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다스리는 4단계 대화법은?
화를 다스리는 4단계 대화법은?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19.07.10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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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아이에게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세로 다가가기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감정은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슬퍼하고, 화가 났을 때 화를 내면서 충분히 느끼면 된다. 문제는 그 감정에 지나치게 휩싸이고 압도되면 독이 된다.

특히 부모가 감정 조절을 못하고 욱하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지키기 위해 부모와 대립하게 되고 감정 조절마저 미숙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슬기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 해답은 미국의 심리학자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라는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갈등을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4단계 대화법을 제안하고 있다. 4단계 대화법은 ‘관찰’, ‘느낌’, ‘욕구’, ‘부탁’으로 이어지는 대화 구조를 말한다.

부모는 마음 속의 느낌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베이비뉴스
부모는 마음 속의 느낌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베이비뉴스

1단계는 관찰이다. 이 단계에서는 아이의 행동에 대해 미리 판단을 내리지 않고 관찰한 바를 명확하게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아이의 행동에 미리 판단하고 평가를 하게 되면 아이는 부모로부터 비난 또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따라서 부모가 감정을 개입하지 않고 관찰한 사실을 그대로 전달해야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이가 동생과 과격하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너 정말 폭력적이구나”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내린 평가다. 관찰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기반으로 “지금 동생을 괴롭히고 있구나”라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아이에 대한 어떤 평가나 판단을 하지 않고 관찰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렵게 때문에 부모가 관찰한 것을 그대로 표현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거울처럼 볼 수 있게 된다.

2단계는 느낌이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에 대해 말하는 단계다. 동생을 괴롭히는 아이의 모습을 봤을 때 일차적으로 드는 감정은 동생이 걱정되는 마음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동생을 왜 괴롭혀? 그러면 못써!”라고 격한 분노로 돌변해 호통을 치게 된다.

이때 부모는 분노를 걷어내고 아이에게 일차 감정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네가 동생을 괴롭히는 것을 보니 동생이 다치진 않을까 걱정되고 불안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부모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지 않으면 아이는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하고 불안해진다. 감정을 모르기 때문에 마음을 나누기도 힘들다.

따라서 3단계는 자신이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욕구를 표현하는 과정이다. 예컨대 “왜냐하면 엄마는 너희들이 서로 다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단다. 그런데 지금처럼 과격하게 놀면 엄마는 걱정이 많이 돼”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아이가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싶도록 부모의 긍정적인 욕구를 표현한다.

4단계는 자신이 아이에게 해주길 바라는 것을 표현하는 부탁 단계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너무 과격하지 않게 서로 다치지 않도록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겠니?”라고 표현할 수 있다. 부탁을 할 때는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인 말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의 4단계 대화법을 정리하면 먼저 판단과 평가가 배제된 있는 그대로의 관찰한 사실을 말한 후, 그 자극에 대한 자신의 정서적 느낌을 표현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표현한 후, 지금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를 부탁한다. 이를 문장 형태로 정리하면 “내가 ~을 보았을 때, 나는~라고 느껴. 왜냐하면, 나는 ~가 중요하기 때문에 ~해줄 수 있겠니?”로 표현할 수 있겠다.

부모는 아이에게 욱한 날이면 잠든 아이를 보고 매번 생각한다. 자신의 감정을 다 쏟아냈던 대상이 아이였던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그날의 순간을 후회한다. 때론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하고 후회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문제 해결에 앞서 신중한 솔직함으로 아이와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세로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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