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온종일학교, 교사들 거부감 때문에 안 된다?
초등 온종일학교, 교사들 거부감 때문에 안 된다?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6.23 13:3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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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저출산·고령화 포럼,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의 대응’ 주제로 열려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21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제5차 저출산고령화 포럼,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의 대응 '출생자 30만 명 시대, 미래학교는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1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제5차 저출산고령화 포럼,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의 대응 '출생자 30만 명 시대, 미래학교는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는 이미 예고된 시나리오다. 그러나 어떻게 이 변화에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결국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맞춰 교육 환경과 시스템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 동시에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된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 공백 문제 해결 또한 시급하다.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의 대응 문제’와 관련해 논의하고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교육부 공동 주최로 21일 서울시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출생자 30만 명 시대, 미래학교는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주제로 제5차 저출산·고령화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 패널로 참석한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소장은 “초등학교 교육이 저출산 원인 중 하나가 되는 이유는 자녀의 초등학교 교육에 대한 부담과 걱정 때문”이라며 “초등교육이 어떻게 달라지면 저출산 경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정규학교와 방과 후 센터가 결합한 ‘온종일학교’ 시스템을 제안했다.

자녀 교육문제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위해서는 초등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국가와 학교가 지원하는 시스템이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현 소장은 구체적 방안을 예를 들어 상세히 설명했다. 초등학교를 2원적 체제로 오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는 정규학교, 오후 3시 30분부터 7시까지는 방과 후 센터 체제로 운영하자는 것. 학생과 시설에 대한 모든 관리 책임도 2원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제안했다.

방과 후 센터 활동은 학교별로 100개 이상 클럽활동을 개설을 주문했다. 지적탐구클럽을 비롯해 스포츠, 음악, 미술 등 교양분야, 그냥 놀기 등 자녀가 저녁 6시 30분 혹은 7시까지 안전한 곳에서 교육적으로 유익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또래 친구들과 더 많이 어울릴 수 있고 학교에 다니는 대부분의 학생이 이와 같은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는 학교를 만든다면, 사교육 부담뿐 아니라 교육의 질 변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효과까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이 제안은 한 번에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하교 시간을 3시로 늦추는 제안은 학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돌봄 교실 운영을 활성화하는 맥락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일차적으로 초등 교사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기자는 ‘왜 저학년 수업 종료시간을 연기시키는 게 어려운지, 왜 선생님이 저항 하고, 온종일학교 추진에 장애물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소장은 정규학교와 방과 후 센터가 결합한 ‘온종일학교’ 시스템을 제안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소장은 정규학교와 방과 후 센터가 결합한 ‘온종일학교’ 시스템을 제안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에 대해 이현 소장은 “선생님들이 애들 빨리 집에 보내고 싶어서 그렇다. 조금 더 (아이들과) 있는 걸 견디지 못한다. ‘온종일학교 장애물이 뭐냐?’ 책임소재를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게 필요하다. ‘시설, 안전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주면 풀릴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장덕호 상명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는 민간 기업이 아니다. 사회가 바람직한 시스템을 만들어 학교에 싹 집어넣으면 이게 굉장히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굴러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학교는 학자들이 얘기하는 제도화된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학교를 감싸 안고 있는 제도와 규칙은 법령으로부터 온다. 이것들이 다 매개가 돼 있는 조직이다. 예를 들면, 교원은 교원인사법에 의해서 교육과정은 교육과정법, 안전, 생활지도는 안전 생활 관련 법률 등 교사들에겐 하나하나가 부담이다. 불확실한 상태에서 교육청에 던지면 교사들은 명쾌한 이해가 안 되니 무조건 방어적 자세에서 제도를 들여다본다. 학교는 다른 조직과 영 다른 조직이라 그렇다”고 덧붙였다. 

반면, 구정화 경인교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논의를 하면서도 초등학교 1·2학년 시간을 비교해봤더니, 우리나라 학생 수업 수가 적긴 하다. 늘리는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현재 있는 학교 조건을 변화시키지 않고 예산 투자, 인적 투자도 없이 그 안에서 그냥 늘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 교수는 “교사들 입장에서는 준비하지 않은 상태해서 하라고 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조건이 변화되려면 재정이나 지원 등 변화 방향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하라는 자체가 그게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OECD 교육지표를 보면 2013년 기준 한국 초등학교 수업시수는 연간 632시간으로 OECD 평균인 802시간(최고는 캐나다로 919시간)보다 훨씬 짧다. 전 학년이 같은 시간에 마치는 나라들이 다수인 가운데 학년별로 수업시수가 다른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다. 한국은 1·2학년 560시간, 3·4학년 657시간, 5·6학년 725시간이다. 

◇ 독일의 전일제학교 …강원도교육청 ‘놀이밥 공감학교’

송수경 강원도교육청 교육과정과 장학사는 강원도교육청이 올해 40개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놀이밥 공감학교’ 사례를 소개했다.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송수경 강원도교육청 교육과정과 장학사는 강원도교육청이 올해 40개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놀이밥 공감학교’ 사례를 소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독일 전일제 학교 사례를 소개했다. 독일 전일제 학교는 주당 최소 3일, 7시간 이상 수업, 2003년 이후 연방정부 주도의 투자 프로그램 ‘교육과 돌봄의 미래’에 힘입어 2015년 전체 학교의 65%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양질의 교육과 학부모의 교육부담 분담, 교육 불평등의 완화, 개별적 발달 촉진, 수업 방식의 개선 등의 효과가 있었다. 반면 부모의 교육권 침해, 교사의 부담 증가, 학생의 자유시간 감소와 수업부담 증가 등의 단점으로 꼽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강원도교육청이 올해 40개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놀이밥 공감학교’가 학교 놀이시간을 100분 확보해 놀 권리를 보장하고 하교 시간을 오후 3시로 연장해 돌봄공백을 해소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송수경 강원도교육청 교육과정과 장학사는 “시기상 방과후 학교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놀이밥 공감학교’가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는 사실 돌봄공백 해소 효과가 없지만 하반기에 서두른다면 내년부터 저학년 경우, 3시까지 학교에서 돌봄 공백을 해소하면서 놀이 원리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송 장학사는 “3시 이후 아이들이 놀이를 더 원한다면 안전요원이 있는 상태에서 놀이와 자연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후는 안전에 대한 책임이 이원화돼서 방과후 센터와 지역사회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은 놀이가 균형적인 아동발달의 필수 요건임에 주목해 학교 교육과정 일과 운영 시 놀 시간과 다양한 놀이 경험, 놀이 공간을 제공해 행복한 어린이로 성장시키고자 2015년부터 ‘친구야 놀자’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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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jp**** 2018-06-30 23:56:23
좋은방안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poren**** 2018-06-28 19:22:16
앞으로의 출산율에 많은 영향을 끼칠것같아요..
신중을 기해서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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