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지난 25일 국회 앞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 총궐기대회에 현직 교사를 동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동원을 지시한 측은 집회 참석자의 복장과 이용차량까지 지시하는 꼼꼼한 모습을 보였다.
26일 베이비뉴스는 수도권에 위치한 한 유치원의 교직원 단체 대화방 화면을 입수했다. 집회 이틀 전인 23일 토요일 밤 원감 A 씨는 교사들에게 “월요일에 국회 앞에서 집회가 있다”며 “원장님과 함께 가라”고 공지했다.
이후 원감은 공지로 보이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시지는 “일반참가자 : 검은색 계통의 수수한 옷”, “화려한 액세서리 착용 금지”라며 집회 참가자의 차림새를 명시했다. 또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을 유도하면서도 “외제차를 자제”하라고 안내했다.
원감 A씨는 “유치원 안 와도 되니 국회 앞으로 시간 맞춰 가라”며 “끝나면 원장님 차 타고 유치원으로 오면 된다”고 덧붙였다.
◇ 한유총 “교사 동원 없었다… 만약 있었다면 원장 개인의 일탈”
해당 내용을 제보한 교사 김영진(가명) 씨는 “교사의 의견은 물어보지 않고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근무한 유치원에서 “원장 포함 네 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집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참석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집회에 가야지 눈치를 안 볼 수 있고, 안 잘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재취업 시에도) 원장끼리는 연결이 돼 있어서 이력서를 내면 어떤 사람인지 서로 알려준다”며, “함부로 집회에 안 갈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한편 한유총이 집회 현장에서 참석자들의 언론 접촉을 막았다는 언급도 나왔다. 김 씨는 “현장에서 기자가 참석자들에게 다가오면 남자 원장들이 ‘당장 가라’, ‘언론에서는 악마의 편집을 한다’며 말을 걸지 못하게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유총은 “인력 동원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집회 참석자를 늘리기 위해 교사의 참석을 강제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교사 동원은 없었다”며 “만약 있었다면 의욕이 강한 원장 개인의 일탈”이라고 거리를 뒀다. 이어 “집회 참여 지시를 강요한 유치원이 있다면 잘못됐다는 것이 한유총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유총은 25일 집회에 3만 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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