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한 약속은 '찰떡같이' 지키세요
아이와 한 약속은 '찰떡같이' 지키세요
  • 칼럼니스트 이연주
  • 승인 2019.08.0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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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는 행복한 몰입육아] 말을 잘 듣는 아이 컨트롤이 잘 되는 아이 1편

나와 아이들을 직접 보는 사람들이 나에게 가장 빈번하게 하는 질문이다.

"아이가 엄마 말을 어쩜 그렇게 잘 들어요?"

둘째가 두 돌 정도가 되어서 자유롭게 걸어다니게 되었을 때부터, 아이 둘을 데리고 외출을 하고, 카페가서 커피를 마시고, 치킨 집이나 밥집에 가서 식사를 하는 것이 나에게는 어렵지 않았다. 아니 그건 어려운 게 아니라 매우 즐거운 외출이었다. 아이와 먹고 수다 떨고, 추억을 쌓는 일이었다. 아이들 컨트롤이 잘 되니까

​둘째가 세 살일 때에는 집안에 자주 가는 단골 치킨집이 있어서 남편 없이 우리 셋이 종종 갔었다. 우리를 보고 당연히 포장을 해서 집으로 갈 줄 알았던 치킨 집 사장님은 우리를 처음 만난 날 "여기서 먹고 간다고요? 포장 아니고?"라고 세 번이나 확인에 확인을 거듭했다. 앉아서 얌전히 그리고 즐겁게 수다 떨며 먹는 우리를 보면서 사이다도 선물로 주시고, 안주 과자도 덤으로 주셔서 아이들은 그 치킨 집을 좋아했다.

하지만 사장님이 주신 사이다를 자꾸 마시려는 아이에게 "사이다는 딱 한 모금만, 너희는 아직 어리니까 몸에 해로운 음료는 딱 한모금만"이라고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아쉬운 얼굴을 하긴 하지만 정말 딱 한모금만 마시고 더이상 달라고 하지 않는다. 사장님이 신기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너네는 엄마 말 정말 잘 듣는구나. 어머나. 착하다 착해."

그리고 또 질문을 하신다.

"아니 애들이 말을 왜 이렇게 잘 들어요? 신기하네."

​우리를 잘 아는 유치원 친구 엄마들도 하나같이 말한다.

"지성, 채윤이는 말을 진짜 잘 듣네요. 집에 가자고 하면 가고, 오늘은 10분만 놀자 하면 10분만 놀고, 엄마가 잠깐 와보라고 하면 진짜 오고."

이렇게 유치원에서 신나게 놀다가도 "지성, 채윤, 이제 10분 뒤에 가자. 우리 실컷 놀았네."라고 하면 아이들은 정말 놀던 것을 손에 놓고 나에게 온다. 나도 가끔은 내 말을 너무 잘 들어주는 아이들이 신기할 정도이다. 그 비결을 하나 이야기하자면, 그건 아이들이 하는 놀이를 보고 그 놀이를 끝내고 집에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엄마가 하던 일을 마무리 짓고서는 갑자기 "야! 10분 되었으니 지금 가자!"라고 말하지 않고, "채윤아, 지금 (모래놀이) 냄비에 하고 있는 음식 다 만들고 나면 우리 집에 가자.", "지성아, 미끄럼틀 지금 타고 있는 거 두 번만 더 타고 우리 집에 가자."라고 아이가 하는 놀이를 충분히 마무리 짓고 갈 수 있게 말한다.

시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딱 "10분 됐다. 가자!" 하면 아이들은 반항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제 한창 놀고 있는데, 가버리자고 하면 그것만큼 엄마가 야속한 순간이 있을까. 많은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엄마에게 이끌려 집에 가는 이유다.

이렇게 하던 놀이를 일단락 한 다음 가자고 한다. ⓒ이연주

그리고 더 근본적인 비결은, 지성이가 말을 알아듣는 돌쟁이였을 때부터 나는 '지성이와의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는 점이다.

목마르다고 하는데 물이 없으면 "집에 가서 엄마가 제일 먼저 물 줄게"라고 말하고 실제로 집에 가자마자 물을 가지고 와서 아이에게 주었고, 졸린데도 계속 좋아하는 놀이를 하자고 하면 "내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 놀이 하자. 어때?"라고 말하고 정말 다음 날 일어나면 제일 먼저 어제 자기 전에 하던 놀이를 실~컷 하였다.

아침에 준비하느라 바쁜데 '종이 접기 이거 알려주세요.'라고 이야기하면 "지성아, 그거 엄마 회사 다녀와서 오후에 하자."라고 말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까 종이접기 지성이가 하고 싶다는 거 뭐야?"라고 말을 꺼내서 약속을 지켰다. 사소한 약속부터 큰 약속까지 아이와 한 약속은 모두 지키려고 늘 노력했다.

​내가 너무 피곤하거나 아파서 "10분만 엄마 누워 있을게."라고 말했다면 알람을 이용해서 혹은 지성이에게 시계바늘을 알려준 뒤 10분 후에 엄마 깨우러 오라고 말해서 진짜 10분만 누워 있다가 일어났고, 닭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는데 이미 밥을 다 준비한 경우 "오늘은 엄마가 이미 저녁을 다 했어. 닭고기는 이번 주말에 사먹자."라고 말했다면 그 주 주말에 닭고기를 정말 사먹으러 갔다.

아이와 나의 말에 모두 힘과 신뢰를 주었다. ​아이가 도미노에 한창 빠져서 도미노 영상을 즐겼을 때에는 "이거 영상 딱 2개만 보는 거야."라고 말하고는 정말 칼같이 2개만 보여주었다. 더 보여달라고 해도 '2개 보기로 했잖아.'라고만 이야기 하고 더 이상 보여주지 않았다.

​아마 그렇게 아이는 내 말에 힘을 느끼기 시작했을 것이다. 엄마는 말하면 항상 지키는 사람. 엄마는 내가 무슨 말을 하면 항상 열심히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머리에 박혔을 것이다. 나의 말에도 자신의 말에도 서로가 지켜야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혔을 것이다.

​"딱 5분만 놀고 집에 가는거다!" 하고서 5분이 넘도록 집에 가지 않는 엄마가 많다. "이거 딱 한 개만 먹는 거야."라고 말하고 사탕을 한 개 더 먹도록 허락하고, "하지 말라니까 그거 위험해!"라고 말하고 자포자기한 듯 아이의 행동을 절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엄마의 말에 신뢰를 잃어가면 아이는 점점 엄마의 말을 듣지 않는다. 말이란 건 으레 행동과 다른 것이라고 인식해버리는 것이다.

아이가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아이가 컨트롤이 잘 되지 않는다면 내 말이 아이에게 신뢰를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도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와 나 사이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가장 큰 물건이 아마도 스마트폰일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실컷 카톡으로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어디 간다고 대화가 끊기면 아이한테 "이제 집에 가자!"라고 이야기를 한다든가,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하다가 결정을 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나서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어! 그거 위험해! 하지 말라니까”라고 앞뒤없이 말할 것이다.

아까는 스마트폰 보느라 아이가 똑같이 위험한 행동을 헀을 때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더니 아이의 행동을 제지한다면 아이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것이다. '아까는 했는데 왜 지금은 안 된다는 거지?' 그 기준이 “아까는 엄마가 못봤잖아”가 된다면?

엄마가 '봤다', '안 봤다'라는 매우 애매한 기준을 내밀면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규칙을 적용해야 하는지 햇갈려서 아예 규칙을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다. 아이와 있을 때에는 스마트폰을 하지 말고 아이에게 집중하자. 아이의 행동을 잘 지켜보면 아이들이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그런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을 기준으로 정하여 규칙을 세우고, 의견을 내자. 그러면 아이들은 곧 잘 나의 말을 따라줄 것이다. 컨트롤이 잘 된다는 건 부모도 아이도 모두가 편하고 행복한 일이다.

*칼럼니스트 이연주는 18개월 차이 나는 6세 아들과 4세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스마트폰 없는 똑똑한 육아」의 저자이다. 힙시트를 하고도 손에는 스마트폰, 유모차를 밀면서도 스마트폰, 놀이터에 와서도 스마트폰. 엄마들이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자 화가 난 1인. 놀이처럼 육아도 집중해야 재미가 극에 달한다는 것을 말하고픈 마음에 글솜씨 없는 사람이 육아서까지 썼다. 스마트폰 없이 아이와 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푹 빠져보라는 것! 물론 힘들지만 스마트폰으로 도피하며 하는 육아보다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아빠도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육아라는 주장도 함께 펼치는 열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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