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안 먹으려고 하는 아이, 굶겨야 하나요?
밥 안 먹으려고 하는 아이, 굶겨야 하나요?
  • 칼럼니스트 마미정
  • 승인 2018.04.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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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육아 고민풀이] 밥 먹이기 힘든 아이

Q. 4세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점심시간에 밥을 먹는 것 같은데, 집에서는 너무 밥을 먹지 않으려 합니다. 밥을 먹을 때 잘 씹지 않고 오랫동안 물고 있다가 씹으라고 하면 많이 씹어서 삼킵니다. 어린이집 가기 전에 밥도 아주 조금 주는데 30분 동안 밥 먹느라 아침마다 전쟁을 치릅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아빠는 속이 터져 야단도 치고 하는데 소용이 없습니다. 주변에서는 굶기라고 하는데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밥 먹는 것을 싫어하는 건 아닌 것 같고 너무 속이 상합니다. 좋은 방법 좀 알려주세요.

아이들의 올바른 식사습관을 위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대처하는 부모님들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의 올바른 식사습관을 위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대처하는 부모님들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 부모에게 밥 먹이기는 필수지만 아이에게 밥 먹기는 필수가 아니에요

문의하신 내용은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부모에게는 자녀가 밥을 제 시간에 잘 먹는 것이 건강과 생명에 필수조건이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규칙적인 식사의 중요성은 필수조건이 아닙니다. 밥을 주니까 먹는 것이지 밥을 안 먹으면 건강이 나빠지고 몸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즉, 아이의 밥에 대한 인식과 부모의 밥에 대한 인식은 매우 다르며 무엇보다도 아이는 건강과 생존을 위해 밥을 먹어야 한다는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밥을 가지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 밥과의 전쟁을 통해 부모에게 원하는 바를 달성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 차이로 많은 가정에서 아침마다 아이와 밥과의 전쟁을 치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는 멀리 생각하지만 아이는 아주 조금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조금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 식사습관 개선 프로젝트에 도전하세요

일반적으로 아침 등원시간에 유아 프로를 시청하면서 밥을 먹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는 아이의 초점이 식사가 아니라 다른 곳에 맞춰져 있으므로 밥을 씹고 삼키는 행동은 잊어버리는 수가 많습니다. 즉, 아이는 밥을 먹는 것보다 다른 것이 더 재미가 있으므로 밥은 그냥 입에 들어 있으니까 습관적으로 씹는 것입니다. 특히 부모님의 심정에는 한 숟가락을 더 먹이고 싶어서 아이를 달래기도 하고 꾸중도 하지만 정작 아이에게는 밥 먹는 문제가 그다지 흥미있는 활동이 아니므로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이 경우 밥 먹는 시간은 20분 이내로 정하시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고 그 시간이 지나면 음식을 치우시기 바랍니다. 이 때 반드시 아이에게 “시계바늘이 어디에(예 : 숫자 5) 올 때까지 밥을 먹고 우리는 무엇을(예 : 어린이집, 놀이터, 마트 등) 할 거야”라고 말을 해줍니다. 처음에는 부모의 그러한 행동에 아이는 관심이 없겠지만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관성 있게 반복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이 있고 아이가 다른 날보다 밥을 빨리 먹더라도 시간이 되면 “시계바늘이 5에 왔으니까 밥 그만 먹고 ~해야겠다”라고 합니다. 점차 아이들은 자신이 밥을 늦게 먹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전혀 자신에 대한 배려가 없어진다는 점을 의식하게 됩니다.

특히 아이가 볼 때, “식사시간 끝났으니까 우리 아들이 남긴 반찬은 엄마가 먹어야겠구나”하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먹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는 울먹이기도 하고 “내 것인데 왜 엄마가 먹어요?”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이때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시계바늘이 5에 오면 식사시간 끝내고 다른 것 해야 하잖아”라고 차분히 반응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의 방식대로 아이의 반응에 계속 감정적으로 대응하시지 말고 일단 식사시간을 아이와 함께 정해 두고 그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철수하시고 이 경우 아이의 반응에 절대 감정적 대응은 자제하셔야 합니다. 그동안 그런 행동이 진행돼 온 기간이 길었다면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인내를 가지시고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 습관의 힘을 기억하고 함께 하세요

습관을 개선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습관은 그것이 좋던 나쁘던 이미 우리 몸에 적응해 우리 생각과 매우 친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제일 중요한 점은 아이가 일시적으로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마음을 놓으시면 안됩니다. 습관의 힘은 의외로 강하므로 아직도 이전 습관이 우리 몸과 더 익숙해져 있으면 언제든지 돌아가는 탄성이 매우 높습니다. 조금 좋아진 것은 개선이 아니라 아이가 일시적으로 흔들리는 과정이라 여기시고 아이가 스스로 “엄마, 아빠, 나 시계바늘이 5 될 때까지 밥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라고 할 때까지 도전하세요.

그래서 부모 모두 합동작전이 필요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가 한마음으로 단결하지 않으면 아이는 습관을 고치기보다 자신의 우군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려고 할 것입니다.

자! 지금부터 엄마와 아빠가 한마음돼 식사습관 개선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세요.

*칼럼니스트 마미정은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유아교육 석사와 아동복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년간 보육현장과 보육정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전국 육아종합지원센터 공통 부모교육 콘텐츠 개발 및 보급, 자녀양육상담, 어린이집 운영 컨설팅 등 영유아의 권리를 존중하며 함께 부모됨의 의미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저서로는 '보육학개론', '보육과정', '부모상담기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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