살 된 형제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지 않는 날에는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두 아이가 놀아달라고 합니다. 저는 지치고 힘들어서 그만 놀았으면 좋겠는데요. 아이들은 하루 종일 지치지도 않고 아빠와 엄마에게 놀자고 보챕니다. 놀기만 하는 우리 아이들, 정말 괜찮은 것인지요? 그리고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요?

아이들의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호기심과 흥미에서 출발하고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허락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의 놀이를 격려하는 부모님의 정서적 지지이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의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호기심과 흥미에서 출발하고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허락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의 놀이를 격려하는 부모님의 정서적 지지이다. ⓒ베이비뉴스

A. 놀이는 영유아의 발달에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놀이를 통해 배우고, 놀이를 통해 가르쳐야 할 내용을 교육하고, 놀이하는 유아를 보면서 전반적인 발달을 평가하거나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유아는 놀이하면서 자신의 기쁨, 슬픔, 불안, 좌절, 질투, 공포, 분노 등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정서부적응이나 문제행동을 자연스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 아이는 놀기만 하는데 정말 교육이 이뤄지나요?

효과적인 학습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자발적인 동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놀이하는 영유아는 주변에서 호기심 있는 물건 등을 보고 자발적으로 놀이를 시작하고 놀이활동에 몰입해 호기심을 가지고 탐색합니다. 오죽하면 놀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신을 팔고 논다’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즉, 놀이는 영유아 스스로 시작하고 자신의 흥미와 수준에 맞춰서 몰입하는 학습의 초보적인 모습입니다.

영유아의 놀이활동은 유아 스스로 주변의 사물과 상황에 대해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갖고 자신이 주체가 돼 놀이를 시작하고 몰입하는 교육활동입니다.

◇ 미용실을 따라갔던 네 살 작은 아들은 어제도, 오늘도 미용실 놀이만 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면서 똑같은 놀이를 어제도 하고 오늘도 똑같이 반복하는 모습을 보셨군요. 그런데 아이들의 놀이상황을 조금 더 유심히 보시면 어제의 놀이와 조금씩 달라진 작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제는 미용실에 온 손님에게 묻지도 않고 마음대로 머리를 잘라주는 역할놀이를 하던 아이가 오늘은 고객의 역할을 하는 친구에게 “어떤 머리 모양을 하고 싶으세요”라고 묻기도 합니다. 오늘은 머리만 잘라주고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하던 아이가 오늘은 “00예요”, “거스름돈 00 여기 있어요”라고 경제적인 개념까지 확장해 놀이합니다. 유아들은 날마다 똑같은 놀이를 하는 것 같지만 놀이가 확장돼 더 많은 사회적 상황을 재연해봄으로써 놀이속에서 자연스럽게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사회 학습이 이뤄집니다.

◇ 여섯 살 큰 아이는 병원에 다녀 온 뒤에 날마다 의사선생님이 되어 병원놀이를 하네요

영유아는 놀이하면서 자신의 기쁨, 슬픔, 불안, 좌절, 질투, 공포, 분노 등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런 놀이과정에서 정서부적응이나 문제행동을 자연스럽게 치료하게 됩니다. 병원에 다녀 온 아이는 의사선생님께 주사도 맞고 쓴 약도 먹었습니다. 게다가 감기가 다 나을 때까지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먹지 말라고 주의사항까지 듣고 왔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병원진료는 모두 부정적인 기분을 경험하는 불쾌한 일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경험한 부정적인 배출하면서 불쾌한 기분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의사선생님이 돼서 감기환자에게 “아프지만 주사를 맞으면 감기가 빨리 나을거야”라고 말하면서 의사 선생님의 입장이 돼 보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유치원 놀이를 하면서 선생님이 돼 보고 가족 놀이를 하면서 엄마나 아빠가 돼 보면서 지시받던 아이가 아닌 지시하는 선생님이나 엄마, 아빠의 역할을 해보면서 평소 돼 보고 싶던 성인이 돼 ‘힘’을 체험하면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기분좋은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 아이들이 놀이할 때 부모는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

자녀를 유심히 살펴보면 주변의 어떤 상황이나 사물에 관심이나 흥미를 보이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봄나들이를 갔는데 지난 해 떨어진 낙엽 위로 뾰죽이 올라온 초록잎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작은 초록잎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 주변에도 똑같은 초록잎이 있는지 함께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또 초록잎인줄 알았는데 초록 봉오리 안에서 붉은 색 꽃잎이 조금씩 보여진다면 붉은 꽃이 무엇인지 함께 책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호기심 있는 멋진 그림이 있고 옆에 글씨가 쓰여진 광고판을 보았다면 글씨를 읽어주고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좋아하는 사물중에 똑같은 글씨가 쓰여진 것은 무엇이 있는지 찾아 볼 수도 있습니다. 친구의 신발에 쓰여진 숫자와 자신의 신발에 쓰여진 숫자를 읽어주고 신발의 크기를 알려주는 숫자이고 큰 숫자가 더 큰 신발이라는 의미도 알려줄 수 있습니다.

◇ 아이들의 놀이를 위해 특별히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아이들의 놀이를 격려하는 부모님의 관심과 열정, 그리고 충분한 시간만 있다면 준비가 다 됐습니다. 첫째, 아이가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살펴보십시오. 놀이의 출발은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보고, 만지고, 머무르는 것에서 시작 합니다. 둘째,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 들어주십시오. 아이와 놀이할 때 행동과 대화는 아이가 시작하고 아이가 주도해야 합니다. 셋째, 아이가 기어가는 개미를 바라보고 있다면 아이가 개미를 충분히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주십시오, 그 다음에는 개미를 충분히 관찰한 아이의 흥미가 사라지기 전에 아이와 함께 개미에 관한 책을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의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호기심과 흥미에서 출발하고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의 놀이를 격려하는 부모님의 정서적 지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경란은 현재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로서 예비 유아교사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의 교사, 원감, 원장으로서 현장에서의 경험을 부모와 공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자녀 발달에 대한 특성의 이해와 실제적인 양육의 솔루션을 제공하여 성공하는 우리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부모 지원을 위해 많은 부모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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