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의지의 문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의지의 문제"
  • 정리 = 신세연 기자
  • 승인 2012.05.30 14:4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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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논리로 접근해서 풀 수 있는 문제 아냐 부모들이 투표하면 보육정책 바꿔낼 수 있어

[데스크가 만난 사람]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국회의원

 

19대 국회 임기가 30일부터 시작됐다. 임산부들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이번 국회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힘을 쏟을 새로운 인물들이 19대 국회에 적지 않게 입성했기 때문이다. 평생 여성운동가로 살아온 남윤인순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을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미래여성센터에서 만났다. 오랫동안 여성운동을 해온 만큼 저출산정책과 보육정책의 현안에 대해 꿰뚫고 있고, 그 대안까지 갖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국회의원은 19대 국회 안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저출산, 보육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 의원은 겸임 위원회로는 여성가족위원회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국회의원은 19대 국회 안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저출산, 보육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 의원은 겸임 위원회로는 여성가족위원회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대담 진행 = 소장섭 편집국장

 

소장섭: 먼저 축하드린다. 여성운동가로 활동하시다가 제도권 정치 안으로 들어오시게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남윤인순 :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여성단체연합에 있으면서 국회의 여러 입법활동이나 정책활동에 개입해봤기 때문에 경험을 토대로 국회에서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문제에 대해 제도적으로 입법이나 정치활동을 할 수 있겠다 싶다. 또 그들의 문제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야지 않나 책임감도 느낀다.

 

소장섭 :  여성노동 및 여성시민운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한 인물이 국회의원이 돼 많은 이들의 기대가 크다. 보좌진을 꾸리고,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세우느라 바쁘실 것 같은데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

 

남윤인순 : 직업적인 정치인이 아니고 시민운동가였기 때문에 앞으로 의정활동을 할 때도 시민들과의 소통 속에 이뤄져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활동했던 여성단체, 시민단체 등과 미팅을 많이 하고 있다. 계속 요구했던 입법과제들에 대한 의견도 듣고 있다. 같이 일할 보좌진을 구성하고 거의 완료단계에 있다. 우선은 국회에 들어가면 포항에서 당선된 김형태 사퇴 결의안을 당론으로 정해 결의안을 내려한다. 또 초선의원들 중심으로 '민생현장을 달리다' 모임을 만들어 민생현장을 살피는 일정도 있다.

 

소장섭 : 19대 국회 개원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당 내에서 어느 정도 역할분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상임위에서 활동할 계획인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어느 상임위를 염두에 두고 계신지 궁금하다.

 

남윤인순 : 상임위는 보건복지위원회를 희망하고 있다.

 

소장섭 : 상임위 배분과 관련한 이야기가 당 내에서 오가고 있는가?

 

남윤인순 : 공식적으로 아직 요청은 없다. 의사표시를 하도록 돼 있는데 희망사항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건복지위원회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보좌진이나 비서관도 보건복지위를 염두로 꾸리고 있고, 겸임위원회로는 여성가족위원회를 생각하고 있다.

 

소장섭 : 국회의원은 법안을 만들거나 바꾸는 역할을 하는데, 시민사회 운동을 많이 하셔서 알겠지만 결국 법과 예산 문제로 귀결된다. 상징적인 의미가 될 수 있는데, 첫 번째 법안을 추진한다면 어떤 법안 추진할 계획인가?

 

남윤인순 : 올해는 대선이 있어 입법 활동 기회가 많이 주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법안으로 무엇을 낼 것인가는 이것저것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 정하지는 않았다. 보좌진과 논의하고 있다. 일단 역점을 두고 생각하는 1호 의안은 김형태 사퇴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정하는 것이다. 18대 국회 때 성사되지 않은 성평등기본법을 전부 개정하는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

 

민생현황으로 본다면 최근에도 문제가 됐지만 이혼가정의 양육문제가 있다. 특히 배우자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을 때 대지급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 문제도 여러 번 법안이 나와 검토된 바 있는데, 실효성을 갖추기 위한 방안도 나와 있어 그 부분을 정리해 추진해볼까 검토 중이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도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다. 이 문제는 단기적 해결될 부분은 아닌 것 갖고, 좀 더 검토해야할 부분이 많다. 안을 갖고는 있지만 단지 법을 만드는 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될 부분이라고 본다. 무엇을 1호로 할 지는 대선과제와 관련해서 판단하려고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소장섭 : 현 정부 들어서 사실상 국공립어린이집에 거의 예산 책정 안하고 하는 상황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고 서울시에서 그나마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려는 모습이 보인다. 정부는 공공형어린이집을 도입해 국공립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최근까지 나온 정책을 봐도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의지가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남윤인순 : 공공형어린이집은 민간어린이집에 공공형이라는 모자를 씌운 것에 불과하다. 모자를 씌워 보육교사 지원이나 환경 개선 등에 지자체 예산을 지원하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민간어린이집은 법인도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다. 보육수요자들은 공공형이라 해서 보육의 질 관리가 될까 끊임없이 회의가 들 것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서울형이나 창원형 같은 어린이집이 있다. 그러나 좀 더 좋은 모델은 시가 직접 운영하는 창원형 같다. '서울형어린이집'이라고 하려면 그야말로 시립형이어야 한다. 그래야 부모들이 봤을 때 ‘지자체가 관리를 책임지고 하는 구나’라고 생각한다. 민간어린이집에 맡겨놓고 몇 가지 매뉴얼에 따라 운영하면 이름을 붙여주는 것일 뿐이다. 서울형, 인천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진정한 공공적 어린이집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다양화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지자체 예산이 부족하면 정부가 예산을 100% 지원해주고, 자립할 수 있는 곳은 시립형이나 도립형으로 짓는 것이다. 점검을 해보니 국가 예산을 지방한테 배분하는 방식의 틀부터 바꿔야 되겠다 싶었다.

 

국공립이라고 해도 기존의 120명 정원 규모의 대형시설이 아니라 준중형 형태로 지어도 된다. 지역사회의 많은 공공자원 등을 활용해 국공립어린이집을 지으면 다양하게 할 수도 있고, 예산이 많이 들지 않아도 된다. 서울형, 인천형 등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지자체나 정부가 책임질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

 

소장섭 : 사실상 현 정부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하는 문제를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으로만 치부하는 것 같다. 지역사회 유휴시설을 활용할 수도 있고 적은 예산으로 다양한 방법들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은데 시도도 하지 않고 있다. 공공형어린이집도 적은 예산으로 민간어린이집을 활용해 국공립어린이집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남윤인순 : 예산의 문제는 아니고 의지의 문제다. 공공형어린이집과 관련해서도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민간어린이집과 가정어린이집은 계속 자영업 비슷하게 확충이 됐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 공급과 지역 수요에 맞게 조정해야 된다고 본다. 공급이 과잉인 곳은 국공립어린이집만 확충하고, 민간 및 가정 어린이집을 허가해주는 부분은 지역의 수요와 공급을 점검해 조절해야 된다고 본다.

 

기획재정부는 어린이집을 시장 원칙으로만 이야기한다. 그러나 보육은 시장 원칙이 절대 안 된다. 보육은 싼 곳을 찾아가고 이런 것이 아니라 거리도 생각하고, 관계도 생각해야한다. 시장논리로 선택할 수 없다. 기재부는 자꾸 시장원칙에 의해서 서비스가 낮으면 퇴출되고 서비스가 좋으면 살아남는다고 하는데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질 나빠도 가까운 어린이집을 가야한다. 먼 어린이집을 가려면 그만큼 아이들 통학버스 이용하느라 위험하고 여러 문제가 있다. 가깝고 안전하고 질 좋은 곳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것이 부모 입장인데 계속 공급자 입장에서만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문제다.

 

또 모두 국공립어린이집을 세울 수는 없으니 민간어린이집에 대해서는 무상보육을 확대는 하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달체계에 대한 점검 없이 그냥 예산을 넣게 되면 보육단가만 무상보육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보육단가 외의 비용을 많이 지불하고 있다.

 

보육교사에 대한 인건비도 제대로 상정하고, 표준보육단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에 근거한 무상보육이어야 한다.

 

보육단가 이야기를 하면 시설장들은 투자비가 얼마네 하고 말하는데 그 문제도 정리가 돼야 한다. 정부지원을 받으려면 그런 부분을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보육만 운영하는 작은 규모의 ‘보육법인’이다. ‘법인’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기는 하지만 보육은 개인재산화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보육학계 한 원로격 교수님도 내 의견에 동의를 하셨다.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 어린이집에 무상보육을 넣는 방식은 표준보육단가나 전달체계가 문제가 있다. 무상보육을 확충하려면 전달체계에 정비 없이 가서는 안 되며 체계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한국여성단체연합 출신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국회의원은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한국여성단체연합 출신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국회의원은 "여성운동 과정에서 입법활동이나 정책활동에 개입해봤던 경험을 토대로 국회에서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소장섭 : 보건복지부 편제를 보면 저출산정책 쪽이 있고, 보육정책 쪽이 있다. 하지만 육아정책은 없다. 가정에서 키우는 아이에 대한 관심보다는 시설을 보내 키우는 아이에 대한 관심만 있는 것 같다. 중앙정부의 구조 점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남윤인순 :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대통령산하로 격상됐다. 원래 보건복지부 장관 산하에 있었는데, 보건복지부 장관 산하에서는 조정이 안 된다. 국무총리 산하든 대통령 산하든 업무조정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

 

보육과 관련해서 교육, 주택, 노동 등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종합해서 조정해야 하는데 그동안 조정체계가 없었다. 양육수당, 돌봄서비스 등 개별부서별로 산재돼 있는 부분에 대해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나의 생각은 0~5세 취학 전 아동문제다. 취학 전인 5세 미만까지의 양육지원 시스템은 범부처 차원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육문제는 기본적으로 서비스다. 수당 등으로 해소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 수당으로 하려면 기초적으로 아동수당을 도입하는 게 맞다. 아동수당은 아직 우리나라에 도입이 안됐지만 노령연금처럼 소득하위 80% 선까지 지급한다든지, 전 계층으로 한다든지 해서 기본으로 지급해야지 현재의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또한 가정에서 육아휴직의 형태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육아휴직의 범위에 들어갈 수 있는 계층이 제한돼 있다. 기본적으로 나는 육아휴직은 0세부터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0세 연령층이 일과 가정 양립이 가장 힘든 연령층이니 적극 도와야 한다. 특히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정부가 영아 서비스 등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 다음 보육서비스로는 공공어린이집을 늘려가고, 육아정보도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 공동육아나 품앗이 육아 등 다양한 형태의 육아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보육은 서비스로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보육과 교육에 대해 교과과정 통합을 하면서 유아교육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 같다. 부서간의 역할 분담이 중요한데, 이 부분 역시 고민을 해서 정리가 돼야 된다고 본다.

 

소장섭 : 큰 틀에서 저출산 문제를 비롯해 보육, 육아 정책을 잘 풀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인상적이다.

 

남윤인순 : 저출산 문제는 보건복지부 한 부처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가족부, 국토해양부 등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방안 논의 중에 공공임대 주택을 지을 때 기본적으로 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이 나왔지만 쉽게 안됐다.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개인한테 위탁하는 형식이지만, 정부가 개인이 시설에 투자한 부분을 보전하면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을 가져올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특별법과 같은 법을 만들어 그 연계점을 찾아 점검하자는 의견인 것인데, 민간어린이집이 지역사회에서 굉장히 세력화 돼 있기 때문에 많이 어렵다. 나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라 이 문제에 대해서 이해관계를 떠나서 부모와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풀어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그런 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보육과 관련한 시민패널을 운영하려고 한다.

 

소장섭 : 지난해 예산안에도 없던 무상보육 예산이 끼워 넣어졌다.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여러 지자체는 몇 개월 만에 예산이 부족하다며 무상보육 중단을 선언했다. 또한 기존 양육수당도 아동수당 등에 대한 고민 없이 만들어 진 것이라 부모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무상보육이라는 큰 과제를 실현하면서 준비가 부족했다고 본다. 기존 육아휴직 체계와 연동해 해결해야 될 과제가 아닌가 싶다. 특히 육아휴직에 대한 문제는 기업에서도 바뀌어야 하겠지만 현재 제도적으로 마련해놓은 것도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12개월을 유급으로 휴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하다보니 복직했을 때 업무를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육아휴직 중인 여성들에게 지속적으로 업무에 대한 정보가 제공돼서 가정에서도 업무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같이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남윤인순 :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일단 고용보험 가입자다. 문제는 많은 여성들이 고용보험 미가입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고용보험 가입자 중에서도 눈치가 보여서 사용을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해결방법으로는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에 대한 대체인력 지원이 있다. 지금 시행되고는 있다.
대체 인건비 지원도 하고, 육아휴직자가 복귀할 때 업무를 따라갈 수 있도록 업무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적응기도 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스템적으로 더 보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용보험이 가입돼 있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눈치 안보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한 달이라도 남성들이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해야 한다. 이는 양성평등문화를 만드는데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났었지만 남성들이 육아체험을 하는 것은 사회 문화를 바꾸는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최소한 공공부문이라도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1달 동안 의무적으로 강제하자는 의견도 있다.

 

소장섭 : 관련 법안에 대해 지난해 민주당에서 추진했던 것으로 안다. 현재 법적으로 보면 부모가 번갈아 2년 동안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돼 있다. 현실적으로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남성의 육아휴직 기간을 법에서 정한 것보다 낮은 수준에서 의무화하는 것이 역효과를 내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남윤인순 : 아버지 의무 육아휴직은 아직 제도화 되지는 않았다. 물론 남성도 번갈아가면서 쓸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그러나 남성들은 육아휴직제도를 잘 쓰지 않는다. 육아휴직기간 동안 임금대체비율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임금대체비율이 조금 올라가기는 했지만 임금대체율이 너무 낮으니까 남성들은 잘 안 쓰게 된다. 우선은 남성이 육아휴직을 쓸 경우 임금 대체율을 좀 높여주자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가 요청하는 것은 평균 50%까지인데 좀 더 파격적으로 높여주자고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또 역차별이다. 당사자나 기업가들, 남성 근로자들과의 상당한 논의가 필요한 일이다.

 

여기까지는 법적보호를 받는 입장인거고, 사실 육아휴직에 관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계층이 더 많다. 여성들 중 비정규직은 고용보험 가입률이 낮고, 아예 가입대상이 안된 경우가 많다. 이런 계층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인데 고용보험 재정으로 다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국가가 고용보험을 가입하도록 유도해야한다. 중소기업은 고용보험 가입을 잘 안하니까 대납을 해준다든지 해서 고용보험을 가입하게 해 고용보험 가입 비율을 높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본다.

 

또한 비공식 부분에 있는 사람들은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안 된다. 그런 사람은 1년 동안 육아휴직을 한다고 했을 때, 육아휴직에 필요한 여러 서비스를 정부가 지원해야지 않을까 싶다. 이 경우 똑같이 평균 임금 대체금액을 줄 수 없지만 아이 키우는 동안 해당 여성이 육아휴직을 하고 다음에 복귀한다는 것이 전제된다면 그 기간 동안 일정 정액의 금액을 지원해야한다고 본다. 그게 양육수당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방법은 최후의 방법이다. 근본적으로 고용보험 가입을 유도해 근로자성을 갖는 사람에 대해서 육아휴직을 지원하는 방식이 맞다고 본다.

 

소장섭 : 유럽 쪽을 보면 유급 육아휴직 기간이 3년인 곳도 있다. 유급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남윤인순 : 유급 육아휴직이 12개월인데 18개월로 늘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나는 그러기 전에 육아휴직 중 임금대체율을 높이며 기간도 늘려야 된다고 본다. 선진국은 아이 수에 따라 점점 늘기도 한다고 알고 있다.

 

소장섭 : 남녀 역할을 구분하는 것은 아닌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와 엄마와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유럽 일부 국가들을 보면 3년 정도는 엄마가 직접 집에서 키울 수 있도록 육아비용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고, 그 이후 직장 복귀도 문제가 없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가?

 

남윤인순 : 학자에 따라 그에 대한 의견이 각각 다르다. 양육자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많다. 독일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 인구가 늘지 않고 여성은 양육자로만 남게 됐다. 그래서 독일도 정책을 바꿔 아버지 육아할당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늘리는 것과 보육서비스를 같이 늘려야 한다.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면 수당을 주는 방식은 전체적으로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한다. 자기 소득도 늘지 않고, 그 사회의 성평등 지수도 올라가지 않는다고 한다. 육아에 돈은 계속 들어가는데 성평등 지수는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금으로 지원을 받다보면 한계가 있다는 것으로 육아휴직 사용기간을 늘릴 수는 있지만 유급기간을 많이 늘리는 것은 좋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가급적 어린 아이가 애착관계를 형성할 때 부모가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부모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 할머니가 될 수도 있고, 대리 양육자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론적으로 대리양육자에게 키워진 아이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지는 않다.

 

소장섭 :  최근 정치권이 혼란스럽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임산부들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어서 한 말씀 부탁드린다.

 

남윤인순 : 지금 당연히 시선이 곱지 않을 것 같다. 민주통합당도 지난 총선 때 유권자를 바라보고 정치를 했다기보다 각자 자기 배지 다는 거에 급급한 선거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국민들이 질타해주셨다. 그 부분에 대해 겸허하게 받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통합진보당은 진통의 과정이라 본다. 당 내 발생한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미 국민들이 속속 알게 됐으니 국민의 시각에서 문제를 풀어야지, 당내의 논리로 풀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올해는 대선이 있다. 지난 4~5년 동안 국민들이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겪어왔다. 국민들은 새로운 정책과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생각하면 자기네 내부에서 소란스러운 것들은 가라앉혀야 한다. 그 논쟁만 할 수 없다. 규명하는 것은 시간을 갖고 해결하더라도 비상한 마음으로 몸을 낮춰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베이비뉴스의 주 독자층인 20~30대 그 계층이 사실 가장 심각한 민생의 문제를 갖고 있다. 일자리, 보육, 교육, 주택문제 등등. 이 계층의 표심이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 한 표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한 표 행사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생각하지 말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표를 바꿈으로써 반값 등록금이 실현된 것처럼 실질적으로 보육정책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권 보기 싫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유권자로서 각 정당이 어떤 정책으로 내 삶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시고, 정말 제대로 정책을 내고 있나, 지킬 수 있는 사람인가를 봐야할 것 같다. 정책은 모두가 낼 수 있지만, 정책을 지킬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사람이 당에 참여하고 있나 잘 보셔서 한 표를 행사하셨으면 좋겠다.

 

단지 투표하는 날만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전에 대선 후보를 가릴 때부터 모바일로도 참여할 수 있고, 평소 정책에도 개입할 수 있으니 많이 참여해주시길 바란다. 참여만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이든 참여를 해주십사 부탁드린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뚜벅뚜벅 외길 걸어주길' 평생을 여성운동가로 살아온 그녀가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국회 안에서도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뚜벅뚜벅 외길을 걸어주길 바라는 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뚜벅뚜벅 외길 걸어주길' 평생을 여성운동가로 살아온 그녀가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국회 안에서도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뚜벅뚜벅 외길을 걸어주길 바라는 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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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j**** 2012-05-30 22:00:00
앞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이 더욱 많이

slc**** 2012-05-31 00:10:00
정말
정말 투표하면 바뀔 수 있

sid**** 2012-05-31 11:01:00
확충 절실해요
대기자 있는 어린이집. 급한 맞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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