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아기를 키우는 엄마, 복 받았을까요?
순한 아기를 키우는 엄마, 복 받았을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03.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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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아이가 엄마를 덜 찾을수록 더 돌봐주세요

Q. 저는 6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기가 순해서 잘 울지도 않고 보채는 일도 거의 없어서 돌보기는 정말 편한데 그냥 이렇게 내버려 두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주변에서는 복 받았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요? 

A. 아기가 태어나 1년 동안은 부모와 애착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애착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고, 학계의 꾸준한 연구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발달 심리학에서 애착이란 '부모나 특별한 사회적 인물과 형성하는 친밀한 정서적 유대라고 했습니다. 보울비, 해리 할로우, 아인스워스는 애착의 형태를 유형별로 구별했고, 초기 애착 형성은 이후 심리적 적응과 관련이 있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영유아기 애착의 질은 초등학교 학업 성적과 상관이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근래에 흔히 사용하는 '애착'이라는 말을 사전에서는 '몹시 사랑하거나 끌리어서 떨어지지 아니함 또는 그런 마음'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사랑해야 애착이 형성된다는 단순하지만, 단순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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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는 어떻게 엄마를 사랑할까요?

애착이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생후 6개월인 아기는 어떻게 엄마를 사랑하게 되는 걸까요? 엄마의 돌봄을 받는 아기는 신체적,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그 느낌은 정서에 저장되고 무의식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이것이 아기가 경험하는 사랑의 시작입니다.

엄마의 돌봄을 유발하는 아기의 행동은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배고픔과 배설, 수면처럼 본능적인 욕구에 대한 것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것은 아기에게는 생존과 연결돼있으며, 적절하게 충족이 되지 않으면 이후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아기는 자신을 돌보는 엄마의 정서를 느끼며 다시 되돌려줄 수 있는 능력을 성취해가게 되는데 그중 일부가 사랑하는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아기는 엄마를 사랑하는 방법을 엄마에게 받는 사랑을 통해 알아가게 됩니다. 

◇ 아기가 울지 않으면 덜 돌봐도 괜찮다?

잘 울고 까다로워 섬세한 돌봄이 필요한 아기는 엄마를 힘들게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아이에게 욕구나 감정이 풍부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환경에 순응적인 아기는 엄마의 손길을 덜 받게 되는데 “혼자서도 잘 노니까 요구하는 것이 별로 없어서” 라는 자연스러운 설명에 누구라도 수긍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순한 아기일수록 부모가 더욱 자주 접촉하고 자극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까다로운 아기는 엄마와 함께하는 상황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순한 아기는 자칫 접촉과 자극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엄마를 덜 찾을수록 더 돌봐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지요.

◇ 그렇다면 순한 아기에게는 어떤 돌봄이 필요할까요?

기질을 타고난다는 것은 이전에 부모의 정서적 배경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표현으로 세대 간의 '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기의 정서는 자신을 배경으로 한다'는 앎이 아기를 이해하는데 모범 답안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현재 아기의 정서를 잘 가꾼다는 것은 다음 세대를 예측하게 하는 예상 문제지를 미리 풀어보는 것과 유사하다 하겠습니다.

순한 아기에게서는 정서의 역동감이 미약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아기의 감정이 얇거나 단순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양육자인 엄마의 에너지를 역동적으로 파장시켜 아기를 자극하고 촉진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정은 파장입니다. 엄마의 다양한 감정과 느낌의 전달이 순한 아기의 돌봄에 대한 중요한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안정적이고 편안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멈춤과 흐름'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외부 자극이 없는 상태는 정서를 멈추게 할 수 있고, 자극은 정서를 흐르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편안함을 느끼시나요? 가능하면 자극 안에서 안정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감정을 느끼고 열린 사고를 하며 상황을 인식하는 것은 깨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깨어있다는 것은 준비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엄마의 준비란 아이를 돌보고 사랑하는 정서의 준비라 하겠습니다. 엄마의 정서는 아이에게로 닿고 아기가 경험한 정서는 다시 엄마에게 돌아오는 한 획으로 그린 그림이며, 저는 이 그림의 제목을 '애착'이라 하겠습니다.

◇ 이렇게 해보세요

▲ 반응을 적극적으로 해보세요 

아기가 웃을 때 “우리 **(아기 이름)이가 웃네”라고 하면서 엄마도 함께 즐겁게 웃어줍니다.

▲ 접촉과 신체 마사지를 자주 해주세요

우유를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는 상황 외에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가져보세요.

▲ 아이의 이름을 자주 불러보세요

▲ '멈춤과 흐름'을 반복합시다

눈 맞춤을 할 때는 '멈춤'으로 충분히 하고 감정을 느끼며 정서를 교류하는 '흐름'은 지속적으로 유지합니다. 아기에 대한 엄마의 감정이 아기에게 전달되는 점을 주의하면서 정서를 나누면 되겠습니다. 

엄마라는 심리적인 그릇 안에 담기는 아기가 안정적으로 잘 성장하려면 엄마의 그릇은 아기에게 안전한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엄마가 자신의 그릇을 관리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노력을 한다면 아기에게 제공되는 환경은 자극과 촉진, 사랑, 온정어린 돌봄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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