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태어난 뒤, 큰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요
동생이 태어난 뒤, 큰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요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18.07.2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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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작은아이는 떼쟁이, 큰아이는 징징이가 됐어요

Q. 서열 정리를 위해 주로 큰아이 편을 들어줬는데, 그 부작용인지 작은아이는 떼쟁이, 큰아이는 ‘징징이’가 됐습니다. 싸울 때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싸우는 과정을 두고 혼내야 하는지 결과를 두고 판단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큰아이가 동생을 해코지하는 것은 동생이 미워서가 아니다 ⓒ베이비뉴스
큰아이가 동생을 해코지하는 것은 동생이 미워서가 아니다 ⓒ베이비뉴스

A. 큰아이는 엄마 앞에서는 동생을 잘 돌봐주는 듯하다가, 잠시 얼굴을 돌리면 동생을 꼬집고 때리는 경우가 많다. 늘 큰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동생이라고 특별히 더 사랑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큰아이가 동생을 해코지하는 것은 동생이 미워서라기보다는 자신에게 향했던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동생이 빼앗을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부모는 실제로 알게 모르게 동생을 편애한 것은 아닌지, 어린 동생을 돌보느라 큰아이에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형이나 언니로서의 역할만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원할 때 일부러 말썽을 피우기도 한다. 어린 동생이 잘못되면 부모는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고 곧 자신에게 관심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큰아이는 동생이 태어나면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밀려나 외톨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낄 뿐 아니라 부모에게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때로는 무시당한다고 느낀다. 더 나아가서 동생과 비교해서 자신이 엄마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게 되면 엄마와 연결이 약해지고 있다고 믿게 된다.

◇ 뇌과학적 의미

런던대학교의 제키(S. Zeki)는 인간이 사랑을 느낄 때와 증오를 느낄 때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fMRI검사를 했다. 그는 피검사자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과 증오하는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고, 각각의 경우에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 되는지를 알아봤다.

피검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볼 때나 증오하는 사람의 사진을 볼 때 모두 뇌의 피각(putamen)과 섬엽(insula)이라는 부위가 활성화됐다. 피각은 육체적 행동을 취하는 데 관여하며, 섬엽은 질투와 같은 고통의 감정에 관여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사랑을 느낄 때와는 달리 증오를 느낄 때에는 이성적 능력이나 판단능력에 관여하는 전두피질(frontal cortex)이 함께 활성화된다는 것이었다. 질투라는 것도 하나의 감정이기 때문에 변연계와 편도체가 활성화 된다. 그리고 섬엽이 부정적인 감정을 관찰할 것이고, 전전두엽이 질투를 객관적으로 판단을 하여 이들 부위가 활성화 된다.

중요한 것은 질투의 감정 때 전두대상피질의 통점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이다. 질투를 심하게 하면 할수록 통증은 심하다. 뇌의 이 부위는 갈등과도 연관이 있으며,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나 감정적 고통을 느낄 때나 모두 활성화되고 특히 사회적으로 고립될 때도 활성화된다. 질투를 느낄 때, 아픔을 느끼는 통점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또 첫째 아이가 부모한테 야단을 맞으면 둘째가 고소한 기분을 느끼는데, 그 이유는 변연계의 측좌핵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측좌핵이라는 부위는 보상을 담당하는데, 첫째가 야단맞아서 기분이 좋으면 보상을 받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질투의 뇌
질투의 뇌 ⓒ김영훈

◇ 양육 솔루션

▲모든 가능한 변화는 동생이 태어나기 몇 개월 전에 미리 조금씩 만들어주자. 예를 들어 아기의 방을 동생에게 줘야 할 경우라면 출산 몇 개월 전에 미리 옮겨주거나 큰 침대로 바꿔줘야 한다.

▲동생이 태어난 후 큰아이를 돌봐줄 수 없다면 동생이 태어나기 몇 개월 전부터 큰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자.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일 경우에는 아빠는 큰아이와 함께 놀아줘 똑같이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야 한다. 엄마 아빠가 자신과 동생 모두를 똑같이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한다.

▲큰아이의 어릴 때 사진이나 비디오를 통해 동생과 똑같이 목욕시켜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먹여줬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여의식을 느끼도록 해줘라. 동생의 기저귀를 갈 때 큰아이한테 기저귀를 가져오게 한다든지, 우유병을 가져오게 한다든지 해서 어린 동생과 큰아이를 연결시킬 수 있게끔 하여야 한다. 동생은 아직 어려 잘 보살펴야 할 존재고, 형이나 언니로서 동생을 돌봐주는 것은 의젓하고 대견한 행동이라고 격려해준다.

▲형, 동생을 강조해서 순위에 맞는 자기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마라. 뭐든지 동생보다 빨리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수 있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좌절감이나 열등감에 빠질 수 있다.

▲사소한 일이라도 형과 동생을 비교하지 마라. 아이가 잘못을 했을 경우에도 큰아이나 동생과 비교해서 야단치지 말고 아이가 잘못한 것 자체만을 가지고 얘기해야 한다.

▲칭찬할 때도 비교하지 마라. 아이를 칭찬할 때 비교하면서 칭찬을 하면, 칭찬받는 아이에게도 깊은 상처를 준다. 칭찬받지 못한 아이의 상처야 말할 것도 없다. 결국 둘은 성인이이 돼서까지 상대를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때리거나 꼬집거나 콧구멍에 이물질을 넣는 등 몸에 가하는 행동은 단호하게 제재하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모른 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엄마가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으면, 대부분의 큰아이들은 동생을 못살게 구는 행동을 그만둔다.

▲감정은 읽어주되 괴롭히는 행동은 엄격히 다스리자. 예를 들어 큰아이가 쌓아놓은 블록을 동생이 망가뜨렸을 경우, 큰아이에게 “네가 멋지게 지은 성을 동생이 부숴서 화가 났구나.” 하고 마음을 다독여주고 이해해주되, 그로 인해 동생을 때리거나 동생의 것을 똑같이 망쳐놓는 행동을 묵인해서는 안 된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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