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시의원 후보 "화장실서 모유 먹이며 촛불 들었다"
싱글맘 시의원 후보 "화장실서 모유 먹이며 촛불 들었다"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6.04 15:35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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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엄빠후보] 부산 시의원 선거 구경민 후보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엄마아빠의 직접정치로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7세 이하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아빠로서 6.13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한 우리 동네 ‘엄빠후보’들을 소개합니다. - 기자 말

6.13 지방선거 부산 시의원 선거 기장군제2선거구(일광면·장안읍·정관읍·철마면)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구경민(만 38세)후보와 3살 된 딸 안나. ⓒ구경민
6.13 지방선거 부산 시의원 선거 기장군제2선거구(일광면·장안읍·정관읍·철마면)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구경민(만 38세)후보와 3살 된 딸 안나. ⓒ구경민

싱글맘, 세 살 된 안나를 혼자 키우는 엄마후보 구경민(만 38세) 후보는 6.13 지방선거 부산 시의원 선거 기장군제2선거구(일광면·장안읍·정관읍·철마면)에 출마했다. 부산광역시의회는 23년 동안 지역구의원 42석 전석을 보수정당으로 채워온 곳.

대통령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지지율 속에서도 지역구 내의 민심은 그동안 당선자들의 정당이 말해주듯 구 후보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구 후보는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종합병원 간호사, 보험심사 간호사 등 10년 넘게 일해 왔다. 부산 물만골 마을 도시빈민운동 10년, 이주노동자 의료봉사, 한진중공업 사태, 쌍용차 해고, 밀양송전탑 건립 반대 등 꾸준히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함께 서서 싸워왔다.

23년 동안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에서 배출되지 못한 지역에서 부산시의원에 당선돼 보육제도 개선과 한부모가정, 비혼모, 비혼부 출산 등과 관련해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것등 인식 개선을 위한 제도 마련에 힘쓰겠다고 나선 당찬 엄마, 구경민 후보와 4일 전화통화와 이메일로 이야기를 나눴다. 

Q.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싱글맘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지 150일쯤 지나서부터 혼자 아이를 키웠습니다. 당시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고 아이를 데리고 촛불집회를 다녔습니다.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싱글맘으로 겪는 보육제도의 허점과 큰 벽을 체감한 시간이었습니다. 아토피를 앓는 아이라 집회에 다니면서도 모유수유를 했습니다. 수유실이 없어 아이 젖을 먹일 때마다 냄새나는 화장실을 찾아다닌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납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이 마을과 이웃이 사라진 지금의 환경에서는 경제적 여유와 가족의 지지가 없이는 버거운 일입니다. 사회와 제도가 도와줘야 합니다. 어린이집을 보내더라도 오후 4시면 하원 하는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있는 다른 가족이 없는 경우 엄마는 일할 수 없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보육제도, 적당한 삶의 수준이 유지되는 가정에만 도움을 주는 기울어진 제도, 제가 나서 고치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Q. 선거운동을 하시면서 ‘엄마후보’가 아니었다면 겪지 못했을 특별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30대 여성,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모든 육아맘과 육아대디를 대표해 출마했습니다. 정치가 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을 기대하거나 허점이 많은 보육정책을 정치인이 바꿔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치로 제도를 바꿀 수 있다’, ‘정치로 제도를 바꾸고 제도가 바뀌어야 사회 구조가 바뀐다’는 생각으로 당장 저와 같은 육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엄마아빠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이 가장 힘들고 어렵습니다.”

6.13 지방선거 부산 시의원 선거 기장군제2선거구(일광면·장안읍·정관읍·철마면)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구경민(만 38세)후보가 유세차량을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구경민
6.13 지방선거 부산 시의원 선거 기장군제2선거구(일광면·장안읍·정관읍·철마면)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구경민(만 38세)후보가 유세차량을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구경민

Q.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현재 부산시 또는 지역구인 기장군의 출산·보육 관련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지역구인 정관읍은 부산에서 출산율이 매우 높은 지역 중 하나입니다. 지역의 특성상 부산시의 중심과 거리가 멀고, 약간은 고립된 곳이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기가 힘든 지역적 특성이 있습니다. 대부분 가정이 남편의 직장이나 사업을 위해 정관 신도시로 이사를 하고 엄마는 커리어를 포기한 채 육아에 전념합니다. 일하고 싶어도 실질적 소득 대비 지출을 따졌을 때 실익이 별로 없어 가정과 일 양립을 포기하게 됩니다. 전업맘들이 대부분인 우리 지역은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지낼 수 있는 문화시설이 매우 부족해 아이를 데리고 놀 수 있는 지역 시설 보완이 시급합니다.

싱글맘으로서 더 크게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만 한부모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인정을 위한 의식변화가 꼭 필요합니다. 부산이 보수적인 곳이다 보니, 결혼하지 않은 비혼모, 비혼부에 대한 편견이 심한 편입니다. 제도적 변화 없이는 인식 개선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지역에서 실제로 아이를 돌보고자 하는 중년층, 노년층과 라포를 형성하고 연계해 아이들의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지역구(일광면·장안읍·정관읍·철마면)의 엄마아빠를 위해 준비한 공약은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공동 직장 어린이집 확충,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당장 재원의 부족으로 한계가 있어 이곳 산단지역에 있는 여러 기업을 연계하고, 시·군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공동 직장 어린이집을 확충하려 합니다. ▲좌광천 생태하천 복원, 정관읍을 흐르고 있는 좌광천의 수질을 최상급으로 끌어올려 물고기, 개구리가 살고 아이들이 물놀이할 수 있는 생태하천을 복원하려 합니다. 신도시의 특성상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서 있지만 정작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하천을 복원해 자연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다수의 소극장 신설, 부산 시내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지역 내에서 공연, 문화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고, ▲안전한 먹거리 제공, 친환경학교급식 체험활동 및 학교 내 텃밭 운영, 학부모 친환경 급식모니터링단을 구축해 아이들에게 안전한 급식 제공 및 식사의 즐거움을 체험토록 하겠습니다.”

Q. 현재 지역(일광면·장안읍·정관읍·철마면)의 엄마아빠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관에는 의료폐기물소각장이 있습니다. 신도시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설립된 폐기물소각장이라 현행 규정상 강제 이주는 불가합니다. 그러나 초반 의료폐기물소각장을 허가할 당시 악취유발에 관한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후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소각장 인근 아파트 단지에 의료폐기물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의 수준이 여름철엔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부산시와 기장군과 함께 환경영향재평가를 통해 악취 유발의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려 합니다.”

Q. 보수적인 정치색이 짙은 부산 지역에서 만만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셨는데 자신만의 돌파 전략은 무엇인가요?

“진정성 아닐까 합니다. 부산은 23년 동안 광역시의회의 지역구의원 42석이 모두 보수정당으로 채워졌습니다. 단 한 번도 민주당 또는 진보정당에서 지역구의원을 배출해낸 적이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의회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지난 촛불정국 이후우리 시민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시의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아시고, 견제와 감시기구로서 기울어진 운동장은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아시기에, 진정성 있게 주민 한분 한분을 만나다보면 반드시 진심이 통할 것으로 믿습니다.”

Q. 마지막으로, 당선된다면 ‘이것만은 반드시 해내겠다’, 반대로 ‘이것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 하는 것 각각 한 가지씩만 약속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아이 엄마다 보니 보육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시의원으로 당선된다면, 절대 지역주의, 연고주의에 얽매여 눈치 보며 일하지 않겠습니다. 설령 그것이 제 주변과 마찰을 일으킨다할지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어떤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밀고 나가겠습니다.”

[제보를 바랍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엄빠후보'를 찾습니다. '7세 이하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아빠로서 직접 선거에 출마한 엄빠후보들을 베이비뉴스에 소개해주세요. 이메일 :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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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e**** 2018-12-24 10:50:35
진짜 우리 나라에서는 아이 하나 키우기가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현실적인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목소리 내 주고,하다보면.. 언젠가는 우리 나라도 바뀌겠지요!! 응원하겠습니다!

borite**** 2018-12-22 11:25:11
육아, 보육뿐만 아니라 간호전문분야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수 있겠네요~! 언제나 파이팅 입니다!

ha**** 2018-12-21 18:34:21
아이와 힘들게 선거운동도 함께하시고 존경합니다!
지지받으신 만큼 힘내세요~ 항상응원하겠습니다

woghk**** 2018-12-20 23:15:37
싱글맘들 모두 대단하고 존경합니다!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so**** 2018-12-20 19:15:58
모든 싱글맘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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