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수면바지에 집착하는 아이, 왜 이럴까요?
엄마 수면바지에 집착하는 아이, 왜 이럴까요?
  • 칼럼니스트 윤나라
  • 승인 2019.02.15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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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심리백과] 따뜻함 주는 대상에 엄마 투영하는 아이 행동 '창조적'

Q. 우리 아이는 제 수면바지를 좋아합니다. 제가 일하러 나갔을 때 엄마 생각이 났는지 침실에서 제 수면바지를 붙들고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잘 때마다 제 수면바지를 찾습니다. 지금이야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어린이집에라도 가게 되면 아이가 힘들어할까봐 걱정이 되네요. 아이가 좋아하는 담요라도 만들어줘야 할까요?

애착인형, 애착담요, 애착 수면바지까지 '중간대상'은 유아의 창조력을 발휘하는 멋진 존재입니다. ⓒ베이비뉴스
애착 인형, 애착 담요, 애착 수면바지까지 '중간대상'은 유아의 창조력을 발휘하는 멋진 존재입니다. ⓒ베이비뉴스

A. 요즘은 '애착인형'이라는 이름으로 보드랍고 폭신한 질감의 인형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애착을 갖는 인형이나 담요, 위에서 말씀하신 수면바지를 심리학에서는 ‘중간대상’이라고 부릅니다. 

중간대상이라는 것은 어린 아이가 엄마와의 애착관계를 상징화하는, 위에서처럼 엄마와의 분리 상황이라든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드라운 촉감에서 위안을 얻고 그것을 중간 매개체로 사용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중간대상은 애착을 위로하기 위해 사용하고요. 서양에서는 아기 때부터 아이들이 혼자 자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잘 때 중간대상을 많이 이용하고, 이것을 장려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자는 경우가 더 보편적이기 때문에 중간대상이 없는 아이들도 많이 있지만, 이것은 사실 유아의 창조력을 발휘하는 멋진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애착이론을 발달시킨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보울비(Bowlby)는 아기 원숭이를 데리고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바로 철사로 만든 원숭이와 헝겊으로 만든 원숭이를 나란히 만들어 놓고, 아기 원숭이가 낯선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하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젖병은 철사 원숭이에 달아 놓았습니다. 이 실험이 발표되기 이전에는 애착이라는 것이 수유에 의해 이뤄진다는 이론이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기 원숭이는 헝겊 원숭이에게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배가 고플 때만 잠깐 철사 원숭이에게 가서 우유만 먹고는 다시 헝겊 원숭이에게 붙어 있었지요. 이것이 접촉위안을 증명하는 실험입니다. 애착이라는 것이 단지 모유수유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스킨십과 따스한 촉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지요.

아이는 중간대상을 통해 위안을 얻고, 다시 그 위안으로부터 주변을 탐색할 힘을 얻습니다. 아이들은 담요를 안고, 빨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따뜻함을 주는 대상에 엄마를 투영하는 셈입니다. 지금은 아이가 어리니 원하는 수면바지나 담요를 주는 것이 좋겠고요, 어린이집에 갈 때 필요하다면 함께 보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중간대상을 소재로 한 동화 「내사랑 뿌뿌」(케빈 행크스 글·그림, 비룡소, 1996)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담요를 '뿌뿌'라고 부르며 소중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족집게 아주머니'는 다 큰 아이가 담요를 들고 다닌다며, 주인공의 엄마에게 "식초를 담요에 묻히면 냄새가 나서 싫어할 거다"라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해 뿌뿌를 떼어내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땅에 묻고, 비비고, 냄새도 제거하며 계속해서 소중한 '뿌뿌'를 지킵니다. 결국 엄마는 '뿌뿌'를 작게 잘라서 손수건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주인공도 '뿌뿌'를 항상 들고 다닐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결말이었죠.

저는 이 책을 읽고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만약에 우리 아이가 커서도 담요를 찾는다면 이런 방법이 있겠구나' 하고 말이죠. 역시 엄마는 위대합니다!

*칼럼니스트 윤나라는 두 딸을 키우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워킹맘입니다. 사랑 넘치는 육아로 슈퍼맘, 슈퍼대디가 되고 싶지만 마음같지 않을 때가 많은 부모님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하고자 합니다.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교육현장개발부 선임연구원이자 국제공인행동분석가(BCBA)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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