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타트는 '조용한 혁명'… 유아기 독서는 문화 권리"
"북스타트는 '조용한 혁명'… 유아기 독서는 문화 권리"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8.10.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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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국·태국·콜롬비아·일본 참가 '2018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하고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은 한국, 태국, 콜롬비아, 일본 등 각국의 ‘북스타트’ 현황과 과제를 다뤘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018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은 한국, 태국, 콜롬비아, 일본 등 각국의 ‘북스타트’ 현황과 과제를 다뤘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 북스타트의 목표는 태어나는 모든 아기에게 무상으로 북스타트꾸러미를 제공함으로써 사회 육아 지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기회의 편차와 불평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장치를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북스타트는 독서진흥이라는 가치보다 모든 사회는 아가들을 잘 키울 책임이 있으며, 이는 부모의 책임임과 동시에 사회의 책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2018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는 한국의 북스타트 운동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북스타트’는 공공도서관에서 아기들에게 그림책이 든 가방을 선물하는 운동이다. 그림책을 매개로 아이와 부모가 지적, 정서적 교감을 하고, 책 읽는 가족의 문화를 만드는 지역사회 육아지원 운동이자 독서문화 진흥운동이다.

북스타트 운동은 '아기에게 책을'이라는 모토로 1992년 영국 버밍햄에서 300명의 아기들을 참여시켜 시작한 시범사업이다. 영국의 전직 교사이자 도서관 사서였던 웬디 쿨링(Wendy Cooling)이 생후 첫 건강진단을 받으러 보건소에 오는 아이들에게 그림책이 든 가방을 무상으로 선물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이 운동은 시작됐다. 이후 일본, 한국, 태국, 대만, 미국,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콜롬비아 등 전 세계로 확산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하고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주관한 2018 북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은 한국, 태국, 콜롬비아, 일본 등 각국의 ‘북스타트’ 현황과 과제를 다뤘다.

먼저 ▲일본의 경우 ‘북스타트 재팬’의 시라이 테츠 대표가 2000년부터 시작된 ‘일본 북스타트 운동의 18년 이야기’를 ▲콜롬비아 ‘푼다렉투라(Fundalectura)’의 디아나 카롤리나 레이 퀸테로 전무이사는 2003년에 시작한 ‘콜롬비아의 북스타트, 그 조용한 혁명’을 ▲태국 ‘타이비비와이(Thaibby)’의 쑤타팁 탓차야퐁 부대표는 2005년부터 전국 모든 아이들에게 책 꾸러미를 배포한 ‘태국 북스타트’를 ▲한국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의 안찬수 상임이사는 인류사회 공통의 공공사업으로서의 ‘북스타트의 가치와 의미’를 주제로 발표했다.

◇ "북스타트의 목표, 아이들에게 책을 나누는 기쁨을 체험하게 하는 것"

시라이 대표는 북스타트를 도입한 첫해인 2000년에는 시행률이 1%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에는 10%로, 그 다음 해에는 18%, 26%, 31%의 시행률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시라이 대표는 북스타트를 도입한 첫해인 2000년에는 시행률이 1%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에는 10%로, 그 다음 해에는 18%, 26%, 31%의 시행률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먼저 일본 시라이 대표는 영국의 북스타트에 대해 1999년 처음 알게 된 후 2000년부터 일본 도입에 박차를 가해, 북스타트재팬의 설립부터 오늘날까지 18년 동안 북스타트 운동이 일본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밝혔다.

시라이 대표는 일본 북스타트 운동의 18년간의 성과에 대해 “북스타트를 도입한 첫해인 2000년에는 시행률이 1%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에는 10%로, 그 다음 해에는 18%, 26%, 31%의 시행률로 성장했다”며 “현재는 전국 1732개의 지방자치단체 중 1032곳에서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북스타트는 보건소에서 실시된다. 영유아의 건강검진을 위해 모인 모든 아기들에게 북스타트 책꾸러미를 제공하고 있다. 구성품으로는 그림책 두 권, 양육자가 아기들과 그림책을 즐기는 데 유용한 조언을 담은 소책자, 아기를 위한 도서관 카드 신청서, 그림책 목록, 지역의 육아 지원 서비스에 관한 안내물 등이다.

시라이 대표는 일본의 북스타트 운동의 성과는 ‘과정’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기의 건강검진 과정에서 책에 대한 관심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 지역에서 태어난 아기와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하게 된다. 참가율도 여러 지역에서 95%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의 북스타트 운동의 특징은 여러 행정기관과 민간기관이 파트너십을 통해 북스타트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시라이 대표는 “처음에는 관계를 구축하는 데 힘들었으나 모두의 협력을 통해 아기와 양육자들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며 “모든 아기의 행복을 위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서로의 연대와 협력이 굳건해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라이 대표는 “북스타트는 읽고 쓰기를 가르쳐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며 “북스타트의 목표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책을 나누는 기쁨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북스타트 운동 시작 후 부모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태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난 2003년에 북스타트를 처음 도입했다. 총 5개 지역의 106개 가구가 북스타트 운동의 시범 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태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난 2003년에 북스타트를 처음 도입했다. 총 5개 지역의 106개 가구가 북스타트 운동의 시범 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태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난 2003년에 북스타트를 처음 도입했다. 총 5개 지역의 106개 가구가 북스타트 운동의 시범사업 대상자였다.

태국 대표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쑤타팁 탓차야퐁(Suthathib Thajchayapong) '어린이를 위한 도서 재단'(ThaiBBy) 부대표는 “처음 태국의 북스타트 운동은 빈민가의 가난한 아이들과 복지시설에 있는 아이들이 그 대상이었다”며 “교육의회 사무총장실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하게 된 태국 북스타트의 시범 사업 연구 방식은 쉽고 단순했지만,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태국 북스타트 운동은 효과적이었다. 이싸라누락 씨리꾼 교수, 춥브라파완 짠펜 의사, 삔쁘라팁 르엉싹 외의 연구진들이 한 ‘태국 북스타트 운동에 관한 효과성 연구’에 따르면, 태국 모든 지역 내에서 북스타트 운동 참여 전보다 참여 후에 부모 및 양육자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됐다고 한다.

쑤타팁 부대표는 “북스타트 운동 참여 후 부모나 양육자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자녀 양육 활동에 명백한 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북스타트 운동 이후 아이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쑤타팁 부대표는 “아이들의 81.48%가 책 읽어주는 것에 끝까지 귀 기울였고, 70.37%가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으며, 85.18%가 만족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쑤타팁 부대표는 “ThaiBBy는 여러 기관 및 단체들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북스타트 운동을 15년째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북스타트 운동이 유아기 아이들에게 진정한 효과가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콜롬비아의 북스타트 운동의 발제는 ‘조용한 혁명’이었다. 디아나 카롤리나 레이 퀸테로 푼다렉투라 전무이사는 “50년 이상 콜롬비아는 내전에 시달렸고, 아이들은 전쟁에 노출됐던 상황이었다. 지역 공동체에 책을 보급하려 하자 책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며, 여자는 생각할 필요 없으니 가져가라라는 말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디아나 카롤리나 레이 퀸테로 전무이사는 “우리는 전략적 접근방식을 통해 아이들이 일찍부터 독서를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가족과 집에서 책 읽기, 가족과 공공 도서관에서 책 읽기, 가족과 학교에서 책 읽기, 아기도 책을 읽을 수 있어요 등이다.

그러면서 디아나 전무이사는 “언론사까지 북스타트 운동에 참여했다. 공익광고에, 책이라는 건 사회 특권층만 누리는 것이 아닌 일상에 녹아 있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북스타트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건지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를 일깨우고, 세대 간 소통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디아나 전무이사는 “유아기 때부터 독서를 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문화적 권리이며, 아이들과 가족들의 상징적 세계를 넓히는 주요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 "한국 북스타트 목표는 사회적 육아 지원과 기회의 편차·불평등 해소"

안 상임이사는 태어나는 모든 아기들에게 북스타트 책 꾸러미를 전달함으로써 아기들이 성장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의 사회적 평등이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안찬수 상임이사는 태어나는 모든 아기들에게 북스타트 책 꾸러미를 전달함으로써 아기들이 성장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의 사회적 평등이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의 북스타트 운동은 태국과 마찬가지로 2003년에 도입됐다. 현재 한국의 북스타트 운동은 시민단체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북스타트코리아를 중심으로 민간 주도로 전개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민관협력’을 하고 있다.

한국 북스타트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적 육아 지원과 기회의 편차 및 불평등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7년 4월부터 ‘독서문화진흥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국민의 지적 능력을 향상하고 건전한 정서를 함양하며 평생 교육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균등한 독서 활동 기회를 보장하며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년마다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국가적 단위에서 독서진흥을 체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스타트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를 시행 기간으로 하는 ‘제1차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에서 생애주기별 독서진흥을 위한 중요한 사업이 됐다. 이후 정부는 북스타트 사업을 위한 보조금을 집행해오고 있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는 “북스타트는 전국 228개 가운데, 141개 지방자치단체(61%)에서 시행 중이다. 이는 지난 십여 년 동안 북스타트가 전국적으로 꾸준히 단계적으로 확대돼왔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북스타트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안 상임이사는 “태어나는 모든 아기들에게 북스타트 책 꾸러미를 전달함으로써 아기들이 성장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의 사회적 평등이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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