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원하는 장난감, 장난감 가게에 없을 수 있어요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 장난감 가게에 없을 수 있어요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9.06.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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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값어치' 하는 장난감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와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중국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 '선전'입니다. 사람들의 사고방식, 자녀 교육관, 물가가 한국과 비슷했고요. 대부분 한 자녀 가정인 데다가 부모들의 경제력도 좋아져 우리나라만큼 아이를 귀하게 키우더군요.

한국만큼 육아에 많은 돈을 들인다는 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강의한 내용은 '공부를 통한 의사소통과 기업 리더십'이었는데요, 강의 특성상 강연장에 모인 분들이 부모의 입장으로 강연을 들었고, 기업인 대상 강연이었음에도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 아이들은 스토리를 만들고 탐구할 기회를 주는 장난감을 좋아합니다 

날이면 날마다 다양한 육아 관련 용품이 시장에 쏟아집니다. 대부분 고품질이고, 좋은 연구를 기반으로 만든 제품이라 눈이 안 가는 제품이 없습니다. 장난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장난감은 학습효과까지 겸하고요, 크기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제품이니 몸에 해로운 소재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아이디어 비용, 연구비, 마케팅비 등이 겹쳐 장난감값은 자연히 비싸집니다. 제가 예전에 아이를 키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가격입니다. 

요즘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것은 할 수 있는 한 다 해주고 싶어합니다. 특히 학습 원리가 작용되는 장난감을 아이 품에 안기며 조기학습 효과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부모들의 요구, 장난감 회사의 연구와 개발, 마케팅 사이에서 정작 장난감을 사용하는 아이들의 요구는 배제됩니다. 아이는 어른이 선물하는 장난감을 사용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그 좋아함이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우선 새로운 것을 좋아합니다. 호기심이 많을 때이니 무언가를 보는 순간 만지고 싶고, 가지고 놀아보고 싶습니다. 이 과정은 사실 '놀기'가 아닌 '분석'의 과정이라 보는 것이 맞습니다. 어느정도 가지고 놀다 보면, 즉 '분석'이 끝나면 아이들은 금방 흥미를 잃고 맙니다. 

아이들이 오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혼자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난감입니다. 마치 우리가 어릴 때 소꿉장난을 하거나 전쟁놀이를 했던 것처럼요. 조작하는 놀잇감에 스토리가 빠지면 아이들은 흥미를 잃습니다. 반대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장난감이라면 그 장난감이 별것 아니더라도 깊이 빠져 놀기 시작합니다. 

캐릭터 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그 '스토리' 때문일 것입니다. 연속 상영되는 만화영화는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스토리에 아이들이 덧붙일 수 있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장난감 가게에는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장난감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어쩌면, 장난감 가게에는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장난감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이런 측면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장난감은 정말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요즘 좋다는 장난감의 원리, 아이들의 눈으론 찾기 어렵습니다. 어린 시절 에디슨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연입니다.

'하늘은 왜 파랄까요?'

'구름은 왜 떠 갈까요?'

'바람은 왜 불까요?'

'불꽃은 왜 타오를까요?'

'달걀을 엄마 닭처럼 품으면 새끼가 나올까요?'

호기심을 충분히 가지고 깊이 있게 관찰해야 할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이런 질문에 답을 찾으려면 사전을 찾아보거나, 다른 것들과 연결해 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에디슨의 어머니 낸시 여사는 에디슨의 궁금증에 놀라워하며 함께 공부하자고 했습니다.

자연은 아이에게 좋은 교과서입니다. 교과서엔 알고자 하는 모든 내용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교과서로 공부하려면 우선 교과서를 공부할 수 있는 많은 자료가 필요합니다. 그 자료를 통해 아이는 공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장난감은 가지고 놀 수는 있지만 원리를 파악하긴 어렵습니다. 원리를 찾고 탐구하도록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원리를 토대로 어른들이 탐구해 만든 교구이기 때문에 아이가 이 장난감을 통해 다른 책을 찾아보며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장난감은 부모와 이야기 할 필요 없이 사용법을 알면 바로 혼자 놉니다. 부모들에게는 매우 편안한 시간을 제공합니다. 물론 비싼 장난감이 가치있는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짜 가치있는 교육은 돈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공부를 위해 질문하고, 책을 찾아가는 과정을 포함해야 비로소 진정 가치있는 교육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디슨이 그러했듯이, 유아 때 공부란 무엇인지, 공부하는 방법이 어떤 것인지 천천히 몸으로 배우는 것이 가장 값어치 있는 것입니다. 하나를 가지고 오랫동안 관찰하고, 탐구하고, 찾아보고 또 연결되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고, 만들다 보면 그 과정이 꽤 길어집니다.

이런 교육이 값어치 하는 교육, 가치 있는 교육이 아닐까요. 원리를 배울 수 있는 대화, 공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탐구가 유아기 때 꼭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비싼 것과 가치 있는 것 중 '진짜'를 선택할 줄 아는 부모의 현명함이 필요한 때입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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