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 다섯 살에 수린이가 태어났습니다. 수린이가 태어난 날 저녁, 아빠와 수민이는 동생을 보러 병원에 다녀갔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병원 화단에서 꽃을 보고 수민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별이 떨어져서 꽃이 됐어요!”
아빠는 하늘 한 번 쳐다보고 꽃 한 번 쳐다보기를 반복했습니다. 수민이 말대로 하늘의 별과 병원 화단의 꽃이 쏙 빼닮았습니다. 활짝 핀 꽃 한 송이 앞에 멈춰서서 한참을 들여다보다 수민이가 다시 말했습니다.
“아빠! 별이 떨어져서 동생이 됐어요!”
활짝 핀 꽃을 보고 막 태어난 동생 생각이 났나봅니다. 아빠는 수첩을 꺼내 얼른 그날의 대화를 기록했습니다.
아빠!
몰랐어?
꽃은 원래 별이었어.
아빠!
몰랐어?
별은 원래 꽃이었어.
별이 떨어져서 꽃이 된 거야.
- 별과 꽃, 유수민(5세)
여덟 살 수민이가 컴퓨터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별이 바로 꽃이 되는 그림입니다.
수민이는 동생이 태어난 날에 지은 동시 ‘별과 꽃’에 꼭 맞는 그림을 그려서 동생에게 주었습니다. 언니의 동시와 그림 때문이었을까요? 네 살 수린이는 정말 별과 꽃을 정말 정말 좋아했습니다.
다섯 살 수린이가 그린 ‘별을 보러 갑니다’입니다. 그림에서 수린이는 언니와 별나라에 놀러갔습니다. 별나라 하늘에는 별이 많습니다. 하늘에서 별 비가 후두둑 쏟아집니다. 떨어진 별 빗방울이 꽃이 되어 피어납니다.
매년 마지막 날이면, 수린이네 가족은 특별한 밤을 준비합니다. 집 안 모든 불을 끄고 식탁 위에 작은 초 하나를 켭니다. 온 가족 모두 모여 앉아 한 명씩 돌아가며 한 해를 돌아보고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을 이야기합니다. 다가올 새해에 하고 싶은 일을 말합니다. 일곱 살 마지막 날과 여덟 살 마지막 날, 수린이는 같은 새해 소망은 말했습니다.
1. 별 보기
2. 꽃구경
3.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매년 별 보기를 첫 번째 소망으로 꼽는 수린이를 위해 ‘천문대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밤에 수린이는 별을 보러 갑니다. 열 살 수린이는 별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무척 궁금합니다.
*칼럼니스트 김정은은 글 쓰는 엄마입니다. 다년간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은 경험을 담은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2016)과 엄마와 두 딸의 목소리를 담은 「엄마의 글쓰기」(2017)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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