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선 미혼 한부모… "한 분 한 분이 주인공 됐으면"
무대에 선 미혼 한부모… "한 분 한 분이 주인공 됐으면"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10.17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청소년 미혼 한부모 뮤지컬 ‘HeShe태그: 그와 그녀의 태그’ 오세혁 연출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오는 18일 첫 공연을 앞둔 창작 뮤지컬, ‘HeShe태그: 그와 그녀의 태그’의 오세혁 연출을 만났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18일 첫 공연을 앞둔 창작 뮤지컬, ‘HeShe태그: 그와 그녀의 태그’의 오세혁 연출을 만났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배우들이 자기 인생의 해시태그를 이야기했고 거기서 나온 이야기들로 뮤지컬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인생 해시태그에 나온 이야기들을 계속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담겨 있어요.”

18일 첫 공연을 앞둔 창작 뮤지컬, ‘HeShe태그: 그와 그녀의 태그’의 오세혁 연출의 말이다. 청소년 미혼 한부모의 삶을 그린 뮤지컬로 대본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했던 청소년 미혼 한부모들이 전문 배우들과 함께 배우로 무대에 선다.

CJ나눔재단의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로 엄마로서 당당한 삶을 살기 위한 자존감 회복과 미혼 한부모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자 기획된 이번 공연. 지난 10일 오후 2시 배우들이 연습 중인 서울 혜화동 동양예술극장을 찾았다.

오세혁 연출을 만나 ‘HeShe태그: 그와 그녀의 태그’ 공연과 관련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 “엄마 배우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된다면 함께하면 좋겠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맹연습 중인 배우들과 오 연출.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맹연습 중인 배우들과 오 연출.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Q. 이번 뮤지컬, ‘HeShe태그: 그와 그녀의 태그’는 어떻게 준비하게 되셨나요?

“저는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 공연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전공자도 아니었고요. 저도 집에서 혼자였고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우연히 연극 한 편을 봤는데 너무 감동을 받아서 ‘저렇게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다음부터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까 열심히 살게 되고 하루하루 힘들어도 버티는 힘이 되더라고요. 꿈을 꾸게 되니까요.

어머니들이 배우로 서고자 했을 때, 제가 공연으로부터 받은 게 있고 고마운 게 있기 때문에 제 생각이 났어요. 이분들이 지금 열심히 살고 계시고 수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 하나 또 배우로 섰을 때,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보탬이 된다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 매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배우분들이 가장 즐겁겠지만 저는 오히려 연습하면서 옛날 생각이 나서 더 즐거운 게 있어요.”

Q. 이 뮤지컬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직접 참여하시는 (엄마) 배우가 다섯 분, 나머지는 전문 배우예요. (미혼 엄마들이랑) 얘기를 쭉 나누면서 다섯 분이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 한 가지 주제로 묶어서 전달하는 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분 한 분이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가 들었던 이야기 중에 제게 와닿는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대본으로 정리해서 15분씩 단막 뮤지컬 네 편으로 구성했습니다.”

Q. 원래 직업이 배우가 아닌 분들이 포함돼 있잖아요. 연출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었어요?

“제가 첫날 얘기했어요. '서로 인정을 하자. 서로에게 처음이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엄마들은 처음 배우를 하겠다는 어려움이 있는 거고, 전업 배우들은 엄마들의 삶에 대해 모르잖아요. 모르기 때문에 접근이 조심스러울 수 있어요. 서로 처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엄마들은 솔직하게 부담스럽지 않게 우리에게 얘기해주면 저 또한 솔직하게 대본을 써서 보여주고요. 수정해 나가고요. 잘 되고 있다고 봐요.”

Q. 준비 기간은 얼마나 됐어요?

“7월부터 정기적으로 만나서 이야기 나눴고, 각자 삶을 열심히 살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 노래 연습까지 한 건 한 달 정도 잡았어요.”

Q. 미혼이시고 아이를 낳아 키워본 적이 없으세요. 대본 쓰는 데 어려움이 있진 않았어요?

“저는 어렸을 땐 엄마는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달라고 하면 다 사줄 수 있을 줄 알았고, 하고 싶다고 하면 다 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고 잊고 있었어요. 공연을 준비하면서 ‘내가 어렸을 때 이렇게 했고, 엄마가 그래서 힘들었고, 내 앞에서 내색을 안 했구나. 엄마가 그것 때문에 힘들었겠구나. 어렸을 때 내가 잘 몰랐구나’, 제 어렸을 때 입장에서 작업했어요.”

◇ “엄마 배우도 관객도 서로서로 위안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 연출은 이 공연을 통해 엄마 배우도 관객도 서로서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오 연출은 이 공연을 통해 엄마 배우도 관객도 서로서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Q. 공연이 18일부터 21일까지예요. 횟수가 너무 적은데요, 추가 공연도 하실 계획 있으신가요?

“이외에도 예정된 공연이 좀 있어요. 제가 짧은 단편 옴니버스로 만든 이유도 순회공연을 많이 다니고 싶어서예요. 어떤 행사에 공연할 기회가 생기면 1~2시간 긴 공연은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주어진 시간에 맞춰 2~3편씩 짧게 하면 되니까요.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Q. 공연 전에 배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남은 시간 동안 계속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저는 알고 있거든요. (엄마 배우들이) 연습실 오기 전까지 어떤 준비를 하고, 아이들을 어떻게 맡기고, 공부하고, 일하고… 할 일을 다 하고 오는 건데 여기 와서까지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공연 올라가는 날까지 즐겁게 하고 싶어요.”

Q. 공연을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보시면 좋을까요?

“각자 처한 삶에서 힘든 지점은 모두 달라요. 저 또한 제가 힘들었던 것들을 공연이라든가 꿈을 꾸면서 이겨내고 버틴 게 있어요. 살면서 ‘그렇기 때문에 힘들지 않겠구나’라고 얘기해 주는 사람은 없었고, ‘그거 하면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많았어요. 그때 이해가 잘 안 됐거든요. '내가 열심히 하고, 꿈을 꾸고, 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고 왜 힘들 거라고만 할까?' 하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엄마) 배우분들도 과거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즐겁고 행복한 분들이에요. ‘지금 힘들지 않나?’ 물론 힘들겠죠. 그렇지만 ‘지금 무엇이 행복해?’라고 물어봤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이 공연을 통해서 그런 질문을 하고 싶어요. 관객분들도 마찬가지로 누구나 힘든 게 있지만 우리가 ‘오늘 하루를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는 이유가 있구나’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Q.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어떤 건가요?

“메시지보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요. 이 배우들이 무대에서 오랜 시간 열심히 노력해서 공연을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분들의 이야기와 상황을 넘어서서 자신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공연을 보러온 나도 시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꿈꾸는 어떤 게 힘들었던 것이 있을 수 있는데, 서로서로 위안이 됐으면 좋겠어요. '무대 위에 있는 저들도 용기를 내서 저렇게 하고 있으니 나 또한 공연장 밖을 나서면 즐겁게 해야지'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서로서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Q. 추후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이번에 네 편을 선보이는데 정기적으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계속 공유해서 9편, 10편이 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늘어나서 서울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공연을 준비해 이어갈 수 있도록 대본이 공유되고 공연으로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오 연출은 정기적으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계속 공유해서 9편, 10편으로 늘어나 서울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공연을 준비해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오 연출은 정기적으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계속 공유해서 9편, 10편으로 늘어나 서울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공연을 준비해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