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날 때마다 자기 뺨 때리는 여덟 살 아들
화날 때마다 자기 뺨 때리는 여덟 살 아들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09.24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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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애정은 성장의 필수 요소

Q. 여덟 살 우리 아들은 화가 나면 자기 뺨을 때려댑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우리 아들은 왜 자기 자신을 때릴까요? 어떻게 해야 그런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요?

◇ 자기 자신을 때리는 아이 행동의 의미 “나 좀 바라봐 줘!”

아이가 자기 스스로를 때린다면,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아이가 자기 스스로를 때린다면,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A. 아이들은 신체적 발달과 심리적 성장을 동시에 이룹니다. 심리적 성장이 잘 되려면 양육자의 사랑과 관심이 충족돼야 합니다. 아이들은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사랑을 얻고자 하고, 만약 그 사랑이 부족하다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사랑을 갈구합니다.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은 관심을 끄는 행동을 보이는데 이 행동은 때로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 과잉행동, 이상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공격적인 행동, 과도한 거짓말, 가해 행동, 물건을 훔치는 행위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 중 가해 행동은 보통 타인을 향합니다만 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예도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양상만 다를 뿐 본질적인 원인은 유사합니다.

타인을 가해하는 행위는 심리적인 폭력성과 공격성이 결합 돼 행동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힘과 에너지가 필요한 행위고, 그 방향은 외부로 향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자기 자신을 때리는 행동은 타인을 공격할 심리적인 힘이 없거나, 타인을 공격할 때 느끼는 죄책감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나타나기도 합니다. ‘때리는 행동’의 물리적인 경험은 감각으로 기억에 저장되어 이 행위를 다시 반복하게 만듭니다. 자신의 공격성이 자신에게 향한다면 자신을 스스로 때리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 아이가 달라지길 바란다면, 우선 '진심 어린 사랑' 주세요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행동 하나만을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행동이 어떤 패턴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아이가 보이는 특정한 행동의 원인과 이유는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고, 그 행동의 패턴을 관찰한다면 아이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 자신을 때리는 아이에게 “너 왜 그래?”라고 부모가 묻는다면 아이는 진심을 말하지 않겠지만, 부모가 “요즘 어떤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 그래서 네가 그런 행동(자신을 때리는)을 하는 것 같아”라고 반응해 준다면 아이는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자신이 부모에게 이해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가 자기 자신을 때릴 때 부모가 보이는 과잉 반응은 아이의 정서에 부정적인 자극을 줘서, 자해하는 행동에 더욱 불을 붙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무심한 듯 덤덤하게 반응해 보세요. 아이의 행동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기 자신을 때리는 행동은 관심받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합니다. 이때 부모의 과한 반응은 아이에게 부적절한 관심입니다. 평소에 아이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충분한 표현을 해준다면 아이는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며 정서적으로 안정될 것입니다.

‘부모’라는 교과서의 제1장은 ‘사랑’으로 설정하시길 바랍니다. ⓒ베이비뉴스
‘부모’라는 교과서의 제1장은 ‘사랑’으로 설정하시길 바랍니다. ⓒ베이비뉴스

정서적인 교감은 속마음에 접촉해야 더욱 풍부해집니다. 정서적인 교감은 부모-자녀 간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아이의 속마음에 접촉하려면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때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의 정서를 키우는 ‘교과서’입니다.

한편 아이가 자신을 스스로 때리는 행위는 앞서 말했듯 부정적인 에너지가 아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입니다. 신체활동은 이 부정적인 에너지를 외부로 발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흥미를 갖는 놀이를 찾아서 부모가 함께 놀아주세요. 신체 놀이는 행동과 정서의 균형을 이루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애정은 아이들의 성장에 필수 요소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의 원숭이 애착 실험에서 볼 수 있듯 사람은 따뜻한 신체적-심리적 접촉으로 사랑을 나눠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이 변하길 바란다면 우선 아이와 진심 어린 사랑을 나눠보세요. ‘부모’라는 교과서의 제1장은 ‘사랑’으로 설정하시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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