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표현하는 법, 아이에게 부모님이 알려주세요
감정 표현하는 법, 아이에게 부모님이 알려주세요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19.05.22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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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없어요

아이에게 무엇을 물어봤을 때 돌아오는 대답이 “몰라요”, “그냥”, “그럭저럭”이라면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속상하다.

아이 기질의 영향도 있겠지만, 아이가 자기감정에 자신감을 갖고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할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때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고 아이에게 반응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두려워진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무조건 억제해 주눅이 들거나 아예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수동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모르다 보니 타인의 감정도 이해하지 못해 대인관계의 어려움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처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부모가 옆에서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기쁨, 슬픔, 답답함, 화남 등의 다양한 감정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그 감정들을 본능적으로 느끼지만, 이를 표현하는 말은 이후에 발달한다는 것이다.

감정 표현도 배워야 안답니다. ⓒ베이비뉴스
감정 표현도 배워야 안답니다. ⓒ베이비뉴스

그러다 보니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무엇이라고 이름을 붙여줘야 할지 모르고 부모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이때 많은 부모들은 울지 말라고 하고, 짜증 내지 말라고만 한다.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럴 때는 먼저 아이의 표정, 태도 등에 숨은 마음을 들여다보고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 아이에게 직접 기분을 물어 확인한다. 만약 아이가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면 상황이 허락하는 한 대신 말해주지 않고,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다. 그리고 아이가 한 말을 되물어 준다. “몰라”라고 말한다면 “몰랐구나, 어떤 것을 몰랐다는 거야?”라고 함께 생각하면서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다가간다.

이후에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말로 설명할 수 있도록 “속상해”, “화가 나”, “짜증 나”, “울고 싶어”, “즐거워” 등의 감정을 부모가 표현하며 알려준다.

더불어 부모의 생각을 덧붙여 말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집안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제때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가 보채고 울고 있다면 “울지 마”가 아닌 “기다리기 힘들어” 혹은 “기다리기 힘들었지? 엄마가 이거를 지금 해야 해서 끝나고 해 줄게”라고 지금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없는 이유를 함께 설명해 준다.

아이가 감정을 느끼는 순간에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너무 좋구나”라고 적합한 어휘를 사용해 상황을 설명하면서 감정을 표현해줄 수도 있다. 아이는 이 과정을 통해 부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당시 상황에 대한 기분에 공감하고, 그 감정을 표현할 줄 알며, 같은 상황에서도 생각과 느낌이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아간다.

주의할 점은 아이의 표현에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뭐가 그렇게 어려워서 말을 못 하니?”라고 부모가 먼저 부정적 판단을 하면 아이는 상대방의 평가에 민감해져 자신의 진짜 욕구를 참고 감정을 억누르게 된다. 결국 자기를 숨겨 상대방에게 공감을 바라지도 않게 되고 사람들과 공유할 줄도, 소통할 줄도 모르게 되어 버린다.

아이가 말하지 않으려 할 때 계속 알려고 재촉하거나 강요해서도 안 된다. 기질에 따른 반응 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 나름대로 자기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잘 다스리는 아이는 자신을 이해하고 돌보는 것뿐 아니라 어떤 도전 속에서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가진다. 따라서 아이의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려 하기보다 아이가 보여주는 방식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감정을 읽어주며 적절하게 감정을 표현해준다면 아이도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나갈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 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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