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유치원 3법 반대 누가 했는지 반드시 기억해야”
박용진 “유치원 3법 반대 누가 했는지 반드시 기억해야”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8.12.2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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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처리 무산… 정치하는엄마들, '시일야방성대노'로 자유한국당 규탄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이 발의한 유치원3법의 본회의 통과 무산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을 질타했다.자료사진 ⓒ베이비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이 발의한 유치원3법의 본회의 통과 무산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을 질타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우리는 누가 유치원 3법의 통과를 반대했고, 누가 이 법안이 담고 있는 상식의 사회화를 두려워했는지 반드시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입니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이른바 '유치원 3법'(박용진 3법)의 연내 통과가 끝내 무산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구을)은 28일 자신이 발의한 유치원 3법의 연내 통과 무산과 관련해 이같이 말하며, 자유한국당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일부 수정을 거친 유치원 3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법안을 상임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면, 일정 기간 후 본회의에 자동상정돼 표결 처리한다. 최장 330일의 시간이 걸린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법안심사 발목잡기, 정쟁으로 시간 끌기 등 한유총의 이해와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는 '침대축구' 지연전술로 국회의 정상적인 논의를 사실상 가로막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심지어 자신들이 낸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현상유지, 법안의 자동폐기를 원하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사실상 유치원 3법의 저지가 목표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패스트트랙은 자유한국당의 반민주적 국회 발목잡기가 불러온 자업자득”이라며, “물론 유치원 3법 원안의 통과가 아닌 수정안의 패스트트랙 처리라서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지만 부족하나마 수정안의 상임위 처리가 지지부진한 교착상태에서 유아교육 현장의 혼란을 지속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제 우리 모두가 깨달은 것은 이렇게 상식적인 법안도, 저렇게 작은 기득권 하나 건드리는 일에도, 강력하게 반발하는 기득권 연합의 무서운 힘”이라며, “이제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법안 처리의 시간을 줄여 하루빨리 유치원 정상화와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제47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자유한국당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쏟아졌다. 이해찬 당대표를 비롯 홍영표·박주민·남인순·박광온·김해영·이수진 최고위원이 입을 모아 유치원 3법의 연내 처리 무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특히, 이해찬 당대표는 “학부모님들이 매우 서운하실 텐데, 유치원 3법을 가능한 한 패스트트랙을 신속하게 앞당겨 처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봄에 어린이집에서 큰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당정 간 협의를 긴밀히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정치하는엄마들 "국회를 보며 좌절만 할 것인가"

아울러 유치원 3법 통과를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왔던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도 28일 ‘정치하는엄마들, 시일야방성대노’라는 제목의 논평를 내고 자유한국당을 질타했다.

‘시일야방성대노’는 1905년 11월 20일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비판해 장지연이 황성신문에 실은 논설 ‘시일야방성대곡’을 모티브 삼아 작성된 것이다. 이 논평은 정치하는엄마들 진유경 활동가가 작성했다. 아래는 원문이다.

시일야방성대노(是日也放聲大怒)

지난날 비리유치원 명단이 명명백백 드러나고
이익추구를 위한 사립유치원들의 한심한 작태가 만천하에 드러나자,
우둔한 우리 부모 된 자들은 서로 논하여 말하기를

"정치인들은 평소 이 나라 동량이 될 아이들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고 주장해왔던 자들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출산주도성장’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저출생을 걱정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표방해왔으니,
분명 이 나라 아이들이 다니는 ‘첫 학교’의 투명한 운영을 약속할 법안을 통과시키리라”하여,
서울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부모들 모두가 환영함을 감추지 못했는데,

천하의 일 가운데 예측하기 어려운 것 많도다.
천만 꿈에도 생각지 못하게 유치원3법이 어찌하여 좌초되었는가?
국정감사 이후 전 국민이 사립유치원에 만연한 비리 행태를 알게 되었고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과 회계 투명성 강화에 이견이 없는데,
왜 국회의원들에게 유치원 3법을 구걸해야 하는가?

학부모들이 어렵게 벌어서 낸 유치원비가
입법로비 자금이 되어 내 아이를 괴롭히게 되었으니,
이를 접하는 부모들 심정은 참담하기 짝이 없었도다.
말로는 저출생을 걱정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면서,
뒤로는 이익집단과 야합하는 자유한국당의 본래 뜻은 어디에 있을꼬.

그렇다고는 하지만,
우리 부모들은 한 가닥 희망을 갖고 국회의원들에게 법통과를 요구해왔다.
그 법이 통과되어야 마땅함은 자유한국당 스스로 잘 알고 있었을 바라.

허나 아아,
그 개돼지보다 못한 소위 교육위원회의 국회의원들은
영리를 추구하고 한갓 이익단체의 로비에 겁을 먹어 머뭇대거나 떨며
아이들의 미래를 파는 적이 됨을 달갑게 여겨,
아이들이 처음으로 세상을 배우는 ‘처음학교’를 업자들에게 들어다 바치고,
50만 아이들을 볼모가 되게 하였으니.
그들 개돼지보다 못한 국회 교육위 의원이라는 자들은 깊게 문책할 것도 없거니와,
명색이 야당 당대표라는 자는 엄마라면서도
그냥 "부(否, 반대)"자 하나 써 책임을 피하고
명예를 얻을 바탕으로 삼을 생각이었는가?

아이행복카드를 자르며 통곡하지도 못하고,
그따위 비리유치원 안 다니고 가정보육 한다며 육(아)휴(직)을 던지지도 못하고
세상에 다시 섰으니, 무슨 면목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다시 마주할 것인가?

아아, 화난다. 아아, 열 받는다.
이 땅에서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여,
민의를 대변하지 못 하는 국회를 보며 좌절만 할 것인가.
분노하자! 행동하자! 부모들이여! 엄마들이여!

민중당에서도 28일 ‘유치원 3법 가로막은 파렴치한 자유한국당 규탄한다!’라는 논평을 냈다.

민중당은 논평에서 “이번 유치원 3법 처리과정의 최후승자는 ‘한유총’이라고 하는 웃지 못할 풍자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립유치원 비리 실태를 보며 유아교육계의 적폐 또한 청산돼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높았으나 자유한국당은 끝내 이를 외면하고 ‘한유총’과 같은 목소리로 화답했다”며 “파렴치한 자유한국당의 앞날엔 국민의 심판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참여연대 복지노동팀 김남희 팀장 역시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자유한국당이 끝까지 유치원 3법 통과에 협조 안 해준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번 패스트트랙이 빠른 절차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국민들을 위해 유치원 3법 통과를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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